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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무너진 '광주 C클럽' 업주들, '쌍둥이' 클럽도 불법 증·개축 영업

중앙일보 2019.08.02 23:40

100m옆 ‘막힌 비상구’…‘봉춤 무대’ 등 수사 

지난달 27일 광주광역시 C클럽 내 복층 구조물이 무너진 후 손님들이 사고 현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뉴시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달 27일 광주광역시 C클럽 내 복층 구조물이 무너진 후 손님들이 사고 현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뉴시스] 프리랜서 장정필

주점 내 불법 복층구조물이 무너져 2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C클럽의 업주 3명이 운영 중인 인근 G클럽에 대해서도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붕괴사고가 난 C클럽에서 100m가량 떨어진 G클럽에서도 불법 증·개축이 이뤄졌지만, 공사 시점이나 시공업자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경찰, 붕괴된 클럽 인근 ‘G클럽’도 수사
불법 증축 시기·시공업자 등 ‘오리무중’
C클럽 업주 3명, 사고 후에도 영업 논란

 
광주 C클럽 붕괴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클럽안전수사본부는 3일 “C클럽 인근에 운영 중인 G클럽에서 불법 증·개축을 한 시공업자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클럽은 2006년 문을 연 뒤 업주들과 클럽 명칭 등이 수차례 바뀐 탓에 불법 증·개축 시점이나 시공업자를 특정하지 못하는 상태다. 경찰은 이번에 사고가 난 C클럽 공동대표 3명이 지분 참여 형태로 이 클럽의 운영에도 관여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최근 현장조사를 통해 G클럽의 발코니 부분 등에서 무단 증·개축이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 발코니의 경우 10㎡(3평) 면적이 원래 허가받은 목적이 아닌 주방 공간으로 전용됐다. 경찰은 손님을 받는 홀 면적을 줄이지 않기 위해 업소 측이 발코니 공간을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클럽의 비상구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됐다. 화재나 지진 등 비상상황에서 긴급히 대피해야 할 비상구 공간에 업소 측이 사물함을 설치해놓은 것이다. 현행 소방법상 비상구는 재난시 손님들이 빠르게 대피할 수 있도록 통행에 방해되는 시설물 등이 있으면 안 되도록 돼 있다.
 

'봉춤 클럽'도 불법증축…경찰, 시공자 추적

경찰은 홀 중간을 가로지르는 ‘봉 무대’와 테이블 간격 등의 적법성 여부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G클럽은 이른바 ‘가운데 길’이라는 형태로 50㎝ 높이의 무대와 봉을 설치해 손님들을 모아왔다. 회사원 박모(28·여)씨는 “가게 중앙에 설치된 봉 무대를 중심으로 좁은 가게 안에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놀고 있어 깜짝 놀랐다”며 “옆 테이블과 사실상 붙어있어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부딪힐 정도로 공간이 협소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G클럽에서 불법 증·개축이 이뤄진 과정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2006년 12월 문을 연 후 업주들과 클럽 이름이 수차례 바뀐 탓에 불법 시설이 설치된 시점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G클럽은 개업 후 수차례 이름이 바뀌어 오다 2017년 1월 G클럽으로 상호를 변경해 운영 중이다. G클럽은 같은 광주 상무지구에 위치한 C클럽에서 발생한 사고로 업주 중 3명이 입건된 후로도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다. 주말이나 휴일은 물론이고 평일까지도 업소 밖에 줄을 세워 손님을 받고 있을 정도다.
 
경찰은 G클럽 내 불법 증·개축이 무자격 시공업자에 의해 이뤄졌을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G클럽과 유사한 영업형태인 인근 C클럽에서도 무자격 업자에 의한 무단 복층 증·개축 때문에 붕괴사고가 난 것으로 드러나서다.
 
경찰에 따르면 C클럽의 전 업주 A씨 등은 2015년 6월 당초 허가된 복층구조물(108㎡)의 일부를 뜯어내고 좌·우 양측에 새로 복층 구조물을 짓는 불법 증·개축 공사를 했다. 당시 업주들은 인테리어 시공업자에게 공사를 맡겼으나 공사는 전문적인 시공능력이 없는 업자들이 진행했다.
 
지난달 27일 오후 광주광역시 C클럽 복층 구조물 붕괴 현장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등이 현장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달 27일 오후 광주광역시 C클럽 복층 구조물 붕괴 현장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등이 현장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불법 증개축에 무자격 시공업자 ‘닮은꼴’

이후 2016년 1월 C클럽을 인수한 B씨 등 업주 3명은 2017년 12월 1차 불법 증·개축을 한 복층 구조물에 또다시 손을 댔다. 당시 복층에 철골·목재 상판을 덧붙이는 불법 확장공사는 B씨의 가족이자 무자격 용접공인 1명만이 도맡았다. 경찰은 이번 사고로 무너진 상판이 B씨 등이 벌인 2차 불법 증·개축 공사과정 중 설치된 구조물임을 확인했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 등 일각에선 “두 클럽은 상호나 허가형태만 다를 뿐 쌍둥이 업소”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고가 난 C클럽으로부터 약 100m 떨어진 G클럽은 3층 건물 중 2층 418㎡(약 126평) 규모로 영업 중인 ‘유흥주점’이다. 두 클럽 모두 술과 음식을 판매하고 춤도 출 수 있어 영업형태도 비슷하다. C클럽은 2016년 7월 광주 서구의회가 ‘춤 허용조례’를 만든 직후 객석에서 춤을 출 수 있는 ‘감성주점’이 되면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달 29일 저녁 광주광역시 서구 G클럽 앞에 손님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곳은 지난 27일 붕괴사고로 27명의 사상자를 낸 C클럽의 업주 3명이 운영하는 유사한 형태의 클럽이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달 29일 저녁 광주광역시 서구 G클럽 앞에 손님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곳은 지난 27일 붕괴사고로 27명의 사상자를 낸 C클럽의 업주 3명이 운영하는 유사한 형태의 클럽이다. 프리랜서 장정필

경찰, 업주 3명 등 8명 입건…수사 확대

경찰은 G클럽의 불법 증·개축과 비상구 문제점 등을 관할 기관인 서구청과 서부소방서에 통보할 방침이다. 관할기관이 현장조사와 내부 검토를 통해 불법 영업 상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G클럽은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한편, 경찰은 최초 불법 증축에 관여한 전 업주 A씨와 B씨 등 현 공동대표 3명, 무자격 시공자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조사 중이다. 2016년 7월 제정된 광주 서구의 ‘춤을 추는 일반음식점에 관한 조례’를 둘러싼 특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C클럽에서는 지난달 27일 오전 2시39분께 복층 구조물이 무너져 2명이 숨지고 25명이 부상을 입었다.
 
광주광역시=최경호·진창일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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