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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말 안해도 서운하지 않은, 50년 부부의 행복

중앙일보 2019.07.31 10:00

[더,오래] 강인춘의 웃긴다! 79살이란다(41)

[일러스트 강인춘]

[일러스트 강인춘]

 
화가 난 것은 아닙니다.
싸운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권태기도 아닙니다.
사랑이 식은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사랑해요!”
“사랑합니다!”
구태여 서로 말로 표현해야 합니까?
 
우리는 한 소파에 서로 떨어져 앉아 있어도 조금도 서운하지 않습니다.
나는 아내의 마음속에 기대어 있고
아내는 내 마음속에 편안하게 누워있으니까요.
우리에게 더 이상의 오버된 행동과 말은 필요 없습니다.
 
79살 남자는 오늘도 행복합니다.
물론 나보다 몇 살 아래인 아내도 행복할 겁니다.
아내의 저 미소를 보면 느낄 수 있으니까요.
50여 해를 한 몸처럼 살아왔는데 그걸 모르겠어요?
 
누가 우리 부부를 보고 그러더군요.
한순간에 타올랐다가 한순간에 사그라지는
불꽃 같은 사랑이 아니라
은근한 온기가 오래오래 이어지는
군불 같은 사랑을 한다고요.
 
그래요.
우리도 가끔은 서로 티격태격하지만
그것은 산비탈을 타고 흘러내리는 개울가의 물과 같더군요.
그 물은 굽이굽이마다 퍼졌다가는 다시 하나로 모여
끊임없이 흘러내리잖아요.
 
이제 인생 막바지까지 왔습니다.
여기까지 무사히 온 것에 신에게 감사드립니다.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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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춘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필진

[강인춘의 웃긴다! 79살이란다] 신문사 미술부장으로 은퇴한 아트디렉터. 『여보야』 『프로포즈 메모리』 『우리 부부야? 웬수야?』 『썩을년넘들』 등을 출간한 전력이 있다. 이제 그 힘을 모아 다시 ‘웃겼다! 일흔아홉이란다’라는 제목으로 노년의 외침을 그림과 글로 엮으려 한다. 때는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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