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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홍콩시위 개입 임박했나…선전서 대규모 폭동진압 훈련

중앙일보 2019.08.07 11:37
“불장난하면 타 죽는다”고 홍콩 시위대에 섬뜩한 경고를 날린 중국 당국이 6일 1만2000여 명의 경찰력을 동원해 홍콩에 바로 이웃한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에서 대규모 폭동진압 훈련을 실시했다. 말뿐이 아니라 직접 행동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6일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벌어진 폭동진압 훈련에서 시위대를 가장한 사람들이 중국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시위대는 검은 옷에 마스크를 써 홍콩 시위대를 상정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

6일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벌어진 폭동진압 훈련에서 시위대를 가장한 사람들이 중국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시위대는 검은 옷에 마스크를 써 홍콩 시위대를 상정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

 

7월 말부터 16만 경찰력 동원해 훈련
홍콩 시위대 상정한 폭동진압이 초점
헬기와 전투기, 수륙양용차도 동원해
“불장난 하면 타 죽는다” 섬뜩한 경고도

7일 홍콩 명보(明報)와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 등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경찰은 홍콩의 바로 코앞에 있는 선전의 바오안(寶安)구 빈하이(濱海) 광장에서 6일 1만2000여명의 경찰이 참가한 가운데 지상과 바다, 하늘을 아우르는 근래 보기 드문 대규모 훈련을 펼쳤다.
훈련은 반테러, 해공(海空)연합순찰, 폭동진압 등 세 부분으로 나누어졌는데 초점은 1500여명의 경찰이 2000여명의 시위대를 진압하는 것에 맞춰졌다. 주목할 건 시위대가 검은 옷에 마스크와 헬멧을 쓰고 곤봉을 든 모습으로 홍콩 시위대를 상정했음을 알게 했다는 점이다.
특히 일부 시위대가 경찰 앞으로 다가와 곤봉을 휘두르거나 소이탄을 투척하는 등 홍콩 시위에서 자주 보이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에 대해 중국 경찰은 최루탄과 경찰견(犬) 등을 이용해 시위대를 밀고 나가 최종적으로 시위대를 포위, 진압하는 장면을 선보였다.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벌어진 폭동진압 훈련에선 홍콩 시위 사태를 상정해 시위대의 소이탄 투척 등도 있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벌어진 폭동진압 훈련에선 홍콩 시위 사태를 상정해 시위대의 소이탄 투척 등도 있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중국 경찰의 폭동진압 방식은 홍콩 경찰과는 달리, 매번 경고 깃발을 올리는 것에 맞춰 새로운 행동이 취해졌다. 이날 훈련엔 50여 대의 장갑차와 200여 대의 돌격차량, 1200대의 모터사이클이 동원됐다.
여기에 헬리콥터 5대, 8척의 경비정, 두 대의 수륙양용차까지 등장해 육·해·공을 망라하는 폭동진압 훈련이 전개됐다. 선전 경찰은 10월 1일 중국 건국 70주년을 앞둔 안전 준비의 일환이라고 밝혔지만, 홍콩 사태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중국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1면에 폭동진압 훈련 사진을 싣고 “봉사와 보호할 준비가 돼 있다(Ready to serve and protect)”는 제목을 달았는데 이는 홍콩을 지킬 준비가 돼 있다는 중국 당국의 의지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6일 벌어진 폭동진압 훈련에서 검은 옷을 입고 시위대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 경찰을 향해 각목을 휘두르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6일 벌어진 폭동진압 훈련에서 검은 옷을 입고 시위대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 경찰을 향해 각목을 휘두르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중국 광둥성 공안에 따르면 대규모 경찰력을 동원한 이번 훈련은 지난 7월 30일부터 성 내 곳곳에서 실시되고 있다. 광둥성 포산(佛山)에서 이뤄진 훈련에선 헬기가 아닌 전투기가 동원됐다고 명보는 전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약 16만 명의 경찰력이 동원돼 반테러와 폭동진압 등 각종 훈련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선전 훈련에서 시위대를 ‘폭도’로 상정한 데서 보이듯 최근 악화하는 홍콩 사태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광둥성 후이저우(惠州)에 주둔하고 있는 중국인민해방군 육군 제74집단군도 잔장에서 반테러 훈련을 전개해 중국군 개입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전망을 낳고 있기도 하다. 중국 당국은 중국군의 개입은 법에 따라 이뤄질 것이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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