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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8개월째 감소…올해 6000억 달러 달성 어렵다

중앙일보 2019.08.02 00:02 종합 15면 지면보기
한국의 수출이 8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했다. 세계적인 경기둔화에 미·중 무역 갈등, 일본의 경제 보복까지 겹치면서 당초 정부가 올해 목표로 제시한 6000억 달러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7월까지 3177억 달러 수출 그쳐
반도체 -28% … 하반기도 먹구름
규제에도 대일 무역 큰 변화 없어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9년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7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0% 감소한 461억36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8개월 연속 전년 대비 마이너스(-) 증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출이 8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최장 기간이다. 7월까지의 누적 수출액은 3177억 달러다.
 
8개월 연속 줄어든 한국 수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8개월 연속 줄어든 한국 수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품목별로는 반도체의 수출이 28.1%나 줄어드는 등 감소세가 뚜렷했다. 석유화학(-12.4%)·석유제품(-10.5%) 등도 부진했다. 제품 단가 하락이 수출 부진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가별로는 한국의 최대 시장인 중국(-16.3%)으로의 수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미·중 무역분쟁 및 화웨이 등 중국기업 제재에 따른 통상 여건 악화, 제조업 경기 부진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의 2대 수출국인 미국(-0.7%) 수출도 감소했다. 반면 EU(0.3%)·아세안(0.5%)·CIS(14.5%) 등에서는 늘었다.
 
수입은 43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 감소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7월 무역수지는 24억40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며 90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산업부는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및 일본 수출 규제 등 대외 여건 악화, 반도체 업황부진 및 단가 하락, 국제유가 회복 지연에 따른 석유화학·석유제품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이 한국에 대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부품의 수출을 7월부터 규제했지만 한국의 수출입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대일 수출은 0.3% 줄었다. 올해 상반기 대일 수출이 -6.0%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지난달 실적이 특히 더 나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7월 대일 수입은 9.4% 감소했다. 5월(-16.9%)·6월(-13.8%)보다는 수입 감소 폭이 완화됐다.
 
문제는 앞으로다. 당초 정부는 ‘상저하고(上低下高)’를 강조하며 하반기 반도체 가격 회복에 맞춰 수출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반도체의 수요 회복 시기는 지연되고 있다. 세계 경기도 나아질 조짐이 없다. 중국의 지난달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4(50 미만은 경기 수축을 뜻함)를 기록하는 등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다. EU(79개월 만에 최저)·독일(84개월 만에 최저)·미국(118개월 만에 최저)의 PMI도 지속 하락세다. 세계무역기구(WTO) 세계교역전망지수는 2분기 96.3으로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한국개발연구원(KDI)·산업연구원·한국무역협회 등은 한국의 올해 수출 전망치를 올해 수출 목표(6000억 달러)에 못 미치는 5000억 달러 선으로 낮춰 잡았다.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수요나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일본의 경제 보복까지 겹쳤다”며 “이들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기 힘들다는 점에서 하반기 수출 개선이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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