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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과 찍은 사진 조작해 경선 활용’한 서울시의원 벌금형

중앙일보 2019.07.31 11:17
서울고등법원 청사 전경. [사진 서울고법 홈페이지]

서울고등법원 청사 전경. [사진 서울고법 홈페이지]

 
문재인 대통령과 과거에 함께 찍은 사진을 마치 최근에 찍은 것처럼 조작해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 활용한 서울시의원이 2심에서도 1심과 같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오석준 부장판사)는 31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서울시의원 A씨에게 1심과 같이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A씨의 아내도 같은 형을 받았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 때 서울시의원으로 출마한 A씨는 문 대통령과 예전에 함께 찍은 사진을 마치 최근에 찍은 것처럼 수정해 경선 과정에 활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사진은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구의원으로 출마한 A씨가 당시 같은 정당 소속이던 문 대통령과 찍은 것으로 A씨의 아내가 일러스트 프로그램을 활용해 수정했다. A씨의 아내는 사진 속 A씨가 입은 점퍼에 쓰인 ‘구의원’을 ‘시의원예비’로, ‘새정치민주연합’을 ‘더불어민주당’으로 수정한 후 이 사진을 당원들에게 문자로 전송하거나 당원협의회 사이트에 게시했다.
 
1심에서 A씨는 아내가 사진을 수정한 사실을 몰랐고 공모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A씨 부부는 “선거에서 혼란을 피하기 위해 실제로 A씨가 문재인 대통령과 찍은 사진에서 정당명칭과 기호 등을 수정한 것에 불과하다”며 “사진에 표시된 사실은 허위가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두 사람을 공범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가 사진이 수정, 편집된 사실을 알면서도 아내로부터 사진을 받아 직접 다른 사람들에게 전송하는 등 선거 운동에 활용했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수정된 사진이 후보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정도로 구체성을 지닌 허위 사실이 표시돼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공직 선거의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은 공정한 선거문화의 정착을 위하여 당내 경선 단계부터 공직선거법을 충분히 준수하고 깨끗한 선거를 치를 의무가 있다”며 “피고인들의 행위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하는 범죄이므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것이 합당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통상적인 판단력을 지닌 사람이라면 현직 대통령이 지방선거 당내 경선을 앞두고 특정 후보자를 찾아와 사진을 촬영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어렵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 점, 사진의 전송과 게시가 당내 경선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
 
2심 재판부도 원심판결을 모두 인정해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형이 이대로 확정되면 A씨는 시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에만 당선무효가 되기 때문이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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