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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한ㆍ일 갈등에 “개방된 다자 무역체제 지지” 이례적 언급

중앙일보 2019.08.01 09:31
31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 손잡은 아세안 장관들. [EPA=연합뉴스]

31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 손잡은 아세안 장관들. [EPA=연합뉴스]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외교장관들이 한ㆍ일 간 갈등에 대해 “투명하고 개방된 다자 무역체제를 지지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아세안 10개국 외교장관들은 31일 태국 방콕에서 52차 아세안 외교장관회의의 결과물로 공동성명(Joint Communique)을 채택하고 “우리의 주된 무역 파트너들 간에 무역 긴장(trade tensions)과 관련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데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는 공동성명 중 세계적 위기 속에서 아세안이 일궈낸 무역과 투자 증가 등을 강조하는 ‘아세안 경제 공동체’ 항목에서 언급됐다.

"무역 파트너들 간 무역 긴장 우려"  

역내 국가 간 무역 갈등에 대한 언급은 지난해에는 없던 내용이다. 한국과 일본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정부가 아세안 국가들을 상대로 일본 경제 보복 조치가 부당하다는 점을 강조한 결과 새로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세안 외교장관 공동성명은 다른 나라의 의견을 제출받지 않고 아세안 10개국 외교장관들의 뜻만 모아 도출하는 것이 원칙이다.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이어 “우리는 세계무역기구(WTO)에서 구현하고 있는 투명하고 개방되며 포괄적이고 규범에 기반한 다자 무역 체제를 지지하기 위해 헌신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그간 한국이 일본 수출 규제 조치의 부당함을 지적하며 강조해온 입장과 유사하다. 다만 일본도 ‘개방되고 자유로운 무역 체제’를 여전히 지지하며 WTO 규범을 어기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정 국가를 비난하거나 편들지 않는다는 아세안의 관례를 지키기 위해 원칙적 표현을 썼지만, 이 문제를 국제사회에서 공론화하겠다는 정부 노력은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아세안 국가들에 日 조치 부당함 설명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참석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앞서 이날 오후 쪼 띤 미얀마 국제협력장관, 살름사이꼼마시 라오스 외교장관과 양자회담을 하면서 관련 설명을 자세히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강 장관은 일본의 부당하고 이해할 수 없는 비합리적인 수출제한 조치에 대해 설명했고,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상세히 알렸다. 양측은 우리 입장을 경청하고 이해를 표했다”고 말했다.

아세안, 북핵 문제엔 "제재 유지, CVID 달성해야"

한편 아세안 장관들은 북핵 문제와 관련, 평화적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모든 당사국이 평화적 대화를 재개하고, 비핵화된 한반도에서의 지속적 평화와 안정을 현실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판문점 선언, 평양 공동선언, 북ㆍ미 정상들이 합의한 공동성명 등을 신속하고 완전하게 준수해야 한다”면서다. 다만 이들은 최근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공동성명은 또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전면적으로 이행할 것”이라는 약속을 다시 확인했다. 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한반도의 비핵화(CVID)를 달성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에 주목한다”고 했다. 북한이 거부감을 보인다는 이유로 한국은 CVID 대신 완전한 비핵화(CD), 미국은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다른 표현을 쓰고 있지만 이들은 전통적인 CVID라는 표현을 올해도 유지했다.
방콕=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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