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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조은누리양 "길잃은 과정 기억 못해···산에서 잠만 잤다"

중앙일보 2019.08.06 11:42
조은누리양. [사진 충북지방경찰청]

조은누리양. [사진 충북지방경찰청]

 
지난 2일 실종 열흘 만에 산에서 구조된 조은누리(14)양은 자신이 길을 잃은 과정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조양이 범죄 연루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 수사를 종결하기로 했다.

경찰 면담서 "음식·물 먹지않았다" 답해
사람·짐승 마주친 적 없어…주로 잠잤다 진술
경찰 "범죄 연루 가능성 없어 수사 종결"

 
충북경찰청은 6일 오전 브리핑에서 “조양이 일행과 헤어진 다음부터 어디로 이동했는지, 발견 지점까지 자신이 어떤 경로로 이동했는지에 대해 잘 모른다는 답변을 했다”고 밝혔다.
 
지적장애 2급인 조양은 지난달 23일 오전 10시 40분쯤 어머니 등 일행 10명과 헤어진 뒤 종적을 감췄다. 실종 11일째인 지난 2일 오후 2시 40분쯤 충북 보은군 회인면 신문리 산 35번지 마른 계곡에서 육군 32사단 기동대대 소속 박상진(44) 원사와 김재현(22) 일병, 정찰견 ‘달관이’에 의해 발견됐다. 이곳은 조양이 일행과 헤어진 지점에서 직선으로 약 1.7㎞ 떨어진 곳이다.
 
민용기 충북경찰청 여청수사계장은 “지난 5일 여경 2명이 충북대병원에서 조양을 만나 실종 당시 행적을 물었지만, 조양은 머리가 아프다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잘 모르겠다’는 단답형 대답을 했다”며 “조양의 평소 행동 패턴을 봤을 때 발견지점 주위에서 이동을 거의 하지 않아 체력 소모가 적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양은 물놀이를 출발 지점까지 내려왔는지도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장 목격자도 없고 은누리양의 진술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구체적인 실종 경로를 파악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은 조양이 무심천 발원지 인근에서 길을 헤매다 산을 넘어 보은군까지 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에서 내려오는 일행과 시차를 두고 엇갈렸을 가능성도 있다.
실종 열흘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조은누리양(14)이 2일 충북 청주시 충북대학교 병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실종 열흘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조은누리양(14)이 2일 충북 청주시 충북대학교 병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조양은 산에서 지낸 열흘 동안 음식은 물론 물도 먹지 않았다는 답변을 했다고 한다. 민 계장은 “조양에게 무엇을 먹고 마시며 지냈느냐고 물었더니 ‘음식과 물을 먹지 않았다’고 답했다”며 “대부분의 시간을 잠을 자며 보냈다는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조양이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봤다. 민 계장은 “조양은 실종된 기간 다른 사람이나 짐승을 마주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그런 적이 없다’고 분명히 답을 했다”며 “조양을 발견한 박상진 원사의 진술과 면담 내용 등을 종합할 때 타인과의 접촉 흔적이나 범죄피해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조양에 대한 수사는 더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양이 범죄 피해가 없음에 따라 조양의 발견 지점에 대해 현장감식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경찰과 군은 지난 5일 조양의 실종 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 과학수사 요원을 보은군 회인면탑산 현장에 보냈다. 그러나 3시간 30분여 동안 조양의 발견 지점을 확인하지 못한 경찰은 현장감식을 진행하지 못했다. 
 
민 계장은 “국민의 관심과 각계각층의 참여와 지원으로 은누리양이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다”며 “조양은 당분간 심리적 안정과 치료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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