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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서 200만 학살 누온 체아, 죽을 때까지 "전쟁 범죄 아냐"

중앙일보 2019.08.05 11:26
 크메르루즈 정권의 2인자 누온 체아 (Nuon Chea)가 2008 년 3월 20일 캄보디아 프놈펜 전쟁 범죄 재판소에 출석해 최종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크메르루즈 정권의 2인자 누온 체아 (Nuon Chea)가 2008 년 3월 20일 캄보디아 프놈펜 전쟁 범죄 재판소에 출석해 최종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970년대 캄보디아 '킬링 필드'의 핵심 전범인 누온 체아 전 캄푸치아공산당 부서기장이 4일 프놈펜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체아는 캄보디아 양민 약 200만명을 학살한 급진 좌익 무장 단체 크메르루주의 최고 권력자였던 폴 포트 정권의 이인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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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폴 포트 정권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해 지식인 학살이나 도시 주민을 농촌으로 강제 이주 작업에도 관여했다. 가난한 빈곤층을 위한다며 학교와 수도원으 패쇄하고, 사유 재산을 폐지하는 등 무모한 유토피아 정책을 실천에 옮겼다.
롤랑 조페 감독의 영화 '킬링필드'의 한 장면. 캄보디아 기자 디스 프란 역할을 했던 행 S. 노어가 학살 현장의 참상을 보고있다. [사진 킬링필드]

롤랑 조페 감독의 영화 '킬링필드'의 한 장면. 캄보디아 기자 디스 프란 역할을 했던 행 S. 노어가 학살 현장의 참상을 보고있다. [사진 킬링필드]

권좌에서 밀려난 체아는 전범 재판에 따라 체포되기 전까지 "조국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며 학살 전범 폴 포트 정권의 정책을 옹호했다.
그는 유엔과 캄보디아가 함께 설립한 크메르루주 전범 재판소에서 인륜에 반하는 죄, 대량학살 죄 등으로 기소돼 2014년 8월 종신형을 선고받고, 2016년 11월 형이 확정됐다.
전범 재판 법정에서 선 체아는 90분에 이르는 최후 진술에서 미국과 베트남의 침략을 막기위해 "애국자로서 끊임없이 노력했다 "며 책임을 피했다. 그는 {포트 정권 이전의) 미국에 의한 폭격이나 베트남의 소행"이라며 양민 학살에 대해 전면 부인으로 일관했다. 그는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죽이지 않았다”며 “우리는 단지 나쁜 사람들, 좋지 않은 사람들을 죽였다”고 밝혔다.
다만 크메르루즈 정권은 베트남의 점령 위협을 막으려고, 도시에서 농촌으로 국민들을 대대적으로 강제 소개했고, 이 과정에서 통제되지 않은 학살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악어의 몸통만 논의되고 있고, 일상 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인 그 머리나 꼬리는 논의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해야 한다”며 대량 학살 등을 설명한 검사의 기소에 대해 “무슨 내용을 말하는 것이건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는 “혁명에서 나의 위치는 국가와 인민의 이익에 봉사하는 것이다”며 “나는 식민주의와 우리 땅을 훔치고 캄보디아를 지구상에서 말살하려는 도둑들의 침략과 억압으로부터 내 조국을 해방하기 위해 내 가족을 버려야만 했다”고도 말했다. 
 누온 체아가 2013 년 10월 31일 캄보디아 전쟁 범죄 법정에서 뉘우치는 기색 없이 굳은 표정으로 출석해 있다. [AFP=연합뉴스]

누온 체아가 2013 년 10월 31일 캄보디아 전쟁 범죄 법정에서 뉘우치는 기색 없이 굳은 표정으로 출석해 있다. [AFP=연합뉴스]

2004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체아는 "실수가 있었던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나의 사상이 이었다. 나는 자유로운 국가를 원했다. 나는 사람들의 행복을 원했다. 그것은 전쟁 범죄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1975년~ 1979년 크메르루주 정권 당시 기아. 고문, 처형, 강제노동 등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당시 캄보디아 인구의 약 4분의 1인 170만~220만으로 추산된다.
 4일 누온 체아가 사망한 '소비에트 친선 병원'에서 캄보디아 무장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4일 누온 체아가 사망한 '소비에트 친선 병원'에서 캄보디아 무장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93세의 체아가 사망함에 따라 '킬링필드'의 진상규명은 더욱 어려워졌다. 크메르루주 최고 권력자 폴 포트는 1998년에 사망해 법정에서 단죄할 기회조차 없었다. 다만 200만 캄보디아 양민 학살 정권의 만행을 증언할 생존자는 키우 삼판(88) 전 국가 주석 뿐이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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