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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1일간 46명 총격 사망…총기규제 대선 태풍으로

중앙일보 2019.08.05 00:03 종합 6면 지면보기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의 오리건 지구에서 4일(현지시간) 오전 1시쯤 총격사건이 발생해 용의자를 포함해 10명이 죽고 최소 16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단독범행으로 추정했다. 구급대원들이 사망자 시신을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의 오리건 지구에서 4일(현지시간) 오전 1시쯤 총격사건이 발생해 용의자를 포함해 10명이 죽고 최소 16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단독범행으로 추정했다. 구급대원들이 사망자 시신을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미 동북부 오하이오주(州) 데이턴에서 4일 새벽 1시쯤(현지시간) 또 총격사건이 발생해 10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전날인 3일 텍사스 대형 쇼핑몰에서 총기 난사사건이 발생해 20명이 사망한 지 불과 16시간여 만에 벌어진 일이다.
 

텍사스 20대 소총 난사 20명 숨져
백인우월주의 증오범죄 가능성
오하이오 10명 사망 ‘피의 주말’
바이든 “얼마나 희생돼야 하나”

이날 데이턴 지역 경찰은 트위터를 통해 “오리건 지역에서 새벽 1시쯤 총격사건이 발생해 용의자가 죽고 다른 9명도 숨졌다”며 “적어도 16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데이턴 총격 사건의 용의자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대응 사격한 경찰 총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직 사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데이턴 경찰은 트위터에서 “미 연방수사국(FBI)이 현장에 지원을 위해 도착했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알거나 목격한 사람은 경찰 수사를 위해 연락을 바란다”고 지역사회에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은 희생자 가족들을 위한 통합지원센터를 데이턴컨벤션센터에 마련하고 상황 파악과 정보 공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용의자의 범행 동기나 공범이 있는지 여부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앞서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에서는 3일 오전 10시쯤 총기 난사사건이 발생해 20명이 숨지고 26명이 다쳤다.(한국시간 4일 오후 10시 기준)
 
텍사스 총격 용의자가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채 쇼핑몰로 들어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텍사스 총격 용의자가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채 쇼핑몰로 들어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AP통신에 따르면 텍사스 총격 사건은 엘패소의 한 대형 쇼핑몰 안에 있는 월마트에서 발생했다. 부상자 중에는 4개월 된 갓난아이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에 이송된 피해자 중에는 위독한 이들도 있어 희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경찰은 자동소총을 난사한 용의자인 패트릭 크루셔스(21)를 현장에서 체포해 조사 중이다.  
 
크루셔스는 AK-47을 개량한 소총으로 무장하고 주말 쇼핑을 위해 나들이 나온 이들에게 총격을 가했다. 지역방송인 KTSM9가 보도한 총격 영상을 보면 크루셔스는 범행 당시 소음방지용 귀마개까지 하고 총격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크루셔스는 사건 현장으로부터 약 1000㎞가량, 자동차로 10시간 이상 떨어진 마을인 앨런 출신으로 파악됐다.
 
현지 경찰은 크루셔스의 범행이 백인우월주의에 배경을 둔 증오범죄인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엘패소 사건에 대한 첫 911신고가 접수되기 불과 19분 전 히스패닉 이주자들을 강하게 비난하는 내용을 담은 익명의 선언문이 온라인 커뮤니티 ‘에잇챈(8chan)’에 올라온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멕시코와 국경을 마주한 엘패소는 중남미 이주자들이 많은 지역이다.
 
그레그 앨런 엘패소 경찰청장은 기자회견에서 “증오범죄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한 개인의 ‘선언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작성자가 크루셔스와 동일인인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불편한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등록된 이 선언문에는 “미국은 내부에서부터 부패하고 있다. 이를 멈추기 위한 평화로운 수단이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경찰 수사의 초점은 이 선언문을 크루셔스가 올렸는지를 포함한 구체적인 범행 동기에 맞춰질 전망이다.
 
최근 발생한 미국 총기사고

최근 발생한 미국 총기사고

미 정치권에서는 해묵은 총기규제 문제를 더 이상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미 전역에선 총격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면서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11일 동안 총격사건으로 무려 46명이 죽고 70여 명이 다쳤다. 사상자만 120여 명에 달한다. 연이은 총격사건으로 미 대선에서 총기 규제 이슈가 ‘허리케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의 유력 대권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엘패소 총격사건 발생 직후 트위터에서 “얼마나 많은 생명이 (총기 난사로) 희생되고, 지역사회가 찢어져야 하는가”라며 “우리가 행동에 나서 총기 폭력을 끝낼 시간이 지났다”고 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우리는 미 총기협회(NRA)와 총기 제조사들도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민주당 상원의원도 “너무 많은 지역사회가 이미 비슷한 비극을 겪었다”며 “지금 당장 우리 사회에 만연한 총기 폭력 종식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엘패소 출신인 민주당 대선주자 베토 오로크(텍사스) 전 하원의원과 진보 성향 대선주자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은 총격사건 당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미 지방공무원노조연맹(AFSCME) 포럼에 참석해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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