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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韓기업들 신용도 타격 입겠지만, 충분히 감당 가능"

중앙일보 2019.08.05 16:18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일 일본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대해 "한국 기업 신용도에 부정적이지만, '수출 금지'로 격화하지 않는 한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예측했다. [자료 무디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일 일본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대해 "한국 기업 신용도에 부정적이지만, '수출 금지'로 격화하지 않는 한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예측했다. [자료 무디스]

일본이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배제한 것을 두고 자본시장에선 다소 온도 차가 있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국내 제조업은 물론 경제성장률에도 부정적 여파가 클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예상보다 파장이 크지 않을 수 있어 확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정부가 이번 사안에 안이하게 대처해선 곤란하지만, 과잉 대응 역시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무디스 "수출금지로 격화하지 않으면 감당 가능한 수준"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2일 보도자료를 내 일본의 이번 조치가 한국 기업 신용도에 부정적이란 점은 분명히 했다. 그러나 수출 절차를 다소 복잡하게 한 조치가 '수출금지'로 격화하지 않는 한 "대부분의 경우 감당 가능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디스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한국 기업이 핵심 소재를 적시에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소재 공급을 늦추는 데 그친다면 한국 기업들의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고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또 일본 정부가 한국 수출을 아예 불허할 경우에는 '중대한 수준'의 차질을 빚겠지만, 이 역시도 현실성이 낮다고 봤다. 무디스는 "한·일 제조업 간 상호 연관성과 글로벌 공급망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면 (수출 불허) 시나리오는 가정하고 있지 않다"고 단정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일본산 소재 조달에 제약이 지속하면 한국 업체들이 해당 소재의 국산화율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한국에는 다소 낙관적 관측도 내놨다.
 

"백색국가 제외해도 비슷하게 교역 가능…확대해석 자제해야" 

증권가에서도 일본의 조치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더라도 일본 내 기업으로부터 받던 소재·부품 공급망이 일거에 수도꼭지 잠기듯 중단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일본 정부로부터 자율준수프로그램(ICP·International Compliance Program) 인증을 받은 일본 내 거래 기업은 백색국가에 속하지 않은 국가의 기업과도 백색국가 기업과 비슷한 조건에서 교역할 수 있는 특별일반 포괄허가를 적용받고 있다. 후지필름·스미토모화학 등이 이런 인증을 받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ICP 인증을 받은 일본 기업을 1300여곳으로 추정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전자제품을 많이 생산하는 중국·대만·싱가포르 등은 백색국가에 해당하지 않지만, 어떤 국가도 일본 제품 수입이 어려워 생산 차질을 겪었다는 소식이 나온 적은 없다"며 "그 이유는 일본 내 ICP 인증 기업은 특별일반 포괄허가 제도가 적용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경민 교보증권 전략가(Strategist)도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다고 한·일 간 교역이 중단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아직은 수출 품목과 절차가 복잡해진 문제로 확대해석은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한국 백색국가 제외, 자본시장 생각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일본의 한국 백색국가 제외, 자본시장 생각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변수는 7일 日 '포괄허가 품목' 개정…성장률 0.5%p 하락 전망도

변수는 일본이 오는 7일 발표하는 개정고시에서 특별일반 포괄허가 대상 품목까지 바꿀지다. 한국 등 백색국가에서 배제된 나라에 적용하는 포괄허가 불허 품목을 어느 정도로 정하느냐에 따라 한국 기업의 피해 규모도 달라질 수 있다. 증권가에선 한·일 무역분쟁 여파가 전자제품 전반으로 확산하는 등 최악의 경우 올해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0.3~0.5%포인트가량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전체 전략물자 수입 중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14.5%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일본이 수출을 엄격히 하면 국내 제조업과 경기에 미칠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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