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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거리미사일 꺼내자마자···中 "한·일, 총알받이 되지마라" 협박

중앙일보 2019.08.05 11:43
중국이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 지역으로 거론되는 한국과 일본을 향해 협박에 가까운 경고를 던졌다. 중국 관방의 속내를 전달하는 환구시보(環球時報)는 5일 “한국과 일본, 이 말부터 먼저 해야겠다”는 협박성 문구를 사설(모바일판)의 제목으로 뽑았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3일 "신형 정밀유도 중거리 미사일을 아시아 동맹국에 배치하고 싶다"고 밝히자 중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중국은 미국 미사일을 배치하는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 미사일의 집중 포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AP=연합뉴스]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3일 "신형 정밀유도 중거리 미사일을 아시아 동맹국에 배치하고 싶다"고 밝히자 중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중국은 미국 미사일을 배치하는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 미사일의 집중 포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AP=연합뉴스]

무슨 말부터 하겠다는 건가. 환구시보가 사설 본문에서 발췌해 강조한 말은 “한국과 일본은 중국과 러시아 미사일이 겨냥하는 밀집 표적이 되지 말아야 하고 미국의 기세등등한 아시아 정책의 총알받이가 돼선 안 된다는 점을 똑똑히 깨닫기 바란다 ”이다.

미국이 한·일에 중거리 미사일 배치하면
한·일은 중·러의 직간접적인 적이 돼
중·러 미사일 집중 겨냥의 표적이 될 것
사드 배치 이상의 엄청난 충격 발생해

미국이 INF(중거리 핵전력) 조약에서 탈퇴한 다음 날인 3일 마크 에스퍼미 국방부 장관이 “신형 정밀유도 중거리 미사일을 아시아 동맹국에 배치하고 싶다”고 밝히자 중국이 격렬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환구시보는 “에스퍼 장관의 바람대로 미국이 아시아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게 된다면 이는 엄중한 현상 타파로 역내에 피할 수 없는 군비경쟁을 불러일으키고 또 지연(地緣) 정치의 커다란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중거리 미사일은 의심의 여지없는 공격 무기로 이는 한국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사드) 체계를 배치한 것 이상의 엄청난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며 “어떤 국가든 미국의 미사일을 배치한다면 이는 중국과 러시아 양국의 직접 또는 간접 적이 된다는 것으로 전략적으로 볼 때 제 몸을 불사르는 것과 같은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어렵지 않게 미국이 미사일을 배치하려는 나라가 한국과 일본이 될 것이라는 점을 생각할 수 있다”며 이 경우 “한국과 일본이 맞닥뜨리게 될 위험은 과거 유럽 국가들이 소련과 대치했던 것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이 미국을 도와 중국과 러시아를 위협하게 된다면 중국과 러시아는 연합해 보복에 나서게 될 것인바 이 경우 미국으로부터 받는 압력에 따른 손실보다 중·러의 보복으로 인한 손해가 더 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환구시보는 5일 "한국과 일본, 이 말부터 먼저 해야겠다"는 제하의 사설에서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기세등등한 아시아 정책의 '총알받이'가 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중국 환구시보는 5일 "한국과 일본, 이 말부터 먼저 해야겠다"는 제하의 사설에서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기세등등한 아시아 정책의 '총알받이'가 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중국 환구망 캡처]

환구시보는 “한국과 일본은 자기 국가의 이익 실현 방식이 과거 미국 한 나라에만 의존하던 것에서 벗어나 이젠 아시아의 강력한 발전에 따라 다원화됐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한·일이 미국을 따라 냉전으로 회귀할 경우 국가 이익의 실현은 악몽에 부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또 “중국의 경제 실력이 현재의 국방예산보다 훨씬 많은 액수를 지탱할 수 있다”며 “미국이 만일 아시아 군비경쟁을 촉발하면 그 결과는 중국에 새로운 슈퍼 무기고를 만드는 결과만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환구시보는 “한국과 일본은 중국과 러시아 미사일이 집중 겨냥하는 표적이 되지 말아야 하고 미국의 기세등등한 아시아 정책의 총알받이가 돼선 안 된다는 점을 똑똑히 깨닫기 바란다”로 글을 마무리했다.
미국에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가 가져올 군비경쟁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동시에 한국과 일본을 상대로 미국의 미사일 배치를 허용하지 말라는 협박을 던진 것이다. 중국 군비통제국은 6일 오전엔 미국의 INF 조약 탈퇴에 관한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푸충(傅聰) 중국 군비통제국 국장은 미국의 INF 조약 탈퇴를 비난하면서 미국 미사일 배치의 주요 후보로 거론되는 한국과 일본을 상대로 또 다른 경고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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