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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X101 득표수 조작 의혹...통계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중앙일보 2019.08.03 07:00
[뉴스1]

[뉴스1]

아이돌 데뷔 오디션 프로그램인 엠넷의 ‘프로듀스 X(엑스) 101’의 문자 투표 조작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논란은 지난달 20일 마지막 생방송 경연 때 연습생 후보의 유료 문자 투표 차이에서 특정 숫자들이 반복돼 나왔다는 분석 등이 제기되며 확대되기 시작했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달 31일 CJ E&M 사무실 및 문자 투표 데이터 보관업체 등을 압수수색했다.
 

"매우 희박한 확률인 건 맞다" 

복수의 데이터 전문가들은 2일 문자 투표에서 특정 숫자의 배수가 반복해 나올 가능성에 대해 “원본 데이터를 보기 전까지는 확언할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매우 희박한 확률인 것은 맞다”고 밝혔다. 
 
마지막 생방송 속 연습생 후보들의 유료 문자 투표수를 보면 8·9위와 16·17위의 표차가 7494로 같다. 9·10위, 17·18위는 7495표차다. 14·15위간 투표수 차이는 7만4945표다. 특히 2·4·7·8·11위 후보의 경우 윗 순위와의 표차가 모두 2만9978표로 동일했다. 또 5·6위, 18·19위의 표차도 10만4992표로 같았다. 이밖에 4·5위, 14·15위 역시 11만9911표차로 일치한다. 일부 투표결과가 “7494 또는 7495의 배수로 이뤄졌다”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수학과 교수는 “표본 집단이 많은 수준은 아니지만, 동일한 숫자의 표차가 반복되고 동일한 수의 배수로 득표수가 책정됐다는 것은 매우 적은 확률”이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통계학과 교수는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일이 일어났으나,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 ‘일어나지 않는다’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통계적으로 이상하지는 않으나 한 번이라도 더 같은 사건이 일어난다면 조작이라고 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엠넷 측 "집계 전달과정에서 오류" 

엠넷 측은 조작 의혹이 불거진 초반만 해도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논란이 커지자 지난달 26일에서야 경찰에 담당 PD 등 제작진을 수사 의뢰했다. 엠넷은 “확인 결과 최종 순위는 이상이 없었다”며 “하지만 방송으로 발표된 개별 최종득표수를 집계 및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류를 발견하게 됐다”고 시인했다.  
 프로듀스 101 조작 관련 팬들이 정리한 연습생별 문자 투표 득표수 및 순위별 득표 차.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프로듀스 101 조작 관련 팬들이 정리한 연습생별 문자 투표 득표수 및 순위별 득표 차.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그룹 아이즈원(IZ*ONE). 아이즈원은 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48'에서 국민프로듀서의 투표로 선정된 12명의 멤버로 구성된 걸그룹이다. [뉴스1]

그룹 아이즈원(IZ*ONE). 아이즈원은 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48'에서 국민프로듀서의 투표로 선정된 12명의 멤버로 구성된 걸그룹이다. [뉴스1]

 
일부 팬들은 프듀X 뿐 아니라 전작인 프로듀스48(프듀48)에서도 문자 투표 조작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프듀48에서도 최종 데뷔 조에 들어간 연습생 간의 문자 투표에서 8014표차와 2226표차가 각각 두 번씩 반복되며, 각 연습생 간 문자 투표 차이가 모두 445.2178의 배수인 것으로 설명된다는 것이다. 팬들은 진상규명위원회도 꾸렸다. 
 
진상위 측은 “1차 목표는 가공되지 않은 문자투표 데이터를 받아 조작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것”이라며 “조작이 있다면 엠넷의 사과를 받아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피해를 본 연습생이 있다면 그 연습생에 대한 후속 조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실제 투표 결과와 조작 여부에 관해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연·신혜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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