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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미ㆍ중 및 한ㆍ일에 “무역 긴장 우려” 이례적 언급

중앙일보 2019.08.03 23:20
2일 열린 ARF 외교장관회의 직전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모인 장관들. [연합뉴스]

2일 열린 ARF 외교장관회의 직전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모인 장관들. [연합뉴스]

 한국 강경화 장관과 일본 고노 다로 외상이 모두 참여한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서 한ㆍ일 간 무역분쟁을 우려하는 성명이 잇따라 나왔다.

“보호주의, 무역 보복 유감”

3일 발표된 아세안+3(한ㆍ중ㆍ일) 외교장관회의의 결과물인 의장성명은 “장관들은 아세안과 한ㆍ중ㆍ일 간의 무역이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것을 주목하면서도 무역 긴장(trade tensions)의 고조와 경제 성장에 미칠 영향에 주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또 “장관들은 보호주의 흐름과 반세계화 정서가 늘어나는 기류에 우려를 표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서 구현하고 있는 역내 경제 통합을 지원할 자유롭고 개방되며 규범에 기초한 무역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헌신하겠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무역 긴장, 보호주의, 반세계화 등은 지난해 아세안+3 의장성명에는 쓰이지 않았던 단어들이다. 앞서 2일 이번 회의의 의장국인 태국 외교부의 아태윳스리사뭇 차관보는 “우리는 그것이 미ㆍ중 간이든, 일ㆍ한 간이든 역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최근의 무역 보복(trade retaliation) 조치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특정 국가를 지목하진 않았지만, 아세안+3 의장성명에서 나온 우려는 미ㆍ중과 한ㆍ일 간 무역 긴장을 모두 대상으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일본의 화이트 국가 결정 바로 다음날 의장성명이 나왔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경제적 위협 관련 대화 더 많이 해야”

같은날 발표된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 의장성명도 비슷한 우려를 담았다. 성명은 “장관들은 EAS 참여 국가들간의 경제적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내 경제 통합을 위해 공동의 경제적 위협에 대해 더 많은 대화를 하기를 독려한다(encourage)”고 대화를 강조했다. 역시 지난해에는 없던 내용이다. EAS에는 한ㆍ미ㆍ일을 비롯, 아세안 10개국과 중국과 러시아 등 18개국이 참여한다.
이처럼 아세안이 무역 긴장에 대한 우려와 대화의 중요성을 회의 결과물에 넣은 것은 정부가 이번 아세안 회의에서 기회가 될 때마다 일본 경제 보복 조치의 부당성을 강조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여지가 있다. 특정 국가를 비난하거나 편들지 않는다는 아세안의 암묵적인 룰을 고려할 때 이례적 언급들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김제봉 태국 주재 북한대사가 2일 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있다. [뉴스1]

김제봉 태국 주재 북한대사가 2일 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있다. [뉴스1]

ARF 의장성명 “트럼프-김 판문점 회동 환영”

한편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 안보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에서는 북핵 문제와 관련, 평화적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장관들은 모든 당사국이 평화적 대화를 재개 혹은 지속하고, 비핵화된 한반도에서의 지속적 평화와 안정을 현실화하는 데 있어 진전을 일구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판문점 선언, 평양 공동선언, 북ㆍ미 정상들이 합의한 공동성명 등을 신속하고 완전하게 준수해야 한다”면서다. 6월3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난 것을 환영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성명에서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 탄도 미사일 도발은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장관들은 북한이 약속한대로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전념하고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해에도 담겼던 내용이다. 성명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전면적으로 이행할 것”이라고도 확인했다.

北 대표, ARF 회의서 발언도 안해

ARF 의장성명에서는 한국 등의 요청으로 지난해부터 북한이 꺼리는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한반도의 비핵화(CVID)’가 아니라 판문점 선언에서 사용한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sation)’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ARF 의장성명은 통상 회의에서 나온 발언들도 다양하게 담는데, 북한은 이번에 이용호 외무상을 ARF에 보내지 않았다. 김제봉 주태국 북한 대사가 회의에 참석했지만, 발언은 하지 않았다.
 방콕=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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