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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점 높은 청약자 위한 로또, 분양가 상한제

중앙일보 2019.08.02 08:00

[더,오래] 최환석의 알기쉬운 부동산(18)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 전환 후 강보합 흐름을 유지하자 정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부와 시장의 첨예한 힘겨루기 의 중심에 분양가 상한제가 있는 모양새다.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면 시민단체들의 주장처럼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는 걸까? 아니면 시장론자들의 말대로 공급 가뭄을 불러 오히려 가격 급등을 유발할까? 부동산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분양가 상한제를 파헤쳐본다.
 
[자료 서울도시계획포털]

[자료 서울도시계획포털]

 
분양가 상한제에서 분양가격은 정부가 인정하는 분양원가(토지+건축비)에 시공사의 일정 이윤을 고려해 산출하는데, 분양가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결정하게 된다. 즉, 아파트 분양가격의 결정을 시장에 맡기지 않고 정부가 인위적으로 통제하는 것이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시장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은 그래서다.
 

시민단체들, 아파트값 안정 주장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와 관련한 근거 법령을 살펴보면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은 지역, 지역 주택시장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주택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등할 우려가 있는 지역 등(주택법 제58조)’으로 명시돼 있다. 즉 주택가격이 급등하는 지역에 적용함으로써 주거안정이라는 공공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분양가 상한제의 역사는 꽤 오래됐다. 분양가 상한제가 처음 도입된 것은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1981년 서울 외 지역의 전용면적 85㎡ 초과주택에 대해 해제, 1983년엔 재도입 등 부동산 경기에 따라 규제와 완화를 반복해 왔다.
 
<분양가 상한제 연혁> 
 
2015년 4월 1일자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된 이후 현재는 공공택지에 대해서만  유지되고 있다. 연초 경쟁률이 뜨거웠던 위례 신도시(북위례)와 최근 높은 분양가 산정으로 시끄러운 과천지식정보타운이 대표적인 공공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이다.
 
과연 민간택지에 대해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면 아파트 가격이 하락할까? 경실련의 발표에 따르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민간아파트의 분양가격을 최고 50%까지 낮출 수 있다. 상한제 실시 이후에도 가격은 전반적으로 안정될 것이지만 상한제를 폐지한 급등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또 국토연구원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할 경우 서울의 주택매매가격은 연간 1.1% 정도 하락하는 효과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과거의 사례를 봤을 때 일부의 공급 축소 우려는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도 있다. 2007년 상한제를 시행하기 직전 밀어내기 분양으로 일순간 분양물량이 많아져 2008년~2009년 분양 물량이 상대적으로 작아져 보였을 뿐 전반적으로는 시행 전보다 오히려 늘었다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과거 재건축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된 이후 단기적으로는 공급물량이 감소했으나 그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서울 재건축 현황> 
 
따라서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 물량이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울의 경우 단기적으로 분양가 상한제에 따른 가격안정 효과가 일부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공급의 축소에 따른 가격 불안요소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분양가 상한제 시행 결과 하락과 급등 어느 쪽일지 점치기가 쉽지 않다. 부동산 가격은 여러 요인과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단편적인 예상보다는 정부의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오히려 시장의 흐름을 읽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부동산 규제정책은 단기적으로 매수심리를 위축 시켜 중장기적으로 가격을 안정시키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따라서 검토중인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는 즉각 시행보다는 시장 상황에 따라 타이밍을 가늠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최근 서울의 아파트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진 것은 분가 상한제에 따른 심리적 위축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분양가 상한제 혜택은 가점 높은 소수일 뿐

 
신규 아파트를 분양 받고자 하는 입장에서 분양가 상한제는 매우 매력적이다. 전매제한이 있다지만 내 집 마련의 기회인데다 로또라 불릴 정도의 높은 양도차익 또한 기대해 볼만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분양가 상한제의 혜택을 받는 대상은 가점이 높은 소수일수 밖에 없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 아파트의 청약 커트라인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따라서 가점이 낮은 경우 분양가 상한제를 기다리기 보다는 가점이 높은 청약자가 꺼리는 아파트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일반 아파트를 매수하려면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는 상한제 시행 직전을 타이밍으로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최환석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 팀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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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석 최환석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 팀장 필진

[최환석의 알기쉬운 부동산] 우리나라 사람의 부동산 사랑은 유별나다.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로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부동산 보유 비중은 미국 30%, 일본 40%에 불과하다. 부동산이 전 재산이다시피 하다 보니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게 당연하다. 때마침 자고 나면 아파트값이 수천만원씩 오르는 등 부동산 시장이 뜨겁다. 부동산이 우리의 삶을 들었다 놨다 하는 현실이다. 대한민국에서 살려면 싫든 좋든 부동산을 잘 알아야 한다. 어설프게 접근했다간 큰코다친다. 부동산 전문가가 고객들에게 상담한 내용을 토대로 알찬 부동산 정보를 알려주고 돈 되는 부동산은 무엇인지 콕 짚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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