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세영 차관 "日, 우호국 도리 저버렸다" 나가미네 대사 초치

중앙일보 2019.08.02 18:50
 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 국가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린것과 관련해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초치돼 모두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외교부 조세영 1차관. [연합뉴스]

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 국가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린것과 관련해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초치돼 모두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외교부 조세영 1차관. [연합뉴스]

 일본의 화이트 국가 배제 결정과 관련해 외교부 조세영 1차관은 2일 오후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해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원상복구 안 하면 필요한 조치" 항의
나가미네 "한국 불매운동 우려" 반박
조 차관 "일본 내 혐한 더 우려" 재반박

 이날 오후 5시 30분쯤 나가미네 대사와 마주 앉은 조 차관은 굳은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조 차관은 “오늘 일본 정부의 결정을 극히 유감으로 생각하며, 가장 강력한 수준의 항의를 전달한다"며 "일본의 조치는 우호협력 국가의 도리를 저버리는 행위이며, 이런 보복적 경제조치를 취하는 (일본을)우리 국민들은 더이상 우호국으로 생각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태의 책임은 일본 측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이번 조치를 즉각 철회하고 이미 시행 중인 수출규제 조치도 원상복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 차관은 또 "우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부는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도 했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오른쪽)이 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 국가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린것과 관련해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를 도렴동 청사로 초치해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오른쪽)이 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 국가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린것과 관련해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를 도렴동 청사로 초치해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가미네 대사의 표정도 굳어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평소 언론에 공개하는 모두발언은 짧게 주고받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이날 두 사람은 10분에 걸쳐 양국 입장을 설명하고 반박하는 등 공방 수준의 말을 주고받았다.
 
 나가미네 대사는 "일본의 조치에 대한 견해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일본의 수출관리 재검토에 대해서는 금수조치가 아니라는 부분을 말씀드린다. 일본의 조치를 통해 양국 간 경제 관계에 아무런 악영향을 미칠 의도가 없다"고 맞받았다. 
 
 나가미네 대사는 또 현재 사태가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연관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양국 간 어려운 관계와 상황은 한국에서 작년 이후에 여러 문제가 발생한 것이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한·일 간 신뢰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이 부분에 대해 잘 대응해주기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본 불매운동에 관한 언급도 했다. 나가미네 대사는 "한국에서 시위와 불매운동이 많이 발생하는데 한국에 있는 일본인과 기업이 불안 느끼고 있는 상황이고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며 "일본에서도 심히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초치된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조세영 제1차관과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초치된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조세영 제1차관과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차관은 "일본 정부가 취한 조치의 배경에 대해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일관성 없는 설명을 하고 있고 한국 국민들은 전혀 설득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일본의 조치가 보복적 성격이 아니고 한일관계를 악화시킬 의도가 없다고 했는데 이런 인식이야말로 안이하고, 깊은 실망감을 느낀다"고 반박했다. 이어 "일본 국민들의 안전을 언급했는데, 한국 국민들이 일본 내에서 혐한론이라든지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는 현실도 같이 인식해달라"고 말했다. 
 
 조 차관은 "한국의 선량한 일본 국민들의 안전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필요한 보호를 할 것이니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 국민에 대해서도 주의의무와 안전에 대한 보호를 철저히 해달라"고도 했다.
 

 외교부 "터무니 없는 조치" 강경 비판 성명 발표

 외교부는 비슷한 시각 김인철 대변인 명의의 성명도 발표했다. 김 대변인은 성명에서 "일본 정부가 우리 정부의 계속된 철회 요청과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귀를 닫은 채 양국 간 경제 협력은 물론 세계 자유무역 질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한데 대해 개탄을 금할 수가 없다"며 "이번 조치는 정치적 목적에 따라 우방국에 대해 무역제한 조치로 악용한 사례로 남게될 것을 엄중히 지적한다"고도 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일본의 부당한 주장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일본의 부당한 주장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이번 조치가 양국 간 오랜 교류와 협력의 역사에 큰 오점을 남기고 국민 간 우호협력의 정신까지 저해하며 양국 관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터무니없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또 "이번 경제보복 조치를 철회하지 않으면 양국관계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음을 경고하며, 이에 따른 책임은 일본 정부에 있다"면서도 "우리 정부는 과거 역사에서 비롯된 문제는 그것대로 해결해 나가되, 실질적으로 필요한 협력은 계속 추진하자는 투트랙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일본 정부가 이제라도 우방에 대한 일방적이고 부당한 조치를 거둬들이고 외교의 장에서 문제 해결을 하자는 한국 정부의 제안에 조속히 응해야 한다. 일본 정부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