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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日 보복 유감 표현없이 "한·일 정치적 결정 반성부터"

중앙일보 2019.08.03 08:46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일 일본의 한국 백색국가 제외 결정 이후 열린 한미일 3국 외무장관회의 기념사진 촬영에서 멀리 떨어진 강경화 장관과 고노 다로 외상 사이를 좁혀보려 하고 있다.[A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일 일본의 한국 백색국가 제외 결정 이후 열린 한미일 3국 외무장관회의 기념사진 촬영에서 멀리 떨어진 강경화 장관과 고노 다로 외상 사이를 좁혀보려 하고 있다.[AP=연합뉴스]

미국 국무부는 2일(현지시간) "한·일은 양국 신뢰를 훼손한 정치적 결정들에 대해 자기성찰부터 하라"고 말했다. 일본이 한국을 백색 국가(white list)에서 제외하는 2차 보복을 강행한 데 대해 유감 표현 한마디 없이 양국에 동시에 책임과 반성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면서 "한·일 유대관계의 경제와 안보 측면까지 갈등이 확산하지 않도록 신중함이 요구된다"며 한국의 대응 조치 자제를 촉구했다.
 

"경제·안보로 추가 확산않도록 신중" 촉구
일본 백색국가 결정 뒤 3국 외교장관 회의
폼페이오 "한·일 위기 극복하도록 돕겠다"
美 "한·일 협정에 중재 절차 있다" 日 동조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일본이 백색 국가 제외 2차 보복을 결정한 것과 이에 대한 한ㆍ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탈퇴 등 대응조치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한국과 일본은 서로 양국 관계를 악화하면 그 결과로 고통을 받고, 각자가 이를 개선할 책임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수개월 간 양국의 신뢰를 훼손한 정치적 결정들에 대해 일정 부분 자아 성찰(soul-searching)부터 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같은 의미로 양국 유대관계의 경제 및 안보 측면으로 갈등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신중함도 요구된다"며 추가 조치 자제를 촉구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또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창의적 해결책을 위한 공간을 모색할 것을 권고한다"며 "미국은 이 문제에 계속 관여할 것이며, 두 동맹의 대화를 촉진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한·일의 친구이자 동맹으로서 미국은 북한을 포함한 공동의 역내 도전에 직면해 강력하고 긴밀한 3국 관계를 보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며 "한·미·일 3국이 연대감과 우정으로 협력할 때 우리 모두 더 강력해지고, 동북아도 더 안전해진다"고 덧붙였다.
 
이런 국무부 대변인의 입장은 미국의 '휴전'중재안에도 일본이 2차 보복을 강행한 데 대해 비판하거나 유감스럽다는 표현을 담지 않았다. 대신 "최근 수개월 간 양국 신뢰를 훼손한 정치적 결정"이란 표현으로 일본의 지난달 4일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에 이은 백색 국가 제외뿐 아니라 한국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일본 기업 자산 압류 조치 등 한국에도 책임이 있다고 양비론을 편 셈이다. 전날 미 정부 고위 관리가 기자들과 만나 "일부 한국 정부의 조치들은 정치적 효과를 노리거나, 심지어 계산해 반일 감정을 자극하는 행동들로 보인다"고 한·일 갈등의 책임을 한국에 돌린 듯한 발언과도 유사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를 사이에 두고 손을 잡으며 대화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를 사이에 두고 손을 잡으며 대화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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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중재 관심 없어…65년 한·일 협정 중재 조항 있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일본 각의 결정 이후에 태국 방콕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결정에 대해 유감 표명을 하지 않았다. 대신 "한국과 일본은 지역의 핵심 우방으로서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비핵화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두 나라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노력하겠다"고만 했다. 회담 뒤 강경화 외교장관은 기자들에게 "폼페이오 장관이 분쟁 해결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제안했다"고 했지만,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은 "그는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만 했다"고 다르게 말했다.
 
미 국무부 관리들은 방콕 현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일본 결정에 실망했다거나 어떤 입장을 밝혔느냐"는 질문에 "비공개 대화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겠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백악관과 미국 정부가 내내 한 말은 한·일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자는 얘기"라며 "양국이 감정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통제 불능이 되지 않도록 이성과 장기적 관점을 가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분명히 이번 분쟁의 중재자는 되지 않을 것이란 얘기냐"는 추가 질문에는 "미국은 이 문제의 직접 조정 또는 중재에 아무 관심이 없다"며 "1965년 한·일 기본협정에 중재 및 조정절차에 관한 조항이 있다"고 말했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 한·일협정에 따라 3국 중재위로 가자는 일본 입장에 동조하는 발언이다. 그러면서 "미국이 관여는 하지만 중간에 끼면 좋은 측면이 없고, 긍정적 결과도 없을 것"이라며 "이것은 한국과 일본 사이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이를 빨리 극복해야 하고, 확실히 더이상 추가 조치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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