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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 시대에 안심하고 죽을 수 있으려면

중앙일보 2019.08.04 08:00

[더,오래] 반려도서(69) 

『죽음과 장례의 의미를 묻는다』
고타니 미도리 지음·현대일본사회연구회 옮김 / 한울엠플러스 / 2만5000원 
 
죽음과 장례의 의미를 묻는다

죽음과 장례의 의미를 묻는다

얼마 전 부산에서 홀로 살던 30대 여성이 숨진 지 40여 일만에 발견됐다. 부모 등과 연락 없이 수년 전부터 혼자 살던 이 여성은 뚜렷한 직업 없이 생활고에 시달리다 혼자 외로이 죽음을 맞이했다. 사회 관계망이 단절된 채 죽음을 맞이하는 이런 '고독사'는 이제 꼭 노년의 문제만은 아니다.
 
이제 혈연만으로는 노화와 질병, 죽음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 만혼, 비혼이 증가하고 결혼해서도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가 늘고 있다. 이혼이나 사별 등으로 혼자가 되기도 한다.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0%에 육박한다. 혈연관계를 초월한 사회 관계망 안에서 개인의 죽음과 장례를 감당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죽음과 장례의 의미를 묻는다』는 고독사 시대에 변화하는 일본의 장례문화를 소개한다. 사망자가 증가하는 다사사회(多死社會)인 일본에서는 장례식 규모가 작아지고 가족과 가까운 친족만으로 간소하게 치르는 가족장과 장례식 없이 가족들끼리 하룻밤을 지내고 바로 화장하는 직장(直葬)이 늘고 있다. 
 
무연사를 줄이기 위해 일본 지차에서는 고령자에게 생애 마지막 단계의 의료에 관한 자신의 희망을 써 둘 것을 제안하고,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제작한 '엔딩노트'를 주민에게 무료로 배포해 죽음을 어떻게 맞고 싶은지에 대한 의사표시를 하도록 한다. 또 지자체에 따라 지역 주민의 장례식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지정 장의사에서 염가로 장례식을 치를 수 있는 시민장 제도를 마련하기도 한다. 
 
비즈니스 기회도 늘었다. 일본에서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죽음'이라는 단어를 '종활(終活)'로 바꿔 죽음을 사업 기회로 삼기도 한다. 대규모 추모공원이 개발되고 유골을 액세서리로 가공하거나 자택 안치용 납골용기를 판매하는 업자, 유품 정리업자 등도 등장했다. 시신 안치 전용 시설인 '시신호텔'도 있다. 
 
어디에, 누구와 묻힐 것인가도 문제다. 일본 지자체에서는 공영 공동묘를 운영하기도 하는데, 이는 자자손손 계승을 전제로 하지 않는 점이 특징으로 혈연관계를 넘어선 사람들이 들어간다. 탈 혈연모라고 볼 수 있는데 친구와 함께 들어가는 공동묘, 회사묘(기업묘)도 있다.  
 
책은 앞서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의 장례문화를 살펴보고, 모두가 안심하고 죽을 수 있는 사회를 고민한다. 죽음을 의식하고 살 때 삶이 더욱 충실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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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명 서지명 더,오래 팀 필진

더,오래 경제필진을 발굴하고 에디팅하고 있습니다. 시골에 내려가 책 읽고 글 쓰는 노후를 꿈꾸며 '로컬라이프'와 '반려도서'를 연재합니다. 노후, 은퇴라는 말만 들어도 숨이 '턱' 막힌다면 '더,오래'에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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