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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보유 줄이는 애플, 늘리는 구글…왜?

중앙일보 2019.08.02 06:00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 세계에서 가장 현금이 많은 기업에 등극했다. 이 분야 만년 1위이던 애플을 10년 만에 제쳤다.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각) "구글은 2분기에 현금과 유가증권 등의 보유액이 1170억 달러(약 138조5000억원)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10년 넘게 '현금 왕' 타이틀을 보유해온 애플이 알파벳에 의해 왕좌에서 물러났다"고 덧붙였다.
 

알파벳 138조 보유, 10년 현금 왕 애플 제쳐 

구글 로고 [중앙포토]

구글 로고 [중앙포토]

애플은 지난달 30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현금을 1020억 달러(약 120조7000억원) 보유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알파벳보다 18조원 가까이 적은 수치다.
 
애플은 한때 현금을 1630억 달러(약 193조원)까지 보유했으나 최근 이를 적극적으로 줄여왔다. 
업계는 6년 전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컨이 애플의 막대한 유보금에 대한 비판에 나선 이후 투자자들의 압박이 거세지자 애플이 현금 보유량을 줄이고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주식을 소유한 회사가 막대한 유동성 자산을 쥐고 있는 것보다는, 그 돈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나눠주는 것을 선호한다. 자사주를 매입하면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가 부양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배당금 확대는 투자 수익과 직결된다.
 
애플은 최근 18개월간 자사주를 매입하고 배당금 지급에 나섰다. 또 연구·개발(R&D) 예산도 최근 18년간 가장 높은, 매출의 15%까지 끌어올렸다.
 

애플 자사주 매입 확대, 구글은 현금으로 시장 개척

이에 반해 알파벳은 현금 유보금을 더 늘려가며 새로운 시장 개척에 써왔다. 알파벳은 지난해 뉴욕에 여러 개의 구글 사무실 공간을 마련하거나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기 위한 부동산 매입에 250억 달러(약 29조6000억원)를 쓰기도 했다.
미국 뉴욕시내 애플 매장. [EPA=연합뉴스]

미국 뉴욕시내 애플 매장. [EPA=연합뉴스]

그러나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알파벳이 그동안 자사주 매입에 거의 돈을 쓰지 않았으나 곧 이런 관행이 바뀔 수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 알파벳의 이사회는 최근 자사주 매입용 예산에 250억 달러를 추가하도록 승인한 바 있다. 올해 들어 알파벳은 자사주 매입 재원으로 375억 달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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