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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한·일·호주 위협 "美 중거리미사일 배치하면 보복할 것"

중앙일보 2019.08.06 17:07
푸충 중국 외교부 군비통제국 국장이 6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경진 기자

푸충 중국 외교부 군비통제국 국장이 6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경진 기자

 
중국이 6일 만약 미국이 중거리 미사일을 중국의 ‘문 앞’에 배치한다면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 호주를 지칭해 (미사일 배치와 관련해) 신중하게 행동할 것을 강하게 권고했다.

푸충 군비통제국장 “대응조치…환상 갖지 말라”
외교부 “대문앞 말썽 용납 못해, 안보이익 수호”

푸충(傅聰) 중국 외교부 군비통제국 국장은 중앙일보 등 10개 외신 언론사를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푸 국장의 기자회견은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3일 가능하면 수개월 안에 아시아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고 싶다고 밝힌 데 대한 중국 정부의 첫 공식 반응이다. 
푸 국장은 “만일 미국이 중국의 문 앞에 미사일을 배치한다면 중국은 대응 조치를 할 수 밖에 없다”며 “나는 우리 이웃들이 신중하게 행동하고 자국 영토에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허락하지 말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누구도 어떤 환상도 가져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한국과 일본, 호주를 지적하며 미국의 미사일 배치를 허용한다면 국익에 이롭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구체적일 수는 없다”면서도 “모든 것을 테이블에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미사일 배치 국가에 대한 보복 조치를 다각적으로 검토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미국이 제안한 미국·중국·러시아 삼각 군축 협상을 거부했다. 푸 국장은 “중국의 핵 비축량은 미국·러시아와 차이가 커 중국이 현 단계에서 무기 감축 협상에 참여하는 것이 합리적이거나 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중·러 군축 협상에는 흥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푸 국장은 중국의 미사일 비축량의 80%를 차지하는 중거리 미사일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미국의 논리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이슈”라며 “중국 핵무기고의 80%가 중거리라는 의미는 이 미사일들이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미국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공식 사이트를 통해 미국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이른바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을 파괴한다’는 주장은 완전히 무책임한 말”이라며 “(미국이) 정치적으로 이간질하고 타국 내정에 간섭하고, 경제적으로 자기 이익을 위해 이웃을 궁핍하게 만들었으며, 군사적으론 바둑판 포석처럼 끊임없이 군사동맹을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화 대변인은 “중국이 보유한 지상 중·단거리 미사일은 모두 영토 안에 배치했으며 이는 중국 국방정책이 방어형임을 보여준다”며 “미국이 만일 아시아·태평양 특히 중국 주변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한다면 강한 공격성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나라도 중국의 대문 앞에서 말썽을 일으키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한 조처를 해 국가의 안보 이익을 단호하게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베이징 한국 대사관의 고위 당국자는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와 관련, 중국이 한국에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에 대해 “(압력을)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전날 한국을 겨냥해 미국의 대아시아 정책의 ‘총알받이’가 되지 말라는 환구시보 사설에 대해서는 “코멘트하지 않겠다”며 “미국이 한국에 미사일 배치를 요청하지 않았고, 배치할 계획이 없다고 한국 국방부가 이미 명확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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