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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개각]"개혁 반발 검사 나가라"···檢불신 조국, 법무장관 지명

중앙일보 2019.08.09 10:01
조국 법부무 장관 지명자의 모습. 조 지명자는 역대 법무부 장관 중 가장 검찰을 불신하는 장관으로 꼽힌다. [뉴시스]

조국 법부무 장관 지명자의 모습. 조 지명자는 역대 법무부 장관 중 가장 검찰을 불신하는 장관으로 꼽힌다. [뉴시스]

역대 법무부 장관 중 가장 검찰을 불신하는 장관
 

검찰 개혁 반발하는 검사엔 "너 나가라 하면 된다"
조국 후보자 저서들에 나타난 법무부 장관 조국

9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국 전 민정수석에 대한 검찰의 대체적인 평가다. 검사들의 입을 빌리지 않더라도 조 후보자는 복수의 저서에서 검찰에 대한 강한 불신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검찰을 군사독재 시절 '하나회'에 비유하거나 민주사회에서 통제받지 않는 '괴물'이라 표현했다. 
 

"검찰개혁 반발하는 검사엔 '너 나가라' 하면 된다"  

조 후보자는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와의 대담집인『진보집권플랜』에서 검찰의 속성을 "보수적 세계관과 엘리트주의를 체현하고 공소권을 독점한 권력체"라 요약하며 "검사들이 검찰을 쪼갠다(검찰 개혁)고 반발하면 '너 나가라' 하면 되는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검사들 입장에서 검찰의 상급기관인 법무부 수장이 검찰을 불신하는 것 자체가 상당한 부담이다. 존재감이 부족했던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달리 조 후보자는 대통령의 최측근 장관이라 수사권 조정 문제에서 과거보다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도 높다.
 
지난달 25일 당시 조국 민정수석(오른쪽)과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청와대에서 열린 윤 총장의 임명장 수여식 전 열린 차담회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5일 당시 조국 민정수석(오른쪽)과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청와대에서 열린 윤 총장의 임명장 수여식 전 열린 차담회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조 후보자가 장관으로 올 것이란 풍문이 돌 때부터 법무부로 발령날까 겁을 낸 검사가 한둘이 아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조 후보자가 과거 복수의 저서들에서 밝힌 검찰 개혁과 검사에 대한 생각을 살펴봤다. 
 

"검찰 개혁엔 법무부 장관이 중요합니다"

조 후보자는『진보집권플랜』에서 검찰 개혁을 언급하며 법무부 장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조 후보자는 "검찰개혁과 관련해 법무부 장관이 중요한데 검사에 대한 인사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라며 "검찰 개혁을 이루려면 분명한 비전과 확고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 적어도 대통령 임기의 절반은 같이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노무현 정부 정책총서인『진보와 권력』에서 노무현 정부 시절 단기 법무부 장관(강금실·천정배)의 실패를 언급하며 법무부 장관의 임기 보장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조 후보자가 장관 임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역시 검사의 인사권과 관련돼있다. 
 
2004년 7월 29일 강금실 전 법무장관 퇴임식. 1년 4개월로 단임했던 강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 임기 보장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중앙포토]

2004년 7월 29일 강금실 전 법무장관 퇴임식. 1년 4개월로 단임했던 강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 임기 보장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중앙포토]

1년 5개월을 재임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문재인·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에서 "인사권을 행사하고 검찰총장보다 장관이 힘이 세다는 것을 보여주니 검찰이 완전히 충성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마음대로 개혁할 수 있었지요. 그런데 그때 그만두게 되었습니다"라고 회고했다. 
 
같은 책에서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역시 "나한테 다음 인사권이 없다는 것을 뻔히 아는데 누가 충성을 하겠어요"라고 했다.  
 
조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20대 대선이 본격화되기 전 최소 2년 동안 5~6번의 검찰 정기인사에서 인사권을 강력하게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인사권 놓고 충돌 가능성

검찰 내부에선 조 후보자와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사 인사를 두고 충돌할 가능성을 높게 본다.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부터 자기 휘하의 검사들은 부부장까지도 직접 고를만큼 인사권에 대한 집착이 강한 편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대강당에서 열린 2019년 하반기 검사 전입신고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대강당에서 열린 2019년 하반기 검사 전입신고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검찰 중간 간부 인사 뒤 검찰을 떠난 전직 부장검사는 "역대 중앙지검장들은 부장검사도 자기 뜻대로 몇 명 고르지 못했는데 윤 총장은 당시에도 이례적으로 대부분의 인사를 본인이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검찰 인사에선 윤 총장과 인연이 있는 검사들이 대거 약진하며 검사장급 이상 검사를 포함해 60여명의 검사가 사표를 내는 '인사 파동'이 나기도 했다. 
 
윤 총장은 검사를 판사에 준하는 '준사법기관'이라 생각해 검찰 인사 독립에 대한 소신도 강한 편이다. 
 
하지만 조 후보자는『진보집권플랜』에서 "검찰 내부에선 인사권을 법무부 장관이 아닌 검찰총장이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퍼져있는데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검찰은 사법기관이 아닌 법무부 소속 공무원이란 생각이 확고하다. 
 

검경 수사권 조정, 조국·윤석열 다른 입장  

조 후보자는 장관으로 임명되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입안했던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입법에 총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는 민정수석이던 지난 4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법안에 합의했을 당시 "이 합의안에 찬동한다, 법률은 정치의 산물이고 정치는 투쟁과 타협을 본질로 삼는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추진하던 원안에서 일부 후퇴한 측면이 있지만 양보해 받아들인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조 후보자는『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에서 검찰을 '괴물'이라 표현하며 "민주사회에서 통제받지 않는 괴물을 방치해둘 순 없다. 이 괴물의 권한을 분산시켜 힘을 줄여야 한다"고 썼다. 검찰 개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이다.
 
조 후보자와 달리 윤 총장은 조 후보자가 '타협안'이라 양보해 입안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단 공수처는 전임자인 문무일 전 검찰총장과 마찬가지로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윤 총장은 지난달 청문회에서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 법안의) 최종 결정은 국민의 몫"이라면서도 "검경의 의견이 다르면 소추권자인 검찰의 의견이 우선"이라며 검찰의 수사지휘 필요성은 끝내 놓지 않았다.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검찰에 불신을 가진 조 후보자와 달리 윤 총장은 검찰에서 가장 혜택을 많이 입은 검찰 우선주의자"라며 "두 사람의 성향을 보면 벌써부터 충돌할 그림이 그려진다"고 말했다.
 
지난 4월 29일 서울 국회 문화체육관광부 회의장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이상민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며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안 패트스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통과시키고 있다. 김경록 기자

지난 4월 29일 서울 국회 문화체육관광부 회의장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이상민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며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안 패트스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통과시키고 있다. 김경록 기자

수사개입엔 반대, 묵묵히 일한 검사 키워줘야 

조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의 수사 개입에는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진보집권플랜』에서 조 후보자는 검찰은 법무부의 외청이라면서도 "법무부 장관이 수사에 개입하는 것은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후보자가 장관을 맡는 시기는 문재인 정부의 집권 3~4년차로 각종 권력형 비리가 터져나올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이번 검찰 인사에서 현 정부 적폐를 겨눈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 검사장과 차장검사, 부장검사가 모두 승진에 실패하거나 좌천돼 옷을 벗었다"며 "수사 개입은 아닐지라도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외압행사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같은 책에서 "묵묵히 원칙에 따라 일하는 검사들의 힘을 키워줘야 한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조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한다면 재임기간 중 특수·공안통 출신 검사가 아닌 일선 형사부 검사들이 인사에서 약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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