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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한국, 청구권협정 약속 지켜라” 조세영 “과거사 따른 경제보복 입증”

중앙일보 2019.08.07 00:03 종합 6면 지면보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6일 1965년 체결한 한·일 간 청구권협정을 거론하며 “한국이 국가 정상화의 기반이 된 국제조약을 깼다”고 주장한 데 대해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이로써 현재 일본이 취한 부당한 경제 조치가 수출 통제의 문제가 아니라 과거사 문제에 기인한 경제 보복이라는 것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외교부 차관이 아베 발언 ‘저격’
일본 차관 문 대통령 비난 맞대응

조 차관은 이날 저녁 외교부 출입기자단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보낸 입장문에서 “아베 총리의 발언은 한·일 관계 갈등의 원인이 청구권 문제가 본질이라는 취지”라며 이처럼 강조했다.  
 
일본은 화이트 국가(수출심사 우대 안보우호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등 수출규제 조치를 취한 데 대해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이 아니라 자국 안보상 이유라고 주장해 왔다.  
 
조 차관은 “아베 정부는 진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과거를 부정하고 인권을 무시하며 자유무역 질서를 훼손하는 이기적인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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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 등 양자 관계 업무를 총괄하는 외교부 1차관이 실명으로 입장문을 낸 것은 메시지의 무게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특히 조 차관이 아베 총리의 발언을 직접 ‘저격’한 것은 지난 2일 일본 외무성 차관급인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일본 외무 부(副)대신이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화이트 국가 결정을 비판한 데 대해 “무례하다”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고 주장한 것에 맞대응하는 성격도 있어 보인다. 사토 부대신의 발언에 대해 외교부는 외교채널로 일본 측에 유감과 항의를 전달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화이트 국가 결정과 관련, “(한국이)청구권 협정 등 국가와 국가 간 관계의 근본에 관계되는 약속을 먼저 확실히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히로시마에서 열린 ‘원폭의 날’ 평화기념식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9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과 9월 말 유엔 총회, 10월 일왕 즉위식 등의 기회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할 의사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열거한 (동방경제포럼 등의)기회에 문 대통령의 출석이 결정됐다는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면서다.
 
일본 언론들은 “약속을 지키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하며 한국과의 정상회담에 부정적 생각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난 2일 일본 각의가 화이트 국가에서 한국 배제를 결정한 뒤 아베 총리가 양국 관계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현재 일·한 관계를 생각할 때 최대의 문제는 국가 간 약속을 지키느냐, 아니냐의 신뢰 문제”라고 주장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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