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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유승민 통합 안하면 한국당 미래 없어, 서울 출마하길"

중앙일보 2019.08.07 00:02 종합 24면 지면보기

위기의 한국당 원내 선장 나경원, 야권 통합 구상 전격 공개

나 원내대표는 ’검찰의 김성태 의원 딸 특혜취업 의혹 기소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비박계의 비판에 대해 ’그렇지 않다. 3번이나(기소를 비판하는) 입장을 밝혔다“고 반박했다. 김경록 기자

나 원내대표는 ’검찰의 김성태 의원 딸 특혜취업 의혹 기소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비박계의 비판에 대해 ’그렇지 않다. 3번이나(기소를 비판하는) 입장을 밝혔다“고 반박했다. 김경록 기자

자유한국당이 쌍끌이 위기다. 정부·여당의 반일 캠페인에 밀려 정국 주도권을 놓친 데다 당내에선 친박·비박 간 계파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그 한국당의 원내 전략을 진두지휘하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여권이 ‘나베’(나경원+아베) 같은 원색적인 표현으로 나 원내대표를 맹공하는 건 역설적으로 그의 존재감을 보여준다. 당내 비박계도 나 원내대표에 섭섭함을 토로한다. 요직을 친박에 몰아주고, 비박 중진 김성태 의원을 검찰이 뇌물 혐의로 기소한 데 대해 적극적으로 맞서지 않았다는 이유다. 나 원내대표는 오는 12월 11일 1년 임기가 만료되는데 내년 4월 총선까지 남은 5개월간 임기를 연장해 공천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도 논란거리다.
 

[강찬호 논설위원이 간다]
미래당 내홍 와중 유승민에 러브콜
손학규가 당 나가면 통합 논의 개시
안철수도 포함, 모든 보수 뭉쳐야
임기 연장, 의원 총회서 결정할 일
여권 친일 공세, 친북 가리려는 꼼수

나 원내대표를 만난 5일은 마침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유승민 의원에게 “한국당으로 가려면 혼자 가라”고 직격탄을 퍼붓고 유 의원이 “허위사실로 비난한 걸 사과하라”고 맞받아 당이 쪼개질 위기가 현실화한 날이었다. 나 원내대표는 인터뷰 도중 “유승민 의원과 통합 안 하면 한국당 미래는 없다. 유 의원이 서울에 (한국당으로) 출마하면 얼마나 좋겠나. 유 의원과의 통합에 역할을 하겠다”고 치고 나왔다. “유 의원에게 서울의 특정 지역구(지역명을 구체적으로 언급)를 전략공천하면 승산이 충분하다”며 “유 의원과 통합할 시점은 손학규 대표가 바른미래당을 나가 그 당이 ‘정리’가 된 뒤”라고 했다. 나경원발 보수통합 시나리오가 ‘커밍아웃’한 셈이다.
 
인터뷰는 지난달 24일 방한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정부 관리들을 제쳐놓고 나 원내대표부터 만난 걸 화두로 시작했다.
 
5만원 짜리 흰색 보세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 나 원내대표. ’가야 할 곳이 하루 10곳 넘다 보니 편한 신발을 택하게 됐다“고 한다. 김경록 기자

5만원 짜리 흰색 보세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 나 원내대표. ’가야 할 곳이 하루 10곳 넘다 보니 편한 신발을 택하게 됐다“고 한다. 김경록 기자

전례가 없는 만남인데 배경이 뭔가.
“볼턴과는 세 번째 만남이다. 미국이 전략적인 미팅을 했다고 본다. 문재인 정권을 100% 신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나를 만나는 것 아닌가 한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만남은 언제였나.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워싱턴을 찾았는데 당시 볼턴이 국무장관 후보 5인 중 하나라 만났다. 나랑 대화하면서 동맹과 북핵에 대해 뜻이 같은 부분이 많다고 여긴 듯하다. 두 번째 만남은 지난해 4·27 남북 판문점선언 직후였다. 종전선언에 대한 의견을 자세히 얘기했다.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새긴 머그잔을 선물로 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더욱 친해졌다.”
 
이번 만남에서 호르무즈 파병과 방위비 분담금이 거론됐나.
“분담금 얘기는 안 했고, 파병 얘기는 했다. ‘한국당은 파병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왔다. 난 동맹의 이익 차원에서 접근할 사안이라고 했다. (한·일 갈등도 거론했나) 답하기 곤란하다. 다만 볼턴은 ‘미국은 한·일 갈등을 중재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결국 볼턴이 내게 한 말 그대로 되더라.”
 
정부는 대미 압박 카드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가능성을 흘리고 있는데.
“파기는 절대 넘어선 안 될 레드라인이다. 정부가 한·미 동맹을 버리고 북·중·러로 가겠다는 의사 표시 아닌가.”
 
민주당은 한국당이 문재인 대통령 대신 일본 편을 들고 있다고 공격한다.
“우리 당은 문 대통령을 엄청 돕고 있다. 황교안 대표가 청와대도 갔고 민간 협의체도 만들지 않았나. 그러나 한편으론 정부를 비판하지 않고선 문제가 풀릴 수 없다. 일본과의 갈등에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또 (기업에) 돈 1조원 주겠다는 거다. ‘기승전 1조’ 정부다. 우리 당은 정부가 소득주도성장과 반기업, 포퓰리즘 등 세 가지 잘못된 정책을 고쳐야 1조원 증액에 합의해줄 수 있다.”
 
