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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먼지불감증 vs 먼지염려증

중앙일보 2019.07.31 00:18 종합 31면 지면보기
이소아 산업2팀 기자

이소아 산업2팀 기자

지난 3월 서울과 수도권에는 7일 연속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내려졌다. 인체에 치명적인 초미세먼지 농도는 3월 평균 44.6㎍/㎥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인 10㎍/㎥의 4배를 넘어섰다. 그로부터 불과 4개월. 정부에선 더는 미세먼지 정책과 진행 상황, 교육·홍보, 캠페인 등 관련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여기엔 강우량이 많은 7~8월은 미세먼지가 없다는 인식도 한몫하고 있다.
 
정말 그럴까? 환경부에 따르면 서울에서 아이들이 가장 많은 양천구의 경우 7월 한 달 WHO 기준 초미세먼지 ‘나쁨(26㎍/㎥ 이상)’인 날이 7일, 20㎍/㎥ 이상인 날은 16일이나 됐다. 지난 18일만 해도 초미세먼지 일평균이 54㎍/㎥로 ‘매우 나쁨’이었지만 포털의 표시는 보통이었다. 앱과 측정기로 수치를 확인한 시민들은 불안해했지만 기상청은 전날에도 미세먼지를 언급하지 않았고, 환경부의 주의 문자도 없었다.
 
최근 방문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정작 시민들은 ‘공기가 나쁜지 모르겠다’는데 주정부가 공기질 문제에 훨씬 예민하다. LA를 포함한 대부분 지역이 환경 기준을 충족시킴에도 주정부가 앞장서 초미세먼지와 오존을 중심으로 기준치를 높이고 조금만 뒤처져도 경고의 목소리를 높인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이산화질소·이산화황 등 새로운 오염물질도 계속 발굴해(?) 기준을 만들고 심각성을 알린다. ‘왜 그렇게 신경을 쓰는가’란 질문에 관리 당국인 캘리포니아대기자원위원회(CARB)의 메리 니콜스 회장은 “사람의 인생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야외 활동을 하는 것보다 더 큰 가치는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의 하늘은 계절이 바뀌면 다시 미세먼지에 뒤덮일 게 뻔하다. 정부의 공기불감증과 공기염려증, 과연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할까.
 
이소아 산업2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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