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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프란시스코 경로 왜이래? 알고보니 30년전 주디 닮았다

중앙일보 2019.08.06 06:00
일본 규슈 지방을 관통한 뒤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8호 태풍 ‘프란시스코(FRANCISCO)’의 경로가 매우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프란시스코'는 이날 정오 현재 일본 가고시마 북북서쪽 약 200㎞ 부근 육상에서 시속 29㎞ 속도로 북서진하고 있다. 태풍의 중심 기압은 996 헥토파스칼(hPa)이며, 강풍 반경은 80㎞로 세력은 크지 않은 편이다.
 

태풍 ‘프란시스코’ 예상 경로.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태풍 ‘프란시스코’ 예상 경로.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태풍은 이날 밤 부산에 상륙한 뒤 7일 아침 경북 안동 부근에서 열대저압부(TD)로 약화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30년 전 ‘주디’와 경로 가장 비슷

1989년 발생한 태풍 '주디'의 경로(왼쪽)와 점선으로 표시된 태풍 '프란시스코'의 예상 경로. [기상청]

1989년 발생한 태풍 '주디'의 경로(왼쪽)와 점선으로 표시된 태풍 '프란시스코'의 예상 경로. [기상청]

태풍이 한여름인 8월 초에 일본 규슈 지방을 지나 곧바로 남해안에 상륙하는 건 과거 태풍의 사례에서도 보기 어려운 매우 드문 경우다.
프란시스코의 예상 경로와 가장 비슷한 태풍 사례를 찾으려면 30년 전에 발생한 태풍 ‘주디(JUDY)’까지 거슬러 가야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1989년 7월 21일에 발생한 제11호 태풍 주디는 일본 규슈 지방을 거쳐 남해안에 상륙했고, 내륙을 관통한 뒤에 서해안으로 빠져나갔다.
당시 태풍 주디로 인해 남해안 지역에는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고, 전국적으로 총 1192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정관영 기상청 예보정책과장은 “8월 초에 이런 식으로 북상한 태풍의 사례가 없다”며 “1989년에 발생한 태풍 주디가 그나마 가장 유사한 경로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약해진 북태평양 고기압…태풍 진입로 열려

5일 오전 3시 현재 한반도 주변 대기 흐름도.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굵은 파란선)을 따라 태풍 프란시스코가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상청]

5일 오전 3시 현재 한반도 주변 대기 흐름도.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굵은 파란선)을 따라 태풍 프란시스코가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상청]

태풍 프란시스코가 이렇게 독특한 경로로 이동하는 건 여름철 한반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북태평양 고기압 때문이다.
 
태풍은 보통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한다.
가장 더운 시기인 7월 말에서 8월 초에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위에 강하게 자리 잡으면서 태풍이 진입할 수 없도록 사실상의 보호막 역할을 한다.
 
태풍의 한반도 상륙 시기가 8월 말부터 9월 사이에 집중되는 것도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한반도에서 물러가면서 태풍의 경로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여름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예년보다 약해지면서 태풍에 일찍 진입로를 열어준 것이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보통 여름철 가장 더운 시기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전체를 굳건히 덮고 있어서 태풍이 우리나라로 들어오지 못하고 대만이나 중국으로 지나간다”면서도 “이번 태풍의 경우 6일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동쪽으로 수축함에 따라 북쪽으로 경로를 틀어서 우리나라 쪽으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장마 시즌이었던 지난달에 중부지방에 마른장마가 이어진 것도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북상을 막았기 때문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에 올여름에 한반도에서 힘을 못 쓰는 것도 평소보다 북상이 늦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 과장은 “현재 북태평양 기단의 핵심이 평소보다 상당히 북상해 있기 때문에 태풍이 그 아래에서 동에서 서로 이동 중이고, 6일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함에 따라 태풍이 뒤늦게 북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약화한)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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