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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부자세습 무효"...과연 갈등은 끝났을까?

중앙일보 2019.08.06 16:16
6일 새벽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명성교회 설립자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위임목사 청빙 결의 무효소송 재심 재판 결과가 나왔다.[사진 연합뉴스]

6일 새벽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명성교회 설립자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위임목사 청빙 결의 무효소송 재심 재판 결과가 나왔다.[사진 연합뉴스]

명성교회의 담임목사직 세습이 교단 헌법상 세습금지 조항을 위반해 무효라는 교단 재판국의 판결이 나왔다. 명성교회는 등록 교인 수만 10만 명에 달하는 대형 교회다.
 
명성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재판국은 6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재심 재판(강흥구 재판국장)을 열고 명성교회 설립자 김삼환(74) 원로목사의 아들 김하나(46) 위임목사 청빙(교회법에서 교회나 총회 산하 기관이 목사를 구하는 행위) 결의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따라서 2018년 8월 7일 명성교회 손을 들어준 원심 판결을 취소한다는 것이다. 이날 판결에는 재판국원 15명 가운데 14명이 판결에 참여했다. 
 
김하나 목사는 2015년 12월 정년퇴임을 한 김삼환 원로목사의 아들이다. 2017년 3월 명성교회에서 위임목사로 청빙하기로 결의하면서 교회 부자세습 논란에 휩싸였다. 명성교회가 속한 예장 통합은 은퇴하는 목회자 자녀가 해당 교회의 담임목사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재판국장 강흥구 목사가 6일 새벽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명성교회 설립자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위임목사 청빙 결의 무효소송 재심 재판 판결 결과가 발표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재판국장 강흥구 목사가 6일 새벽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명성교회 설립자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위임목사 청빙 결의 무효소송 재심 재판 판결 결과가 발표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교회 세습관행에 강한 제동" 

이번 재심 판결에 대해 이정배 전 감신대 교수는 "명성교회 부자세습을 무효화한 교단 재판국의 판결은 국내 교회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목회직 세습 관행에 제동을 건 판결"이라고 풀이했다. 이 전 교수는 "만약에 이번에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면 교회는 더 큰 위기를 맞았을 것"이라며 "이번 판결은 장로 교단이 기독교가 최소한 지켜야 할 것도 지키지 못하고 무기력한 종교집단 되는 것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결의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도 "이번 판결은 원칙에 따라서 내린 결론이며 사필귀정(事必歸)이 된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손 교수는 "교회 세습은 기독교적 원칙에도 어긋나고 일반화돼 있는 공정성에도 어긋나고, 건전한 상식에도 어긋나는 일이었다"며 "한국 교계에선 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교인들이 절대 다수고 이 세습을 지지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지난 회의 때 판결이 연기된 게 오히려 의아했다"고 말했다. 

  
앞서 2017년 예장 통합 총회 재판국은 김 목사의 담임목사직 청빙은 유효하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서울동남노회 비상대책위원회를 비롯해 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이들이 판결에 반발, 재심을 신청했다. 지난달 16일 예장 통합 총회 재판국이 이 신청에 대해 재심을 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이날로 미뤘었다.
 
하지만 명성교회 세습에 대해 일부 세력이 교회의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를 불법세습으로 규정한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등 개신교 시민단체들은 불법으로 개신교 전체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국은 이런 여론에 관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판국의 판결에 따라 명성교회는 교회가 속한 예장의 서울동남노회 지휘 아래 담임목사를 새로 청빙해야 한다.
명성교회는 2015년 김삼환 목사 정년퇴임 후 세간의 세습 의혹을 부인하며 담임목사를 새로 찾겠다고 밝혔으나 이후 아들인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청빙하기로 결의했다.[사진 연합뉴스]

명성교회는 2015년 김삼환 목사 정년퇴임 후 세간의 세습 의혹을 부인하며 담임목사를 새로 찾겠다고 밝혔으나 이후 아들인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청빙하기로 결의했다.[사진 연합뉴스]

명성교회 "세습 아니라 승계" 

그러나 명성교회는 김하나 목사 취임은 세습이 아닌 '정당한 승계'라며 반박하고 있다. 김 원로목사가 은퇴하고 2년이 흘러 김하나 목사가 취임했으니 세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명성교회 강동원 장로는 재판국 판결은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명성교회는 법리적으로 해석하면 법을 위반한 것이 없다. 장로교 법에는 교회의 자율권이 최우선인데, 이번 결정은 이를 무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번 판결로 명성교회 부자세습을 둘러싸고 일었던 갈등은 끝나는 것일까? 교계 관계자들 사이엔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더 많다. 
 
우선 명성교회가 사실상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교단 탈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명성교회 강동원 장로는 "판결 결과가 나왔어도 재심이 있는 것처럼 재재심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곧 교회의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하지만 교단을 탈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배 전 감신대 교수는 "명성교회가 이 결정을 순순히 받아들일 것 같지 않다"며 "처음부터 명성교회는 교단을 탈퇴한다는 배수진을 치고 있었고 같은 장로교이지만 작은 교단에서는 우리 교단으로 오라며 부르고 있다. 다른 교단으로 옮길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김삼환 목사가 총회장까지 지낸 현 교단을 쉽사리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명성교회가 교단을 탈퇴하는 대신에, 세속 법원으로 장을 옮겨 법리를 다투거나 다음 총회 때 또 다른 방식으로 이번 판결을 뒤집기 위해 애쓸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이번 판결이 교회 세습 논란의 진정한 마침표가 될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는 6일 성명을 내고 "(세습 무효 판결은) 총회 결의와 준엄한 법의 가치를 따른 당연한 판결"이라며 "이제라도 명성교회는 바른 치리로서 부패를 청산하고 거룩한 교회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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