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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보복 돌파구로 '남북 평화경제' 꺼낸 文 대통령

중앙일보 2019.08.05 18:18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평화경제'를 강조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평화경제'를 강조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대항마로 ‘평화 경제’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에서 “일본 경제가 우리 경제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경제 규모와 내수시장”이라며 “남북 간의 경제협력으로 평화 경제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단숨에 일본 경제의 우위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경제 보복은) 경제 강국으로 가기 위한 우리의 의지를 더 키워주는 자극제가 될 것이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우리는 평화 경제의 절실함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당 "또 북한 퍼주기냐"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 등을 의식한 듯 문 대통령은 “평화 경제는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에 굴곡 있다 해서 쉽게 비관하거나 포기할 일이 아니다”며 “긴 세월 대립과 불신이 있었던 만큼 끈질긴 의지를 가지고 서로 신뢰를 회복해 나가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8·15 경축사나 3·1절 기념사를 통해 평화 경제를 규정해왔다. 이 말이 처음 전면에 등장한 것은 지난해 광복절 때다. 당시 남북 정상회담 등으로 분위기가 고무된 상태에서 문 대통령은 ‘평화가 경제다’라는 주제의 경축사를 통해 “평화 경제, 경제공동체의 꿈을 실현시킬 때 우리 경제는 새롭게 도약할 수 있다. 민족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날도 앞당겨질 것이다”라고 했다. 올해 100주년이었던 3·1절 기념사 때도 “한반도에서 평화 경제의 시대를 열어나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8·15를 열흘 앞둔 이 날 다시 ‘평화경제’를 언급하면서 “평화 경제야말로 세계 어느 나라도 가질 수 없는 우리만의 미래”이자 “남과 북이 함께 노력해 나갈 때 비핵화와 함께하는 한반도의 평화와 그 토대 위에 공동번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란 낙관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평화 경제 외에 “일본의 무역보복에 정부·기업·국민이 한마음으로 대응해주셔서 감사드린다”라거나 “제2 벤처 붐 조성으로 혁신 창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고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이뤄냈다”, “미래 먹거리로 삼은 시스템반도체, 전기차와 수소차, 바이오ㆍ헬스 등 신산업 분야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인다” 등의 발언에서 보듯 주로 내부를 향한 메시지를 냈다.
 
일본에 대해 문 대통령은 “양 국민에게 상처를 주고,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 나라 일본이라는 비판도 만들고 있다. 자유무역질서를 훼손하는 것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도 매우 크다. 경제력만으로 세계의 지도적 위치 설 수 없다는 점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절대 지지 않겠다”던 2일보다 발언 수위는 낮아졌다.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야당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일본 경제보복은 우리 앞에 펼쳐진 '현실'인데 대통령의 대책은 꿈에도 못 잊는 북한 김정은과의 '환상' 속에 있다. 일본발 경제 대란 마저도 북한 퍼주기에 이용하려 한단 말인가”고 비판했고,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그럴듯한 ‘수사적 표현’, ‘당위론’만 즐비했고, 구체적 대안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통령이 선동의 북소리를 울리고, 참모들과 관계 장관들이 ‘반일의 노래’를 합창하는 방식으로는 지금의 난국을 타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권호·성지원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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