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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차트 줄 세운 ‘호텔 델루나’ OST…드라마보다 잘나가네

중앙일보 2019.08.07 10:00
tvN ‘호텔 델루나’ OST 앨범 재킷. 차례로 음원차트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 냠냠엔터테인먼트]

tvN ‘호텔 델루나’ OST 앨범 재킷. 차례로 음원차트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 냠냠엔터테인먼트]

‘OST 퀸’ 자리를 놓고 ‘호텔 델루나’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tvN 주말드라마 ‘호텔 델루나’ OST 작업에 참여한 태연ㆍ헤이즈ㆍ거미가 나란히 음원사이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 공개된 태연의 ‘그대라는 시’가 처음 정상에 오른 뒤 헤이즈의 ‘내 맘을 볼 수 있나요’, 거미의 ‘기억해줘요 내 모든 날과 그때를’이 차례로 바통을 이어받는 모양새다.
 

태연·헤이즈·거미 등 연이어 정상 차지
‘도깨비’ ‘태양의 후예’ OST 잇는 인기
OST 한자리 모은 전용 콘서트도 열려

한 작품에 수록된 곡들이 음원 차트를 점령한 것은 ‘도깨비’ 이후 2년 반만이다. ‘도깨비’ OST는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크러쉬의 ‘뷰티풀’ 등 6곡이 2017년 1월 가온차트 10위권에 오르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총 16부작인 ‘호텔 델루나’가 이제 중간 반환점을 돈 것을 고려하면 추가 히트곡이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공 들인 가사에 애틋한 감정 전달 중요”

‘태양의 후예’ ‘도깨비’에 이어 ‘호텔 델루나’ OST까지 3연속 홈런을 친 송동운 냠냠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이번 작품은 가사에 특별히 공을 많이 들였다”고 밝혔다. 지훈ㆍ박세준 등 한 회사에서 함께 작업하는 작사가들이 전곡 작사를 맡았다. 먼데이키즈와 펀치가 부른 파트 1 ‘어나더 데이(Another Day)’부터 거미가 부른 파트 7 ‘기억해줘요…’까지 한 명의 화자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매끄럽게 이어지는 이유다.  
 
‘호텔 델루나’에서 구찬성(여진구)와 이별을 결심하는 장만월(이지은). [사진 tvN]

‘호텔 델루나’에서 구찬성(여진구)와 이별을 결심하는 장만월(이지은). [사진 tvN]

송 대표는 “한 작품에 들어가는 10여곡을 선별하기 위해 보통 500~600곡 정도 수집한다”며 “거미가 부른 ‘기억해줘요…’는 6년 전에 받아둔 곡인데 ‘호텔 델루나’ 분위기와 잘 맞아 떨어져서 쓰게 됐다”고 밝혔다. 모니터링 결과 요즘 트렌드와는 맞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전주 없이 시작하는 곡 첫 마디에 애틋한 감정을 전달해줄 수 있는 사람은 거미밖에 없다고 생각”해 밀어붙인 결과다. 그는 “OST로 특히 사랑받는 가수들은 하나같이 감정 전달력이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드라마 전개 속도와 맞춰 공개할 곡을 선택하는 것도 성공 비결 중 하나다. 극 중 귀신 전용 호텔을 천 년 넘게 지켜온 장만월(이지은) 사장과 이곳에 강제 취직한 구찬성(여진구)의 본격적인 사랑에 빠지기도 전에 이별을 택하면서 “가슴 아프겠지만 그대를 보내야 해요”(‘기억해줘요…’)라는 가사와 잘 맞아 떨어졌다. 펀치ㆍ폴킴ㆍ레드벨벳 등이 부른 곡들도 추후 공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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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OST 앨범 재킷. 김이경의 ‘혼잣말’이 세 번째로 공개한다.[사진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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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OST가 지닌 영향력이 커지면서 OST를 둘러싼 새로운 현상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tvN 수목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제작진은 팬들의 요청에 따라 당초 미공개할 계획이었던 OST를 발표하기로 했다. 극 중 무명 가수 김이경(이설)이 부른 ‘혼잣말’이 화제가 되자 김이경의 이름으로 해당 곡을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극에서는 하립(정경호)이 김이경의 곡을 표절한 ‘트랩 오브 러브(Trap of Love)’로 음원차트 1위에 올랐지만, 현실에서는 진짜 주인이 제 몫을 찾은 셈이다. 또 웹드라마 ‘에이틴’에서 수록곡 ‘도망가지마’를 부른 모트, ‘넌 내게 특별하고’를 부른 소수빈처럼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10대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아진 인디 뮤지션들도 있다.
 

“K팝, K드라마처럼 발전 가능성 높아”

드라마만큼 큰 사랑을 받은 ‘도깨비’와 ‘미스터 션샤인’ OST. [사진 CJ ENM]

드라마만큼 큰 사랑을 받은 ‘도깨비’와 ‘미스터 션샤인’ OST. [사진 CJ ENM]

인기 OST가 늘어나면서 음악감독을 중심으로 한 팬덤도 생겨났다. ‘미스터 션샤인’ ‘도깨비’ 등을 작업한 남혜승 음악감독과 ‘태양의 후예’ ‘구르미 그린 달빛’ 등을 작업한 개미(강동윤)가 대표적이다. 이들 드라마 4편에 수록된 곡들을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는 ‘K-OST 콘서트 M.O.S.T’도 17일 서울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다. 올해 처음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15일부터 24일까지 열흘간 개최되는 한류 축제 K-월드페스타의 일환이다.  
 
모스트콘텐츠 유진오 대표는 “그동안 ‘디즈니 콘서트’ 등 영화음악을 앞세운 공연은 많았지만, 드라마 OST 콘서트는 배우 중심의 팬 미팅 성격이 강했다”면서 “이번 공연은 영상과 음악을 함께 경험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 시작한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페스티벌을 통해 첫 내한한 영화 음악의 거장 한스 치머와 떠오르는 신예 저스틴 허위츠의 공연에서 받은 영감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한스 치머는 ‘라이온킹’부터 ‘인터스텔라’까지 그간의 작업을 한데 모아 선보였고, 저스틴 허위츠는 ‘라라랜드’ 영화에 맞춰 라이브 음악을 곁들인 필름 콘서트를 이끌었다.
 
이번 콘서트는 두 공연의 장점을 취해 드라마 하이라이트 영상을 상영하는 한편 신승훈ㆍ거미ㆍ펀치 등 OST를 부른 가수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아르츠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향후 한국을 찾는 해외 팬들을 위해 상설 공연으로 만들거나 다른 드라마로 확대해 시즌제 공연으로 제작해 수출 계획도 있다. 유 대표는 “한국 드라마를 해외에서 리메이크하듯 OST 수록곡도 리메이크 하고 싶다는 문의가 꾸준히 들어온다”며 “이들 가수와 협업하면 K팝과 K드라마 팬들을 두루 만족시키는 한편 일방적 한류가 아닌 쌍방향적 한류 상품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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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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