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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포린폴리시 "충돌하는 한·일 보라, 아시아 시대는 끝났다"

중앙일보 2019.08.05 15:49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신조 총리가 2018년 베트남 다낭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APEC정상회의 정상기념촬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하는 쪽을 바라보고 있다.   [다낭=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신조 총리가 2018년 베트남 다낭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APEC정상회의 정상기념촬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하는 쪽을 바라보고 있다. [다낭=청와대사진기자단]

 
미국 내에서 한ㆍ일 갈등 악화를 두고 “아시아의 시대가 끝났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미국 유력 외교 전문지인 포린 폴리시는 지난달 31일 발간된 최신호에서 “아시아의 세기는 끝났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포린 폴리시는 진보 성향의 국제문제 전문지로, 미국 조야뿐 아니라 정부 인사들 사이에서도 파급력이 있다.  
 
해당 기사는 지난달 23일 중국과 러시아가 동해에서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 안으로 들어와 공동훈련한 것으로 시작한다. 기사를 쓴 마이클 오슬린은 당시 상황을 “전례 없던 사건”으로 규정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를 위협하는 위기를 보여주며, 동시에 ‘아시아의 세기’라고 불리는 시기가 예상보다 빨리 끝나고 있음을 알려준다”고 주장했다.  
 
인도-태평양 전략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 미국 정부의 핵심 외교 정책 중 하나다. 포린 폴리시가 한반도 상황을 예를 들어 인도-태평양 정책이 위기에 처했다는 경종을 울린 셈이다. 지난 6월1일미 국방부가 펴낸 ‘인도태평양 전략보고서(IPSR)’에 따르면 미국은 한ㆍ미ㆍ일 3각 동맹과 인도와의 협력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를 명확히 했다. 마크 에스퍼 신임 미국 국방장관은 4일(현지시간) 호주 기자회견에서 “한 나라가 인도-태평양을 지배할 수도 없고, 지배해서도 안 된다”고 중국 견제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 KADIZ를 침범한 중국 군용기 'H-6'   [연합뉴스]

한국 KADIZ를 침범한 중국 군용기 'H-6' [연합뉴스]

 
그만큼 미국 행정부가 외교 정책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핵심 병기로 삼은 것이 인도-태평양 전략이다. 일본은 인도ㆍ호주 등과 손잡고 인도-태평양 전략에 적극 가담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익명을 전제로 “한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에 적극 가담하지 않는 것을 두고 미국에선 ‘결국 한국은 중국 편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고 말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3일 "신형 정밀유도 중거리 미사일을 아시아 동맹국에 배치하고 싶다"고 밝히자 중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중국은 미국 미사일을 배치하는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 미사일의 집중 포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AP=연합뉴스]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3일 "신형 정밀유도 중거리 미사일을 아시아 동맹국에 배치하고 싶다"고 밝히자 중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중국은 미국 미사일을 배치하는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 미사일의 집중 포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AP=연합뉴스]

 
포린 폴리시는 “수년간 미국의 동맹인 일본과 한국을 더 긴밀히 엮으려는 (미국의) 노력은 실패했다(floundered)”며 “이젠 아시아의 미래를 재고(reconsideration)할 때”라고 적었다. “미래는 아시아가 아니다(Future won‘t be Asian)”이라는 단언도 했다. 한ㆍ일 갈등뿐 아니라 인도의 경제성장률 저하 및 북핵 역시 아시아 지역의 위험요소로 지적하면서다.  
 
25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 참가 사연 등을 밝히는 '일본대사관 앞 시민 촛불 발언대'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 참가 사연 등을 밝히는 '일본대사관 앞 시민 촛불 발언대'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교부 2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때 아시아의 경제는 성장하지만 정치 및 외교는 어려움을 겪은 '아시아 패러독스'라는 말이 유행했던 것을 떠올리게 하는 주장”이라며 “미국뿐 아니라 한ㆍ일 등 아시아 핵심 국가들이 ’아시아 패러독스‘를 제대로 관리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라고 풀이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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