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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소유 편의점까지 보이콧 재팬 "아사히·기린 맥주 할인 NO"

중앙일보 2019.08.02 05:00

日 불매운동이 바꾼 풍경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 진열된 일본 수입 맥주. [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 진열된 일본 수입 맥주.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이 1일 외교장관회담에서 입장차만 확인한 채 돌아섰다. 이로써 국내 소비자의 일본 불매운동은 더욱 불붙을 전망이다. 지난 7월 1일 일본이 한국에 수출 규제를 발표한 이후 한국 소비자는 근 1달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진행 중이다.
 
일본의 보복 방식에 분노한 한국 소비자를 직접 대면하는 유통업계는 불매운동에 앞장서서 동참하고 있다. 씨유(CU) 편의점은 1일부터 수입맥주 4캔 묶음판매(1만원) 행사에서 아사히·삿포로 등 19종의 일본맥주를 뺐다. 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도 비슷한 방식으로 일본 맥주 불매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의 한 대형마트에 부착된 일본제품 판매 중단 안내문. [뉴스원]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의 한 대형마트에 부착된 일본제품 판매 중단 안내문. [뉴스원]

 
일본 맥주 매출이 급감하면서 부랴부랴 내놓은 조치다. 실제로 CU는 지난달 일본산 맥주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51% 감소했다(1일~31일 판매액 기준). 같은 기간 일본을 제외한 수입맥주 판매량은 7.5% 늘었다. 지난달 이마트에서 팔린 일본산 맥주 매출액도 –62.7%를 기록했다(1일∼30일 기준).
 
GS25에서도 지난달 일본산 맥주 판매량이 40% 감소했다. 이 편의점에서 대용량 캔맥주 부문 1위를 차지하던 일본맥주 브랜드 아사히는 7위로 하락했다. 반면 국산 맥주 브랜드 카스는 아사히를 제치고 매출액 기준 1위로 뛰어올랐다.  
 

매출 63% 급감…맥주업계 판도 요동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업체별 영향과 대응. 그래픽=김영옥 기자.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업체별 영향과 대응. 그래픽=김영옥 기자.

 
매출 감소분을 만회하려고 애국 마케팅도 진행한다. 일본 패밀리마트 라이선스를 사용하다가 2012년 8월 지분을 정리하고 독립한 편의점 CU는 1일부터 한 달 동안 ‘독립 마케팅’을 시작했다. 60여종의 인기 상품을 50% 할인하는 행사다. GS25는 1일부터 독도사랑 에코백 1만개 증정 이벤트를 진행하고, 롯데백화점은 올해 추석 선물 카탈로그에서 일본 술(사케)을 제외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카달로그는 9종의 사케를 소개했었다.
 
심지어 일본 주주가 지분의 100%를 보유한 미니스톱까지 일본 맥주 불매 행렬에 동참했다. 한국미니스톱은 일본 이온그룹의 계열사 일본미니스톱(96.1%)과 일본 미쓰비시(3.9%)가 소유한 편의점이다. 한국미니스톱은 “일본 자본이 소유하고는 있지만, 한일갈등으로 인한 국민 정서와 한국에서 사업한다는 부분을 고려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용기·원료까지 일본산이면 불매

 
썰렁한 일본 식품 매장. [연합뉴스]

썰렁한 일본 식품 매장. [연합뉴스]

 
유통업체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의류·패션·화장품 업계도 타격이 크다. 불매운동과 관련해서 2차례나 사과문을 발표했던 일본 의류 유니클로는 백화점을 통해서 판매한 제품 매출액이 30% 안팎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백화점에서 많이 팔리는 주요 일본산 화장품·패션제품도 지난달 매출액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백화점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식품업계도 난감한 모습이다. 네티즌들이 주요 식품 제품에 들어간 재료의 원산지까지 파헤치면서다. 이들은 일본산 재료를 사용한 제품 리스트를 공유하면서 불매운동 동참을 호소한다. 심지어 오뚜기는 즉석밥을 포장하는 용기까지 일본산이라고 비판받기도 했다.
 

일본 여행객 감소…항공좌석 줄줄이 축소

 
인천국제공항 일본행 비행기 탑승수속 시간에 열린 체크인 카운터. [뉴시스]

인천국제공항 일본행 비행기 탑승수속 시간에 열린 체크인 카운터. [뉴시스]

 
여름 휴가철 성수기지만 여행업계는 일본 여행 예약이 줄어서 울상이다. 국토교통부의 항공통계에 따르면 7월 16∼30일 일본 출국자(46만7249명)는 6월 16∼30일(53만9660명) 대비 7만2411명 감소했다(-13.4%).
 
하나투어 관계자는 “지난해 7월(10만여명) 대비 지난달(6만6000여명) 하나투어 패키지 상품을 이용한 고객은 36% 감소했다”며 “수개월 전 예약하는 여행업 특성상 예약 취소가 어려웠던 7월보다, 8월 일본 여행상품 예약률이 더 크게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여행객을 일본으로 실어 나르는 항공업계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9월 3일부터 부산∼삿포로 노선 운항 중단을 선언했던 대한항공은 1일 추가로 일본행 좌석을 축소했다. 인천~삿포로·오사카·후쿠오카·나고야 노선이 대상이다. 이르면 8월부터 20~50석 적은 항공기로 교체·운항한다. 대한항공은 “7월 3주부터 삿포로·오키나와 등 관광노선을 중심으로 예약률이 하락세”라며 좌석 축소 배경을 설명했다.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일본 경제보복 규탄 불매운동 선언 행사'에서 일본산 자동차 렉서스를 때려부수는 시민. [중앙포토]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일본 경제보복 규탄 불매운동 선언 행사'에서 일본산 자동차 렉서스를 때려부수는 시민. [중앙포토]

 
아시아나항공도 9월 중순부터 인천발 후쿠오카·오사카·오키나와 노선 공급 좌석을 줄였고, 에어부산·티웨이항공도 일본 노선 운항 축소를 발표했다.  
 
자동차업계도 좌불안석이다. 7월 자동차 판매량 통계는 오는 5일 집계·발표하지만, 중고차·온라인신차시장에서는 5개 일본차 브랜드 판매량 감소세가 뚜렷하다. ▶영향력 커지는 일본車 불매운동
 
과도한 불매운동 열기에 일부 부작용도 벌어진다. 이마트·코스트코 등 일부 상시할인점은 일본 제품도 할인해서 판매하다가 네티즌 비판 때문에 할인을 중단했다. 쿠팡·농심·아성다이소·신영와코루 등이 일본 기업으로 오인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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