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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때 보는 듯”…14년차 日무역상이 전한 오사카 분위기

중앙일보 2019.08.02 10:31
관광객 발길 끊긴 오사카 신세카이. [황동명 글로벌티엔티 대표 제공=연합뉴스]

관광객 발길 끊긴 오사카 신세카이. [황동명 글로벌티엔티 대표 제공=연합뉴스]

"동일본 대지진 때를 보는 것 같다"
 
14년째 일본과 중국을 오가며 무역업을 하는 황동명(37) 글로벌티엔티 대표의 말이다. 황 대표는 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오사카 지역 풍경을 이같이 표현했다.
 
오사카 지역만 300번 이상 방문했다는 황 대표는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 후 일본 현지 공항과 항구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대지진 때 방사능 공포로 한국인 관광객이 뚝 끊겼던 때 거리를 보는 것 같다"며 "7월과 8월이면 오사카는 최성수기라 비행기 티켓과 숙소 구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불매 운동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됐는데도 공항과 항구에 한국 손님을 찾기 어려웠다. 체감상 오사카 도심에는 한국 관광객이 절반 정도는 줄어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의 대표적 쇼핑 명소로 알려진 유명 잡화점 '돈키호테' 매장을 언급하며 "예년에는 줄을 서기 어려울 정도로 한국 손님들로 북적였는데, 지금은 쓸데없는 지출 줄이고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일본에서 잡화류를 들어와 국내 전자상거래 업자에게 판매하고 있는 황 대표도 일본제품 불매운동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일본 대기업 제품들이 아닌, 생활용품을 수입하는 것이라 타격이 적은 편이지만 매출액이 20% 정도 떨어졌다"며 일본과 연계된 사업군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부산에는 일본을 대상으로 하는 소규모 여행사들이 비수기 시즌 직원 월급을 못 주게 될까 봐 걱정하는 것으로 안다"며 "게임, 카메라, 골프, 레저 등 국내에 대체품이 없어 일본이 거의 독점하는 분야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타격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아가 부산 국제시장이나 남포동에서 일본 한인타운을 주로 오가며 물건을 배달하는 보따리상도 일부 영향을 받고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래 알고 지내던 보따리상 할머니들에게 물어보니 다행히 영향은 많이 없다고 했다"면서도 "일본에서 가져오는 것보다 가져가는 비중이 큰데, 가져가는 물량에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다만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여오는 물건이 조금 줄다보니 뱃삯 정도를 덜 버는 것으로 안다"고 더붙였다.
 
황 대표는 본인의 회사도 타격을 받지만 불매운동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저도 장사하는 사람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환율이 급등했고,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물건을 구매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 때도 사업을 접어야 하나 생각할 정도로 어려웠다"며 "하지만 그 시기를 버티니 위기 뒤에 기회가 왔다. 이 고비에는 긴축하고, 직원들에게는 '쉬어간다고 생각하라, 내실을 다지자'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황 대표는 26살 때부터 보부상으로 일을 시작해 현재 일본과 중국을 상대로 무역업을 하고 있다. 또 소규모 무역 창업자를 교육하는 창업 컨설팅을 하며 무역·사업 관련 저서를 출간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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