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日 차관급 "文 무례하다"에 맞불? 외교차관 "아베, 과거사 보복 인정"

중앙일보 2019.08.06 10:59
조세영 외교부 1차관(오른쪽)은 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아트 국가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린것과 관련해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를 도렴동 청사로 불러 항의했다. [연합뉴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오른쪽)은 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아트 국가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린것과 관련해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를 도렴동 청사로 불러 항의했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6일 1965년 체결한 한ㆍ일 간 청구권협정을 거론하며 “한국이 국가 정상화의 기반이 된 국제조약을 깼다”고 주장한 데 대해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이로써 현재 일본이 취한 부당한 경제 조치가 수출 통제의 문제가 아니라 과거사 문제에 기인한 경제 보복이라는 것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조 차관은 이날 저녁 외교부 출입기자단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발송한 입장문에서 “아베 총리의 발언은 한ㆍ일관계 갈등의 원인이 청구권 문제가 본질이라는 취지”라며 이처럼 강조했다. 일본은 화이트 국가(안보우호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등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한 데 대해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이 아니라 자국 안보상 이유라고 주장해왔다.  

"한국이 국제조약 깼다"는 아베 발언 반박
아베 "한일관계 최대 문제는 신뢰"
2일 화이트국가 배제 이후 첫 입장

조 차관은 “아베 정부는 진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과거를 부정하고 인권을 무시하며 자유무역 질서를 훼손하는 이기적인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했다. 

한ㆍ일 관계 등 양자 관계 업무를 총괄하는 외교부 1차관이 실명으로 입장문을 낸 것은 메시지의 무게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특히 조 차관이 아베 총리의 발언을 직접 '저격'한 것은 지난 2일 일본 외무성 차관급인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일본 외무 부(副)대신이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화이트 국가 결정을 비판한 데 대해 “무례하다”,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에 맞대응하는 성격도 있어 보인다. 사토 부대신의 발언에 대해 외교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일본 측에 유감과 항의를 전달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은 뒤 웃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은 뒤 웃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아베 총리는 화이트 국가 결정과 관련 “(한국이)청구권 협정 등 국가와 국가간 관계의 근본에 관계되는 약속을 먼저 확실히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히로시마에서 열린 ‘원폭의 날’ 평화기념식전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9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과 9월말 유엔 총회, 10월 일왕 즉위식 등의 기회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할 의사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열거한 (동방경제포럼 등의)기회에 문 대통령의 출석이 결정됐다는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면서다.  
지지통신 등 일본언론들은 “약속을 지키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하며 한국과의 정상회담에 부정적인 생각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 2일 각의에서 무역관리상 우대조치를 제공하는 화이트 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수출무역관리 개정안 처리를 강행한 뒤 아베 총리가 양국 관계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아베 총리는 “현재 일ㆍ한 관계를 생각할 때 최대의 문제는 국가간 약속을 지키느냐,아니냐의 신뢰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은 청구권 협정을 위반하는 행위를 일방적으로 하면서, 국교정상화의 기반이 된 국제조약을 깨고 있다”며 “국제법에 기초한 우리나라(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주장하며 적절한 대응을 한국에 강하게 요구해 나가겠다”고 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유지혜 기자 sswook@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