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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늑장 보수 규제할 법 없어, 입주민들만 속탄다

중앙선데이 2019.08.03 00:21 647호 14면 지면보기
아파트 하자 보수를 둘러싸고 입주민들과 시공사 간 갈등이 잘 해소되지 않는 데는 관련 법규의 미비 탓도 크다. 현재 공동주택관리법에는 부문별 하자 보수 기간이 정해져 있다. 도배와 타일 시공 등 마감공사 부실은 2년 이내에 보수를 완료해야 한다. 또 냉·난방과 전기시설, 창호, 조경 하자는 3년, 옹벽이나 지붕, 철근콘크리트 시설물 등은 5년으로 돼 있다. 이렇듯 현행 관련 법에는 하자보수 의무 연한만 규정돼 있을 뿐 언제까지 보수를 완료해야 하는지에 대한 강제 규정은 없다. 특히 준공 승인 전 입주자 점검 때 하자가 발견돼도 건설사가 ‘하자보수계획서’만 내면 승인이 난다. 문제는 이 계획서에도 ‘이행완료기간’은 없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입주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시공사들은 하자 보수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다 양측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사례를 전국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보수계획서만 내면 준공 승인
완료해야할 시점 규정은 없어
제재·시한 강화 등 법 보완 시급

2017년 대구 달서구 한 신축 아파트에 입주한 한 주민은 “벽지에 곰팡이가 생기고 창틀이 뒤틀려 외풍이 들어오는 하자가 입주한 지 몇 달 만에 생겼지만 2년째 보수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공사는 “하도급 업체가 부도가 나 보수공사가 현재로는 어렵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경기도 구리시 H 아파트도 입주 3년이 훌쩍 지났지만 하자 문제로 입주민과 시공사 간 갈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시공사는 입주 직후에는 보수 기간 연한 별로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차일피일 미룬 채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최근 입주자대표회의는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시공사를 상대로 소송 준비를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시공사들은 접수된 하자를 일괄 분류한 뒤 외주 처리업체를 선정, 하자보수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탓에 지연되는 것일 뿐 의도적으로 미루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을 때가 많다. 이 같은 갈등이 입주민들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부실시공 때문에 1~2년 동안 불편함을 감수하며 생활해야 하는 입주민 입장에서는 하자 보수 완료 시점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규정은 없어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자 관련 분쟁 소송전문가인 김병수(51)변호사는 “입주 후 하자보수 완료 시한에 대한 법적 장치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부실시공사에 대한 제재도 지금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성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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