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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지점 1.7㎞ 밖에서 발견된 조은누리양, 왜 찾기 힘들었나?

중앙일보 2019.08.03 05:00
실종 10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조은누리양(14)이 2일 들것에 실려 충북 청주시 충북대학교 병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실종 10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조은누리양(14)이 2일 들것에 실려 충북 청주시 충북대학교 병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3일 충북 청주에서 실종된 조은누리(14)양이 열흘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되자 왜 뒤늦게 구조됐는지 의문이 일고 있다. 
 

조양,철책있는 산 너머 1.7㎞떨어진 곳에서 발견돼
열흘 버틴 결정적 이유는 물 있는 주변 환경 덕 분석
전문가들 "물 있고 건강 체질이라면 더 오래 버터"

청주 상당경찰서 등에 따르면 조양은 이날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무심천 발원지에서 922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가족과 헤어진 곳에서 직선거리로 1.7㎞ 떨어진, 주민들이 탑산이라고 부르는 산 너머 보은군 지역이었다. 이 지역엔 철책이 설치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조양이 발견된 곳으로 가려면 철책을 넘거나 길을 따라 산 아래까지 내려간 뒤 해당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수색에 투입된 군과 경찰·소방 등은 이틀 전인 지난달 31일까지 청주시 쪽 탑산 일대를 집중수색했다. 철책을 넘어갔다고는 판단하지 않아서다.  
 
또 실종된 조양을 발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데는 우거진 풀숲이 방해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무성한 숲 때문에 드론을 이용한 항공 수색 등이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장에 투입된 군과 경찰·소방 관계자들은 조양을 찾기 위해 예초기와 낫으로 등산로 주변 우거진 풀숲을 제거하며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한계가 있었다고 한다. 일부 구간은 우거진 칡넝쿨 등으로 수색이 어려워 수색견을 투입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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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2시 30분쯤 충북 보은군의 한 야산에서 지난달 23일 실종된 조은누리양(14)이 실종 10일 만에 발견됐다. 청주 무심천 발원지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조양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2일 오후 2시 30분쯤 충북 보은군의 한 야산에서 지난달 23일 실종된 조은누리양(14)이 실종 10일 만에 발견됐다. 청주 무심천 발원지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조양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탑산 넘어 보은까지 어떻게 갔는지 조사

 
여기에 지난달 25일부터 내린 장맛비가 시야를 좁게 해 수색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한다. 경찰은 등산로 주변을 지나간 차량 50여 대를 추적·확인하고 폐쇄회로TV(CCTV) 30여 대를 분석했지만, 조양의 행방을 제때 찾지 못했다. 조양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자 경찰 등은 지난 1일부터 수색 범위를 산 넘어 보은군까지 확대했다.
 
보은지역 수색 이틀째인 2일 32사단 기동대대 소속 군견 달관(7·검정 셰퍼드)이 풀더미 앞에서 이른바 임무완수를 뜻하는 ‘보고 동작’을 취했다. 이에 박상진(44) 원사와 장병들은 풀더미 속으로 뛰어가 앉아 있던 조양을 확인했다. 
 
조양 실종사건을 수사해온 경찰 관계자는 “조양이 청주시와 보은군 경계인 탑산 너머로 어떻게 이동했는지 조사 중”이라면서도 “조양이 발견된 곳까지 가는 샛길이 있고,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충분히 내려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열흘 만에 발견된 조양의 건강은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양의 건강상태를 확인한 김존수 충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브리핑에서 “(조양은)의식이 명료하고 건강상태는 비교적 양호하다”며 “검사결과 탈수증상 수치는 나쁘지 않았고 입이나 피부 마름 상태로 봤을 때 열흘간 먹지 못했던 아이치고는 괜찮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실종된 조은누리(14)양이 실종 10일만인 2일 오후 2시40분 충북 청주시 가덕면 내암리 무심천 발원지 인근에서 군 수색대에 발견됐다. 합동수색본부에서 딸의 생존 소식을 전해들은 조양의 어머니가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23일 실종된 조은누리(14)양이 실종 10일만인 2일 오후 2시40분 충북 청주시 가덕면 내암리 무심천 발원지 인근에서 군 수색대에 발견됐다. 합동수색본부에서 딸의 생존 소식을 전해들은 조양의 어머니가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있다. [뉴시스]

소년장애인체전 수영 200m 2위 할 정도로 건강 

 
조양이 실종 열흘 만에 발견됐지만, 어떻게 건강할 수 있었는지도 궁금증을 일으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평소 건강상태와 주변 환경에 따라 여름철에는 열흘 정도 음식을 제대로 먹지 않고 물만 마셔도 충분히 생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는 조양은 소년장애인체전 수영 200m 종목에서 2위를 할 만큼 건강하고 운동신경도 좋았다고 한다.
 

민용기 충북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 계장은 "조양이 어떻게 열흘을 버텼는지 아직 확인된 바는 없다. 현재는 안정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5일에 관련 내용을 조사할 방침"이라며 "장맛비가 내리는 등 물이 있는 환경이라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신진호·최종권·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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