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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광주 '붕괴클럽' 업주들···100m옆 '봉춤 클럽'도 불법증축 영업

중앙일보 2019.07.31 05:00

‘붕괴’ C클럽 업주 3명, 옆가게도 ‘배짱영업’  

불법 건축물 붕괴로 2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광역시 C클럽의 업주 3명이 인근에 운영 중인 G 클럽에서도 불법 증·개축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C클럽에서 100m가량 떨어진 G클럽은 업주들이 모두 경찰에 입건된 후로도 불야성을 이루며 영업하고 있다.

경찰, C클럽 인근 ‘G클럽’도 불법영업 수사
‘붕괴사고’ 업주 3명, 인근 클럽 운영도 확인
G클럽도 불법증개축…‘봉춤 무대’ 등 수사

 
광주 서부경찰서는 30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된 C클럽 공동대표 A씨(51) 등 3명이 운영하는 G클럽에서도 불법 증·개축이 이뤄진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29일 업주 3명이 G클럽에도 모두 지분 참여를 한 사실을 파악한 뒤 현장을 찾아가 불법 영업을 한 정황을 확인했다.
 
3층 건물 중 2층에 자리한 G클럽은 418㎡(약 126평) 규모로 1개 층에 복층 구조를 한 C클럽(허가면적 504㎡)보다 86㎡(26평) 적다. 경찰과 서구청은 클럽 내 발코니 부분 등에서 무단으로 증·개축이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 발코니의 경우 10㎡(3평) 면적이 원래 허가받은 목적이 아닌 주방 공간으로 전용됐다. 경찰은 손님을 받는 홀 면적을 줄이지 않기 위해 업소 측이 발코니 공간을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홀 부분에 설치된 ‘봉 무대’의 적법성 여부와 비상구 유무 등도 살펴보고 있다. G업소가 이른바 ‘가운데 길’이라는 형태로 홀 중간을 가로지르는 무대에 봉 등을 설치해 영업을 한 사실이 확인돼서다. 경찰의 현장 조사 당시 G클럽의 비상구에는 적체물도 쌓여 있었다. 
29일 저녁 광주광역시 서구 G클럽 앞에 손님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곳은 지난 27일 붕괴사고로 27명의 사상자를 낸 C클럽의 업주 3명이 운영하는 유사한 형태의 클럽이다. 프리랜서 장정필

29일 저녁 광주광역시 서구 G클럽 앞에 손님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곳은 지난 27일 붕괴사고로 27명의 사상자를 낸 C클럽의 업주 3명이 운영하는 유사한 형태의 클럽이다. 프리랜서 장정필

G클럽도 발코니 등 불법 증·개축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 업소가 손님을 더 받기 위해 일부러 테이블 간격을 좁혀 놓았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업소 한 복판을 가로막은 50㎝ 높이의 무대나 따닥따닥 붙은 테이블 등은 화재나 사고 때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회사원 박모(28)씨는 “2개월 전 친구를 따라 가봤는데 좁은 가게 안에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춤과 술을 즐기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옆 테이블과 사실상 붙어있어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부딪힐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29일 저녁 찾아간 G클럽은 인근 C클럽에서 붕괴 사고가 난 후에도 영업하고 있었다. 젊은 층과 외국인 손님들로 가게 안팎이 북적였다. 업소 입구에서는 손님들을 줄 세워가며 주민등록증을 확인한 뒤 클럽 안으로 입장시키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른바 ‘물 관리’ 차원에서 손님들의 나이를 제한하기 위해서다. 업소 입구에는 ‘연령 20살부터 35살까지. 복장 불량(슬리퍼·츄리닝) 만취자 사절. 물 관리 들어갑니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경찰과 구청에 따르면 G클럽은 무대를 설치해 춤을 출 수 있고 술과 음식도 판매하는 ‘유흥주점’이다. 최근 붕괴 사고가 난 C클럽(감성주점)과 허가형태는 다르지만, 술과 춤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영업형태는 유사하다. 2006년 12월 구청에 허가를 받은 후 수차례 이름이 바뀌어 오다 2017년 1월  G클럽으로 상호를 변경해 운영 중이다. 시민 박모(40)씨는 "인근 클럽에서 27명이 죽거나 다쳤는데, 똑같은 업주들이 똑같이 불법 시설물을 설치한 곳에서 영업을 계속한다니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C클럽 붕괴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은 광주 서구의회가 일반음식점에서 춤을 출 수 있도록 한 조례를 제정하는 과정에서 C클럽 등에 특혜를 줬는 지를(중앙일보 7월 29일자 2면) 수사 중이다. 경찰은 2016년 7월 제정된 '객석에서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일반음식점의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공동 발의한 당시 구의원 5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 27일 오전 2시39분쯤 광주광역시 서구 한 클럽에서 복충 구조물이 무너져 2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클럽 내 손님들이 무너진 구조물을 손으로 떠받치고 있는 모습. [뉴스1]

지난 27일 오전 2시39분쯤 광주광역시 서구 한 클럽에서 복충 구조물이 무너져 2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클럽 내 손님들이 무너진 구조물을 손으로 떠받치고 있는 모습. [뉴스1]

경찰, '춤추는 음식점' 조례 특혜성 조사

당시 서구의회는 일반음식점에서도 춤 영업이 가능하도록 조례를 제정했으나 당시 관내 유사업소 59곳 중 혜택을 받은 곳은 C클럽 등 2곳에 불과했다는 게 드러나면서 특혜 의혹이 일었다. 
 
아울러 경찰은 무너진 클럽의 복층 상판을 용접 무자격자가 허술하게 시공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다. 조사 결과 C클럽 내 무너진 복층 상판은 2017년 12월 불법 증·개축 과정에서 전문자격이 없는 업주의 지인이 용접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C클럽에서는 지난 27일 오전 2시 39분쯤 23㎡(7평)의 불법 구조물에 40명 이상이 올라가 춤을 추다 복층 윗부분이 무너져 2명이 숨지고 외국인 9명 등 25명이 다쳤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C클럽의 천장에 고정된 사각형 철제구조물 4개와 철골·목재 상판(복층 바닥)의 각 모서리에 연결된 용접 부위가 떨어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광역시=최경호·진창일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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