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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결 국면에도 주목받는 조국ㆍ유시민의 입…존재감 밀리는 민주당 특위

중앙일보 2019.07.31 05:00
 
조국 전 민정수석이 26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소회를 밝힌 뒤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조국 전 민정수석이 26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소회를 밝힌 뒤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페이스북 계정은 계속 ‘온에어’다. 지난 26일 청와대를 나온 후에도 대일 여론전의 선봉에 서 있다.  
 
그는 30일 페이스북에 영화 ‘주전장(主戰場)’ 관람 후기와 함께 “여러 번 말했지만, 일본의 식민지배와 강제동원이 불법임을 선언한 2012년 및 2018년 한국 대법원 판결의 의의는 너무도 중요하다”며 “이를 부정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된 싸움터’라는 뜻의 영화 '주전장'은 일본 위안부 문제를 덮으려 한 일본 우익 세력의 이야기를 다룬 미국 감독의 다큐멘터리다.  
 
조 전 수석은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서도 하루가 멀다 하고 일본 관련 게시글을 올렸다. 지난 28에는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 판결이 틀렸다고 공격을 퍼부으며 한국의 ‘사법주권’을 모욕하는 것을 넘어, 이를 빌미로 ‘경제전쟁’을 도발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당해(當該) 대법원 판결을 정독할 필요가 있다”며 2012년, 2018년 대법원 판결문을 올리기도 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제10차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제10차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여권 내에선 국민의 눈과 귀가 조 전 수석에게 쏠리는 데 대해 기대와 우려가 뒤섞여 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강경하고 일관되게 대일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측면에서 조국만한 스피커가 어디 있냐"라며 “현재로썬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청와대 공보라인이 다소 취약하다 보니 조 전 수석이 나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 수석은 ‘죽창’ 발언 등이 논란이 됐을 때 가까운 의원들에게 “본의 아니게 악역을 자처했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하지만 조 전 수석의 ‘SNS 정치’가 여권의 공식 입장처럼 비쳐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요즘 SNS 하는 것이 일반적 추세이다. 그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다“라면서도 “SNS 메시지가 공적인 건지, 사적인 건지는 분간해야 한다. 조 전 수석이 SNS상에 올리는 건 사적인 의견을 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도 “여권의 공식 입장은 좀 더 무게감 있고 균형 잡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여권의 또 다른 스피커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다. 유 이사장 역시 조 전 수석처럼 출마와 거리를 두지만 그럴수록 더 주목받고 있다. 다만 유 이사장은 잠시 휴식기에 들어가,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를 9월 중순 이후 재개할 예정이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스1]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스1]

 
유 이사장의 마지막 메시지는 ‘항일(抗日)’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 26일 마지막 방송에서 “(한ㆍ일) 두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서로 간에 호혜적으로 서로 이익이 되는 교류를 해온 시기가 훨씬 더 길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법을 더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이사장도 불매운동 같은 방식으론 해결이 안 된다며 당국자들이 너무 몸을 사리고 있다고 이야기했다”며 “모처럼 용기 내어서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면 이 정권의 출구를 열어주기 위한 발언일 수도 있다”고 평했다.
 
현재 여권의 대일 메시지 창구는 민주당 일본경제침략 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최재성)다. 매일 비공개회의를 열고 주요 결과를 브리핑하지만 조 전 수석과 유 이사장의 존재감에 밀릴 때가 적지 않다. 특위는 8월부터 외부 전문가를 추가로 선임해 규모를 키울 방침이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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