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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주미대사 고사, 이수혁 의원 유력···오늘 6~7곳 개각

중앙일보 2019.08.09 00:26 종합 1면 지면보기
조윤제 주미대사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검토돼 온 문정인 청와대 외교안보특보가 대사직을 사양했다. 문 특보는 8일 통화에서 “곧 일흔이 된다. 한국에서 할 일도 아직 많아 가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문 특보가 주미대사를 고사한 대신 더불어민주당 이수혁 의원이 그 자리에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 의원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핵심 3인 중 한 명이었다. 독일 대사도 지내 신상 문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9일 문 대통령이 개각 명단을 발표하는 동시에 주미대사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내일 개각 때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 7명 안팎 개각 예정
문정인 “곧 일흔, 한국서 할일 많아”
방통위장 한상혁 변호사도 물망

문 특보, 이 의원과 가까운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문 특보가 오늘 청와대에 개인사정을 이유로 고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들었다. 다른 루트로 확인해 보니 이 의원이 주미대사에 내정된 상태라고 한다”고 전했다. 주미대사로 유력하게 거론돼 온 문 특보는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 참모 그룹 중에서도 고참격으로, 특유의 친화력과 탁월한 영어 실력 등이 강점으로 꼽혀 왔다. 하지만 이중국적자였던 아들이 한국 국적을 포기한 점과 거침없는 언사로 야권 비판의 표적이 되는 경우도 적잖았다. 특히 과거 한·미 동맹에 대한 부정적 언급을 여러 차례 했다.
 
유영민·피우진도 교체 유력 … 후임 최기영·박삼득 거론
 
문정인. [연합뉴스]

문정인. [연합뉴스]

지난해 5월 미국 시사지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동맹에 대해 “국제관계의 매우 비정상적인 형태”라며 “내게는 진정으로 (한·미) 동맹을 제거(really get rid of)하는 게 최상책(the best thing)”이라고 한 게 대표적이다. 문 특보는 이때 “단기, 중기적으로는 우리가 (한·미) 동맹에 의존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다자안보협력체제로 전환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이 동맹 관계에서 벗어나야만 지정학적 덫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그래야만 한국이 중국 혹은 미국 한쪽의 편만 들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문 특보가 주미대사 하마평에 오르내린다는 사실이 공식화한 후 야당의 공격 수위도 더 세졌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한·미 동맹 파괴자를 주미대사로 보낸다니 너무한 거 아닌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황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동맹은 없어져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은 사람이 과연 주미대사가 되면 무슨 일을 하겠나. 이런 사람을 주미대사로 임명하는 것, 저희는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 국민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야당의 반대가 심한 점이 부담됐느냐는 질문에 문 특보는 “그런 것은 아니다”고만 했다. 한 외교 전문가는 “미국이 웬만해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긴 어려웠을 텐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주미대사가 유력한 이 의원은 외교관 출신으로 1999년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외교통상비서관을 지냈다. 노무현 정부 때였던 2003년에는 북핵 6자회담 초대 수석 대표를 맡기도 했다. 이후 외교통상부 차관과 독일 대사, 국정원 제1차장을 지내며 노무현 정부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책사로 활동했다.
 
201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시 당 대표였던 문 대통령이 직접 영입했다. 2017년 대선 때는 외교·안보 분야의 참모로 활동했다. 2017년 6월 비례대표 순번을 이어 받아 배지를 달았지만,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 의원은 외교부에서 잔뼈가 굵어 조직 장악력이 강할 것이다. 기밀 유출 건으로 홍역을 앓은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기강을 잡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문 대통령은 9일 일부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음주로 인사가 넘어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개각 대상은 애초 6~7명에서 한두 명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박상기 법무, 이개호 농림축산식품,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교체가 확정적이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는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실상 내정된 상태고, 여가부 장관 후보자로는 홍미영 전 인천 부평구청장이 거론된다. 조현옥 전 인사수석의 발탁 가능성도 언급됐지만, 그는 중앙일보에 “전혀 아니다”는 입장을 전했다.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엔 김현수 차관의 승진 기용이 유력하다.
 
유영민 현 장관의 유임이 유력했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로 최기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급부상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전기공학 박사 출신인 최 교수는 반도체나 인공지능 분야에 정통할 뿐만 아니라 LG의 전신인 금성사에서 10년간 재직해 현장 경험을 갖춘 점이 강점이라고 한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보직 변경으로 공석인 공정거래위원회와 각각 사의를 표명한 최종구 금융위원장,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의 후임에 대한 인선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로는 조성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금융위원장 후보로는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는 그간 표완수 시사인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고령(72세)인 점 등을 고려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를 지낸 법무법인 정세의 한상혁 대표변호사가 기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장관급으로 격상된 뒤 피우진 보훈처장도 교체가 유력하다고 한다. 후보로는 박삼득 전쟁기념사업회 회장이 거론된다.
 
최민우·권호·이우림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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