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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아들, 유승준과 완전 달라"···재외동포법 보니

중앙일보 2019.08.07 05:00
미국 프로야구구단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 선수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배팅 연습을 하고 있다. 가운데는 가수 유승준씨가 지난 2003년 약혼녀 부친상 조문을 위해 입국 금지조치가 일시 해제된 시기에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모습. 오른쪽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특강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뉴스1]

미국 프로야구구단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 선수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배팅 연습을 하고 있다. 가운데는 가수 유승준씨가 지난 2003년 약혼녀 부친상 조문을 위해 입국 금지조치가 일시 해제된 시기에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모습. 오른쪽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특강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뉴스1]

미국 프로야구구단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37) 선수의 두 아들이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법무부가 고의로 추 선수 두 아들의 국적 포기를 공개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7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추 선수의 첫째 아들(14)과 둘째 아들(10)의 국적 이탈 신고는 행정안전부 전자 관보가 게재된 지난 5일 외부로 알려졌다. 국적법 제17조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의 취득에 관한 상실에 관한 상황이 발생하면 법무부 장관이 관보에 고시(告示)해야 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개인 정보가 들어간 내용이라 유명인이라도 외부로 미리 알릴 수 없다”며 “등록기준지(부산시 영도구)와 출생연도는 표기해야 하므로 추 선수 측으로부터 내용을 먼저 들었다면 공개된 관보로 쉽게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전자관보에 게재된 추신수의 두 아들의 국적 이탈 고시. 국적법 17조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의 취득과 상실에 관한 사항이 발생하면 법무부 장관이 고시해야 한다. [전자관보 홈페이지]

지난 5일 전자관보에 게재된 추신수의 두 아들의 국적 이탈 고시. 국적법 17조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의 취득과 상실에 관한 사항이 발생하면 법무부 장관이 고시해야 한다. [전자관보 홈페이지]

 병역 의무가 시작되는 만 18세까지 시간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린 나이에 국적 이탈 신고를 한 상황도 병역 문제를 일찍 정리하기 위한 조치 아니냐는 의심 어린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5월부터 시행된 재외동포법 개정안 때문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재외국민(한국 국적자)은 미국에서 자녀를 출산하면 자동으로 복수국적을 부여한다. 현행 국적법은 복수국적자인 남성은 만 18세가 되는 해 3월 31일까지 국적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이 시기를 놓치면 만 37세까지 한국 병역의무가 부여되고 국적이탈도 금지된다.  
 
 재외동포법 개정안은 여기에 더해 병역을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적을 변경한 사람에게 주는 불이익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5월부터 이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10대 초반부터 국적을 포기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전엔 병역기피 목적으로 국적을 변경한 사람에 대해서만 37세까지 재외동포 체류자격인 재외동포 비자(F-4) 발급을 제한했는데 개정 후에는 병역을 이행하지 않은 국적 변경자에 대해 40세까지 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매년 1000명 수준이었던 국적 이탈자는 지난해에 약 7000명으로 급증했다.  
급증한 국적 이탈자.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급증한 국적 이탈자.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법무부는 추 선수 측에 대해 가수 유승준씨 때처럼 병역 기피 의혹이 제기되자 당황하는 분위기다. 법무부 관계자는 “후천적으로 미국 시민권을 딴 유승준씨와 미국에서 태어난 추 선수 아들의 사례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1976년 한국에서 태어나 중학생 때 미국에 이민을 했다가 2002년 국적을 포기해 고의로 병역을 기피한 유씨와 추 선수의 아들들을 비교할 수 없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해외 출생자에 대해 출입국‧비행기 탑승 기록까지 모아 얼마나 오래 어디서 거주했는지, 부모가 고의로 원정 출산을 했는지 파악해 국적 이탈 가능 여부를 심사한다. 그래서 미국에서 출생한 추 선수 아들이 고의 병역 회피를 한다고 보기에는 더욱 어렵다는 게 법무부의 시각이다. 추 선수 측도 “아이들이 어리고 거의 미국에서 자랐기에 한국의 병역 의무 등에 대한 지식이나 개념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병역을 기피한 재외동포에게 불이익을 주는 재외동포법 개정안은 2005년 당시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이 제안으로 시작됐다. 유씨의 국적 포기로 병역 기피 여론이 들끓자 정치권에서 발의한 법안이다.  
 
 최초 발의안은 비자 발급을 영구 제한하자는 내용이 들어있었으나 만 35세로 하자는 대안이 채택됐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이 기준이 40세로 올라갔다. 올해 43세인 유승준씨 비자 발급이 가능하다는 법원 해석이 최근 나오자 정치권에선 해당 기준을 45세까지 올리는 내용의 법안도 준비하고 있다.  
 
 과잉 입법이라는 비판도 있다. 국적법 소송 사건을 맡은 한 변호사는 “개인마다 각자 선택하는 삶의 방법이 있는데 국적 포기를 감정적으로 대하면서 과도한 논란이 일고 있다”며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는 이민 가는 사람은 모두 매국노로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추신수 선수가 2010년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모습. [사진 MBC]

추신수 선수가 2010년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모습. [사진 MBC]

 
 일각에선 추 선수가 아시안게임 당시 국가의 중요성을 강조하더니 병역면제 혜택을 받은 뒤 태도가 달라져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프로야구 공인 선수 대리인 활동을 하는 진재용 변호사(법무법인 강남)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 따 병역면제를 받은 이후 추 선수가 국가 대표로 활동하지 않은 점이 아들들의 국적 이탈을 곱지 않게 보는 시각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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