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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수출 6위 강국이지만…더 닦고 조여야 하는 한국 방산

중앙선데이 2019.08.03 00:20 647호 1면 지면보기

수출 효자 방위산업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공여한 소총과 장갑차로 무장했던 국군은 1970년대 이후 자주국방 정책을 통해 국산 전차·자주포·구축함 등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개발 실패=비리' 인식에 일 안 잡혀
매출·수출·영업이익률 회복 못해

실전 강하고 자동차·IT 등 저력 탄탄
이스라엘식 수출 위주 전략이 해법
K-9 자주포, FA-50기 등으로 공략을

90년대부터는 수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2002년 1억4400만 달러에 그쳤던 방위산업 수출액은 2014년 36억1200만 달러로 급증했다. K-9 자주포는 유럽과 인도 등에 500여대가 팔렸고, FA-50 경전투기는 필리핀·이라크 등의 영공을 지키고 있다.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국산 호위함과 잠수함을 주력 함정으로 활용하고 있다. 60여년 만에 무기를 무상 원조받는 나라에서 수출국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동해상공에서 FA-50 편대가 플레어를 투하하는 모습. [사진 공군]

동해상공에서 FA-50 편대가 플레어를 투하하는 모습. [사진 공군]

스웨덴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집계한 2013~2017년 한국의 무기수출은 18억 달러(1990년 불변가격 기준)로 전세계 무기 수출의 1.2%를 차지했다. 무기 수출국 가운데 12위다. 2018년 기준으로는 3.8%로 6위다.
 
하지만 한국 방산이 새로운 먹거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값비싼 첨단 전투기와 전차, 이지스 구축함 등은 미국·영국·유럽 업체들의 앞마당이다. 한국의 주요 수출국은 인도네시아·이라크·필리핀 등이다. 구매력이 크지 않은데다 정권이 바뀌면 무기 도입을 백지화하는 경우도 많아 안정적 수출이 용이하지 않다. 
 
안영수 산업연구원(KIET) 방위산업연구센터장은 "전체 방산 수출의 60~70%를 차지하던 군함·항공기 수주가 지난해부터 뚝 떨어졌다"며 "국내 방산업체는 매출·수출·영업이익률이 2015·2016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삼중고에 시달리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환경도 낙관적이지 않다. 무기 개발은 단번에 요구성능을 갖추는 경우가 5%에 불과하다. 개발 과정에서 나온 문제를 수정하고, 다양한 방향으로 대안을 찾아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이 늦어지면 지체상금을 물어야 하고, 개발에 실패하면 방산 비리로 몰아간다"며 "누가 일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검찰이 고소·고발을 요구한 중앙부처 공무원 가운데 방위사업청 공무원이 22%에 달했다. 구조적으로 실패를 피하기 위해 안정만 추구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방산은 국가 안보와 직결된 분야인데다 연구개발 인력 비중이 24%에 달하는 고급 일자리의 보고다. 수작업이 많아 일손도 많이 필요하다. 미국은 방산 분야 고용이 전체 제조업의 10%인데 우리나라는 1%에 그친다. 
육군 제8군단 포병대대가 강원도 고성 훈련장에서 K-9자주포 사격훈련을 하고있다. [중앙포토]

육군 제8군단 포병대대가 강원도 고성 훈련장에서 K-9자주포 사격훈련을 하고있다. [중앙포토]

한국 방산은 휴전 국가라 국군이 실제로 운영하는 무기이고, 자동차·조선·정보기술(IT) 분야가 강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방산 업체들이 연 15조원 규모의 내수 시장에 매출의 85%를 의존하는 것이 문제다. 초기 자본이 많이 드는데 내수만으로는 대량 생산이 어렵고, 결국 단가가 높아져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져있다. 완제품 대신 핵심 부품 위주로 개발해 수출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이스라엘 방식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안상남 방산진흥회 대외협력팀장은 "해당국 군대에서 실제로 쓰지 않는 무기는 거의 팔리지 않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자국 업체가 개발한 무기는 꼭 사준다"며 "정부와 정치권, 군, 민간 기업의 협업 시스템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창우·김홍준 기자 changwoo.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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