여권의 반일 캠페인이 먹히면서 한국당 지지율은 떨어졌다.
“좌파 세력들이 총집결한 결과로 본다. 최근 광화문에 5000명이 나온 시위도 실은 민노총·전교조와 민주당이 조직적으로 모은 것이다. 촛불시위랑 비슷하다. 초기 촛불시위에 일반 시민들이 나왔다면, 후기 촛불은 (좌파) 세력이 주도한 거다. 오히려 보통 젊은이들은 그제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니까 ‘정부는 그동안 뭐했냐’고 비판하기 시작하더라. 게다가 정부가 아무리 일본 탓이라고 주장해도, 주가가 쭉쭉 빠지고, 환율이 폭등하고 있지 않나. 국민이 결국 이 정부의 정책이 삶에 도움이 안 된다는 걸 아시게 될 거다.”
 
민주당은 한국당을 틈만 나면 친일파로 모는데.
“민주당이 친일 운운하는 건 자신들의 친북(행각)을 가리려는 것이다. 친북이 친일보다는 낫다고 강변하는 거다. 그러니 일본과 갈등이 터지면 끌고 갈 생각만 하는 거다. 저쪽은 민노총·전교조 등 조직된 세력이 있는데 우리는 그게 약하고 악착같지도 않다. 그러나 국민이 이런 현실을 알게 될수록 ‘이건 아닌데’란 불안이 생기고 그런 심정이 자연스레 총선에 표로 연결되지 않을까 한다.”
 
원내대표 임기 만료 뒤 총선까지 남은 5개월간 임기를 연장해 계속 원내대표를 맡을 생각인가.
“의원들이 판단할 것이다. 그들이 결정할 문제다.”
 
임기 연장안을 의원총회에 상정하겠다는 것인가.
“그걸 내가 안 할 순 없다. 임기는 1년으로 종료되는 것이고 (의원총회에서) 추인에 의해 연장이 되는 것이어서다.”
 
본인이 연장을 바라지 않고 그냥 물러날 수도 있지 않나.
“그건 좀 생각해 봐야 한다. 어느 쪽이 당에 도움이 되느냐를 생각해 결정할 일이다.”
 
비박들은 당신이 친박에 치우친 인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단호하게) 나는 원칙대로 했다. 비박 이종구 의원에게 산자위 위원장을, 비박 김세연 의원에게 보건복지위원장을 시켜줬다. 원칙대로 하면 여의도연구원장(김세연)은 상임위원장을 겸직한 적이 없다. 그런데도 본인이 복지위원장을 꼭 하고 싶다고 해 존중해줬다. 비박 황영철 의원 대신 (친박) 김재원 의원이 예결위원장에 취임한 것도 경선이 원칙이라는 3선 의원들 사이의 합의를 따른 것뿐이다.”
 
친박 유기준 의원에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장 자리를 준 것도 논란이다. 비박들은 당내 사개특위 위원장을 지낸 권성동 의원(비박 3선)에게 돌아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민 많이 했다. 그러나 (권 의원 같은) 검찰 출신이 사개특위원장이 되면 경찰에서 공정하다고 믿을까? 그래서(변호사·교수 출신인) 유 의원을 택한 것이다.”
 
신상진 당 혁신특위 위원장이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해 ‘현역 의원 물갈이 50%’를 주장했는데 본인 생각은.
“물갈이를 몇% 하느냐보다는 큰 그림이 중요하다. 통합·개혁·희생, 이 세 가지가 공천 핵심 키워드다. 즉 (한국당·바른미래당 등으로 흩어진) 보수를 하나로 통합해야 하고, 개혁적 인사를 영입(공천)해야 하고, 그동안 당의 혜택을 받은 이들(다선 의원)은 험지로 가야 한다는 거다. (본인은?) 난 더 이상 험지로 갈 데도 없다. (웃음)”
 
영남 다선 의원들이 텃밭 대신 수도권에 출마하란 공개 요구인가.
“거기까지만 말하겠다.”
 
수도권 중진(4선·동작을)으로서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이길 비책은 있나.
“예컨대 유승민 의원이 총선에서 서울에 출마하면 얼마나 좋겠나. 유 의원 좀 (우리 당에) 오라고 (언론이 얘기)하라. 와서 수도권 선거 좀 (한국당과) 같이 하라고 하라. (웃음)”
 
유승민과 통합하는데 반발하는 의원들이 한국당에 많지 않나.
“그것(유승민과 통합) 안 하면 우리 당은 미래가 없다. (총선 승리에) 보수 통합이 엄청나게 중요하지 않나. 조금 차이가 있다고, 또 얘는 요게, 쟤는 조게 맘에 안 든다고 내치면 안 된다. 전부 결집해야 한다. (유승민과 통합에 역할을 하겠나?) 당연히 해야지.”
 
유승민과 얘기를 해봤나?
“얘기한다고 되나? (유승민과 통합은) 바른미래당이 정리가 돼야 한다. (언제쯤 정리될까?) 손학규 대표가 (바른미래당을) 나가야 정리가 될 것이다.”
 
정리되면 유승민과 그가 이끄는 바른정당계 의원들과 통합할 건가.
“그렇다. (안철수는?) 그까지 (포함해 통합이 되어야 한다)”
 
강찬호 논설위원
정리=김혜린·장서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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