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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선까지만 반격? 한·미 연합훈련, 북 반발에 시나리오 바꾸나

중앙일보 2019.08.02 00:05 종합 2면 지면보기
이달 예정된 한·미 연합 지휘소연습(CPX)을 앞두고 양국이 연습에 포함돼 있는 반격 시나리오를 휴전선 이남으로 국한해 실시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양국, 이달 실시 앞두고 변경 협의
상반기 땐 반격 파트 아예 생략

CPX는 실제 병력과 장비가 투입되지 않고 대신 가상의 시나리오를 설정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시행한다. 북한이 이번 연습을 문제삼으며 비핵화 협상과 연계하는 태도를 취한 데 따른 한·미의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군 소식통은 1일 “이달 실시할 연합연습이 과거와 같이 1부, 2부 각각 방어와 반격으로 나눠 진행된다”면서도 “다만 2부 반격은 휴전선인 군사분계선(MDL) 확보까지 하는 방안을 양국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도 “양국이 이번 연습에 훈련 범위와 시나리오를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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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X는 북한의 남침 임박을 가정한 위기관리참모훈련(CMST·Crisis Management Staff Training), 방어 이후 한·미 연합군 반격 등으로 구성된다. 시나리오에 따라 각종 데이터가 입력돼 실전과 비슷하게 상황이 주어진다.
 
원래 이 연습엔 북한 지휘부 축출, 대량살상무기(WMD) 제거 등이 포함돼 있었다. 북한은 지난달 외무성 대변인 명의 담화 등을 통해 하반기 CPX가 실시될 경우 북·미 실무협상 개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상반기에 진행됐던 CPX인 ‘동맹’ 연습에선 2부 반격 시나리오가 생략되고 훈련 기간도 일주일로 축소됐다. 국방부는 당시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미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양국은 이번 CPX를 준비하면서는 상반기 동맹 때와 같은 기조를 검토했다고 한다. 북·미 실무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반격 시나리오를 북한이 또 문제삼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전시작전권 전환을 염두에 두고 실시하는 CPX인 만큼 반격 내용이 생략돼선 곤란하다는 데 양국 군 당국 간의 공감대가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반격을 포함하되 그 시나리오를 축소하는 방향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정부 관계자는 “이 경우 전작권 전환 점검에 차질을 빚지 않으면서도 방어적 목적에 방점을 둬 북한의 반발 명분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군 내부 문서에서 가칭 ‘동맹 19-2’로 통용되던 이번 연습의 정식 명칭도 건조한 이름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동맹’ 이름을 붙여 북한에 트집거리를 줄 이유가 없다는 게 정부 일각의 논리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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