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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자민당 의총서 “국제정세 냉엄, 국익 끝까지 지켜야”

중앙일보 2019.08.02 00:03 종합 5면 지면보기
수출규제 때 우대조치를 제공하는 화이트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일본의 수출무역 관리령(시행령) 개정안과 관련해 일본 산케이신문은 1일 “일본 정부가 예정대로 2일 각의(한국의 국무회의)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당초 ‘D데이’로 준비했던 2일 이를 강행할 것이라는 보도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핵심 측근인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자민당 선대위원장도 지난달 31일 BS-TBS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화이트 국가’로부터의 한국 배제 문제와 관련해 “100% (각의 결정으로) 간다”고 말했다. 그는 “화이트 국가는 특별대우인데 아시아에선 지금까지 한국에만 부여해 왔다”며 “특별대우 국가에서 보통 국가로 되돌리는 것일 뿐이기 때문에 이건 금융조치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일본, 화이트국 배제 강행 움직임
산업성 ‘의견수렴’ 95% 이상 찬성
ARF 장관 만찬 불참한 폼페이오
“한·일 스스로 긴장해소 방안 찾길”

당초 일본 정부 내에선 “경제산업성이 퍼블릭 코멘트(의견 수렴) 결과를 1일 공표한 뒤 2일 각의에서 관련 시행령을 처리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유력했다. 의견 수렴 절차엔 무려 4만 건 넘는 의견이 표출됐고, 이 중 95% 이상이 한국을 배제하는 데 찬성한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다음주의 경우 각의가 열리는 화요일과 금요일 아베 총리는 원폭 피해일을 맞아 히로시마(6일)와 나가사키(9일)를 방문해야 한다”며 “그다음주 일본은 우리의 추석에 해당하는 ‘오봉 연휴’에 돌입한다”고 알렸다. 즉 아베 총리가 자리를 비우는 만큼 각의 결정이 다음주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크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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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의 결정을 흔들 수 있는 유일한 막판 변수는 미국이다. 하지만 총리관저 사정에 밝은 일본 소식통들은 “미국의 요구와 압박 수준이 아베 총리의 생각을 바꿀 만큼 그다지 강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이날 “미국의 의사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 관계에 대해 명확하게 발언하지 않는 것도 일본 정부가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는 이유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오후 ARF 행사장인 센터라 그랜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일본과 한국 모두 (미국과) 엄청나게 중요한 관계”라며 “우리는 양국이 함께 긴장을 해소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스스로 찾을 것이라는 데 대해 매우 희망적”이라고 답했다.  
 
한국과 일본이 알아서 풀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으로 다시 돌아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장관들이 모이는 만찬엔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후에 불참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이날 만찬이 주목을 끌었던 이유는 2일 일본의 화이트 국가 결정 전 한·미·일 외교장관이 한자리에 모일 유일한 기회였기 때문이다.
 
폭풍전야인 이날 일본은 화이트 국가 문제를 놓고 오히려 조용한 편이었다. 대부분의 언론이 일본 정부의 입장 변화 가능성을 낮게 보는 탓인지 관련 기사의 숫자도 줄었다. 아베 총리로부터도 수출규제 문제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다만 그는 임시국회가 시작된 이날 자민당 소속 참의원·중의원 의원합동총회에서 “점점 더 냉엄해지는 국제정세 속에서 국익을 제대로, 끝까지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도쿄=서승욱·윤설영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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