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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300만원, 세종 0원···청년수당도 '동네 잘 만나야 호강'

중앙일보 2019.08.06 00:03 종합 10면 지면보기

우리동네 청년 혜택 <상> 

지난 5월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청년수당 오리엔테이션 당시 모습이다. [사진 서울시]

지난 5월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청년수당 오리엔테이션 당시 모습이다. [사진 서울시]

취업 준비생 박철수(27·가명)씨는 지난해 서울시에서 청년수당을 받았다. 6개월간 매달 50만원이 들어왔다. 박씨는 “지난 3년간 취준생 생활을 하면서 항상 쪼들렸고, 통장 잔고가 50만원을 넘어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로 부족한 식비에 청년수당을 썼다. 그는 서울시의 청년수당 수기에 “먹고 싶은 음식을 걱정 없이 사는 것도 행복이라 느끼게 해줬다”고 적었다. 포털에서는 이 같은 청년수당 혜택 경험을 공유한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취업 청년 대상 활동비 지급
6곳은 300만원, 5곳은 제도 없어
4개 지자체는 100만~200만원
“현금 복지 포퓰리즘” 비판도

서울시와 비슷한 청년수당 제도를 운영하거나 준비 중인 데가 12개 시·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는 청년수당을 포함해 전국 17개 시·도의 청년 대상 복지 제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우리동네 청년혜택(https://news.joins.com/digitalspecial/363)’ 디지털스페셜을 제작해 6일 공개했다. 시도별 ▶수당 액수 ▶나이·가구소득 등 자격조건 ▶현금·체크카드(포인트) 등 지급방식 ▶사용처 ▶신청방법 및 담당부서 연락처 등을 담았다.
 
일부 지자체 취업 프로그램 연계 
 

중앙일보가 6일 공개한 ‘우리동네 청년혜택’ 홈페이지(https://news.joins.com/digitalspecial/363). 시·도별 청년수당을 담았다.

청년수당은 디딤돌이나 드림, 기본소득 등 광역지자체마다 명칭이 다양하지만 취업하지 못한 청년에게 활동비 명목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비슷하다. 3년 전 서울시가 가장 먼저 도입했다. 서울시 도입 이후 다른 광역 시·도도 도입해 현재 7월 말 기준 12곳으로 늘어났다. 금액은 연간 100만~300만원이다. 서울·부산·인천·대전·전남·제주 등 6곳이 6개월간 총 300만원을 지급한다. 강원도 역시 올해 중 30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강원도청 일자리과 관계자는 “추경을 통해 예산을 편성했다”며 “2000명 규모로 대상자를 선정해 오는 10월부터 6개월간 수당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은 200만원, 울산은 180만원, 대구 150만원, 경기 100만원이다. 광주광역시는 내년 상반기에 대상자를 모집해 24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세종·충북·충남·전북·경북 등 5곳은 청년수당 제도가 없다. 대신 중소기업 지원사업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일자리 정책을 시행 중인 곳도 있다.
 
청년수당은 ‘청년’이라고 해서 모두 지원하지는 않는다. 소득 구분 없이 전 계층의 6세 미만 아동(9월부터 7세 미만)에게 지급하는 아동수당과 다르다. 우선 연령 제한이 12개 시·도별로 미세하게 차이 난다. 대부분 만 18세 또는 19세부터 시작해 만 34세 또는 35세까지로 연령 기준을 뒀다. 인천은 대상 폭을 만 39세까지 넓혔다. 경기도처럼 만 24세만을 대상으로 하기도 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취업준비생의 평균 연령 등을 고려해 정한 기준”이라고 말했다.
 
중앙정부에서도 청년수당과 비슷한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제도를 시행 중이다. 중앙정부-시·도의 중복 지원을 피하려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이 졸업·중퇴 이후 2년 이내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한다면, 지자체는 2년 경과한 청년으로 달리했다. 소득 기준에 따라 대상자가 결정되기도 한다. 이밖에 일부 지자체는 수당만 주는 게 아니라 취업 관련 프로그램을 연계해 차별화하기도 했다. 대구의 사회진입활동지원금이 대표적이다. 상담연결형·진로탐색형·일경험지원형 등 3가지 프로그램으로 나눠 진행한다. 일경험지원형을 택하면 실제 사업장에서 5개월간 근로할 기회도 갖는다.
 
서울시 “청년수당 지급 1년 뒤 39% 취업” 
 
청년수당 지급 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청년수당 지급 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청년수당을 처음 도입한 서울시는 청년수당이 효과 있다고 주장한다. 서울시가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에 의뢰해 2017년 청년수당 참여자 2000명을 조사했더니 주된 사용처는 생활비가 42%로 가장 많았고, 학원·교재비(37%), 면접비(12%) 등의 순이었다. 서울에 사는 전모(26·여)씨는 “휘청거릴 때도 ‘너는 나라에서 벌어준 시간이 있잖아. 조급해 말자’며 다독일 힘이 생겼다. 이를 기반으로 1년에 한 번 있는 자격증 시험에 합격했다”고 수기집에 썼다. 청년고용 촉진으로 이어지는 효과도 보인다. 청년수당을 받은 지 1년 뒤 취업상태에 있는 청년이 10명 중 4명(39%)꼴이다.
 
서울시가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1500명의 하반기 청년수당 신청자를 추가 모집하는데 벌써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지난 4월 상반기 모집 때 예상보다 신청자가 몰려 탈락자가 대거 발생했다고 한다. 당시 모집 인원이 5000여 명이었는데 1만4000여명이 몰렸다.  
 
하지만 청년수당은 현금복지이기 때문에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정책이라는 비판도 있다. 지방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현금성 복지 정책을 마냥 확대하기보다는 효과를 철저히 검증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현금복지 효과 등을 검증하기 위한 복지대타협특별위원회를 꾸렸다. 복지대타협특위의 이상범 전문위원은 “전국 지자체의 현금성 복지 정책을 전수 조사해 효과를 분석할 계획”이라며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정책 수정을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17개 시·도별 청년수당, 금융·부동산 관련 혜택의 세부 내용과 신청 방법은 중앙일보가 만든 ‘우리동네 청년혜택(https://news.joins.com/digitalspecial/363)’ 디지털스페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황수연·김민욱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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