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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치’ 공식 선언한 중국…미국에 '맞짱'이냐 시장 순응이냐

중앙일보 2019.08.08 17:07
중국인민은행이 8일 위안화 가치를 달러당 7.0039위안으로 고시했다. 사진은 은행 창구에서 직원이 위안화를 세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중국인민은행이 8일 위안화 가치를 달러당 7.0039위안으로 고시했다. 사진은 은행 창구에서 직원이 위안화를 세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환율 전쟁의 격화냐, 시장에의 순응이냐.
 

위안화가치 달러당 7.0039위안 고시
2008년 5월 이후 11년3개월만 최저
NYT “위안화 절하 이어진단 신호”
“시장가 반영” 선전포고 해석 경계

 중국이 공식적으로 ‘포치(破七ㆍ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 아래로 내려가는 것)’를 선언했다. 8일 중국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달러당 7.0039 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날보다 0.06% 낮췄다(환율 상승). 
 
 고시된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 아래로 내려간 건 2008년 5월15일 이후 11년3개월만에 처음이다.
 
 지난 5일 역내와 역외(홍콩) 시장에서 ‘1달러=7위안’이 깨졌다. 중국 정부가 포치를 ‘용인’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지만 공식 신호로 단정할 수는 없었다. ‘포치’를 핑계삼아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뒤에도 중국은 맞짱을 뜨기보다 숨고르기를 했다.  
 
 중국인민은행은 6~7일 위안화 가치를 달러당 7위안의 바로 턱밑까지 내려 고시하면서도 선을 넘지는 않았다. 홍콩의 위안화 유동성을 흡수(위안화 절상 유도)하기 위한 300억 위안 규모의 채권 발행 계획도 밝히며 시장을 진정시켰다.
 
 때문에 공식적인 ‘포치 시대’의 개막에 대한 해석은 엇갈린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위안화 약세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신호를 던진 것”이라며 “미국의 관세 부과 충격을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인 달러당 7.5~8위안까지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위안화 절하가) 트럼프 정부의 분노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붙은 환율 전쟁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시각도 있다. 인민은행의 ‘포치 인정’은 시장의 상황을 반영했을 뿐이란 설명이다. 
 
 인민은행은 전날 종가에 다른 통화 환율, 금융 기관 등이 제출한 환율 등을 반영해 위안화 가치를 고시한다. 시장 환율은 고시환율의 ±2% 안에서 움직인다. 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환율 상승) 고시되는 위안화 가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환율 전쟁에서 미국에 대한 선전포고로의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시각이다. 인민은행이 위안화 절하 폭을 시장 전망치보다 낮게 유지하는 것도 이런 분석에 무게를 더한다. 
 
 피오나 림 말라얀은행 수석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인민은행이 변동성에 대한 안정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CNBC는 “중국이 의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거나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으로도 시장의 흐름에 맡길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이 포치의 영역에 발을 들이면서 시장의 역할이 더 강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포치가 인민은행의 발목을 잡았던 ‘삼위일체 불가능이론(impossible trinity)’의 족쇄를 풀었다”고 보도했다. 
 
 삼위일체 불가능이론은 로버트 먼델이 제시한 이론으로 국가가 독자적 통화정책과 통화가치 안정, 자유로운 자본 이동의 세마리 토끼를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은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하면서도 자본수지를 신중하게 통제하는 한편 다른 나라 중앙은행과 정책 공조를 추구하는 제약 속에서 저글링을 해왔다.  
 
 블룸버그는 “포치는 장기적으로는 무역 전쟁의 충격에 대한 보호막을 치는 한편 중국인민은행이 경제적 필요에 따라 통화정책을 조정할 수 있는 여력을 제공하게 됐다”며 “이후 몇달 안에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위안화 약세로 인한 시장 변동성과 자본 유출 압박에 따른 충격과 이를 통제하기 위한 출혈은 감수해야 한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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