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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사이버해킹으로 2조 벌어···보드카 10만병 밀수입 적발도"

중앙일보 2019.08.04 19:08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워원회 전문가 패널은 북한이 지난 4년간 사이버 해킹으로 벌어들인 자금이 최대 2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중앙포토]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워원회 전문가 패널은 북한이 지난 4년간 사이버 해킹으로 벌어들인 자금이 최대 2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중앙포토]

북한이 암호화폐 교환소에 대한 사이버 공격으로 최근 4년 간 2조원 넘는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제재망을 피해 10만병이 넘는 보드카를 수입하려다 적발된 것으로 조사됐다. 
아사히신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작성한 142쪽 분량의 미발표 중간보고서를 입수했다며 4일 이 같이 보도했다. 

아사히, 유엔 전문가패널 보고서 입수 보도
"17개국서 35차례 해킹, WMD개발 의혹"
벨라루스산 보드카 밀수입 두 차례 압수돼
감시망 헛점 이용해 국제금융망에 접근

 
신문에 따르면 보고서는 “북한이 2015년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적어도 17개 국 금융기관 및 암호화폐 교환소 등을 대상으로 35차례에 걸쳐 사이버 해킹을 감행한 의혹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패널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사이버 부대가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자금 등을 벌기 위해 이런 광범위한 활동을 벌인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이 해킹 공격으로 얻은 자금은 최대 20억 달러(약 2조 4000억원)에 이른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암호화폐 교환소에 대한 공격은 추적이 어렵고, 정부의 감시나 규제도 느슨한 편이어서 북한의 주요 현금 조달 창구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 패널은 북한의 사치품 밀수도 여전한 것으로 파악했다. 아사히는 보고서를 인용해 “한 유엔 회원국이 지난해 11월과 올 2월 두차례에 걸쳐 북한으로 가던 벨라루스산 보드카 10만5600병(약 4900만원 어치)을 유엔 회원국이 적발해 압수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TV아사히는 지난 2월 말 "네덜란드 당국이 보드카를 압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TV아사히가 지난 2월 27일 북한에 밀수될 예정이던 보드카 9만병이 네델란드에서 발견돼 압수됐다고 보도했다. [TV아사히 홈페이지 캡처]

TV아사히가 지난 2월 27일 북한에 밀수될 예정이던 보드카 9만병이 네델란드에서 발견돼 압수됐다고 보도했다. [TV아사히 홈페이지 캡처]

이 과정에서 수상한 거래 흔적도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적발된 보드카의 경우 수취인이 홍콩 기업인데, 대금을 지불한 사람은 싱가포르에서 인재회사를 경영하는 싱가포르 국적의 40대 후반 남성으로 밝혀졌다. 이 남성은 전문가 패널 조사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리씨’로 부르는 여성의 의뢰로 적포도주 구입 비용을 댔을 뿐이며 북한으로 가는 보드카인 줄 몰랐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 밀수하려던 보드카는 중국 내몽고자치구의 자칭 ‘러시아 식자재 수입점’이 수취인으로 올라 있었다. 
 
한편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이번 압수 조치에 대해 중국 당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적었다.
 
중국 정부는 전문가 패널에 “중국 측이 얻은 정보에 따르면 이번 사안에서 북한과의 관련성은 보이지 않는다”며 “북한이 최종 목적지라는 확고한 증거를 압수 당사국이 제시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또 중국은 “보드카가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서) 명확히 금지하는 물품인가”라며 “조사에는 중요한 법적 근거가 결여돼 있다”고 반박했다. 
 
보고서는 유엔 회원국들의 경제제재가 불충분해 북한이 국제금융 시스템에 접근하는 게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제재 대상 은행을 포함해 북한 금융기관들이 불법으로 석탄·석유 거래 등을 할 수 있도록 30명 이상의 대리인을 해외에 포섭하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런 세탁 경로를 이용해 현금화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 패널의 지적이다.  
 
전문가 패널은 최근 미국 등의 집중 감시를 받는 해상 환적과 관련해선 “북한이 (소형 선박에서 주로 쓰는) 클래스 B 타입의 AIS(위성항법장치를 이용한 자동선박식별장치)를 이용해 국내 중계선이나 소형선으로 옮겨싣는 신종 수법을 쓰고 있다”고 보고했다.   
 
아사히에 따르면 이번 안보리 전문가 패널 보고서는 올 2월 이후 반년 간에 걸쳐 대북제재 위반 의심사안을 조사한 결과를 담은 것으로서 앞으로 대북제재위의 논의를 거쳐 9월 초에 공식 발표된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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