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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는 해외직구 전문의약품

중앙일보 2019.08.06 11:55
해외 의약품 직구 사이트에서 처방전이 필요한 약품을 사다 용도 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의약품은 유통 경로를 확인하기 어려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사진 한국소비자원]

해외 의약품 직구 사이트에서 처방전이 필요한 약품을 사다 용도 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의약품은 유통 경로를 확인하기 어려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사진 한국소비자원]

A씨는 속눈썹을 길게 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녹내장 치료제 점안액(비마토프로스트)을 해외 의약품 직구 사이트에서 사서 썼다가 낭패를 봤다. 눈 주위가 검은색으로 변했고, 안구 건조증도 생겼다. B씨는 해외 여성단체를 통해 구매한 임신중절 약(미페프리스톤ㆍ미소프로스톨)을 복용한 뒤 출혈을 경험했다. 빈혈이 심해 병원에 가보니 불완전유산인 것으로 나타나 결국 수술을 해야 했다. 
 

해외 직구 사이트에서 파는 전문 의약품을 복용한 뒤 이런 부작용을 겪을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직구 사이트에서 사는 전문의약품 대부분은 불법 의약품일 가능성이 높아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은 해외 의약품 판매사이트 15곳에서 의약품 15종(총 30개)을 주문해 유통 및 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조사대상 30개 제품 중 국제 우편물로 배송된 19개 제품은 국내는 물론 판매국 기준으로도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었다. 하지만 본인이 쓸 의약품을 우편으로 주문할 경우 수입신고가 면제(150달러 이하)되는 허점을 악용해 마구잡이로 판매되고 있었다. 
 
조사대상 30개 중 10개 제품은 포장을 바꿔치기하거나 허위 처방전을 이용해 국내 통관 금지 성분명을 누락했다. 제품가격도 허위로 써 유통했다. 조사된 대부분의 제품은 판매국ㆍ발송국ㆍ제조국 등이 서로 달라 의약품 유통경로나 유통기한 확인도 어려웠다.  
 
이런 문제는 의약품 통관에 관한 명확한 기준 규정이 없어서 발생한다. 소비자원은 “관세법상 자가사용 인정기준에 의약품 품목을 일반의약품ㆍ전문의약품으로 세분화해 규정하는 등 통관 규정을 개선하고 국제우편 등에 대한 통관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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