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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마음대로 유치원 폐원 못한다…교육부, 유치원 법령 강화

중앙일보 2019.07.30 13:18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뉴스1]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뉴스1]

유치원에 대한 교육감의 지도·감독 권한이 대폭 강화된다. 또 유치원을 폐원하려면 소속된 유아가 모두 다른 유치원으로 옮기는 등 학습권 보호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교육부는 30일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유아교육법시행령'과 '교원자격검정령'이 심의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는 올초 교육부가 사립유치원에 국가회계관리시스템인 에듀파인을 도입하려고 하자 유치원들이 무기한 개학 연기와 폐원 등을 내걸고 집단 반발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앞서 지난해 10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3~2017년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이 전국 유치원 6153곳 중 2058곳을 감사한 결과, 1878개 유치원에서 비리가 적발됐다는 사실을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바 있다. 당시 박 의원은 "유치원 교비로 원장 핸드백을 사고, 노래방·숙박업소에서 쓴 내역, 원장 개인 차량의 기름값과 차량수리비, 자동차세, 아파트 관리비까지 냈다"고 폭로했다.  
 
이에 교육부는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 마련을 위해 지난해 12월 사립유치원에 에듀파인 도입 의무화와 폐원시 학부모 동의 기준 신설 등을 골자로 한 법령 개정을 추진해왔다. 지난 3월 원아 200명 이상의 대형 사립유치원은 에듀파인을 사용해 회계관리를 하도록 교육부령이 개정됐고, 이번 국무회의를 통해 시행령도 개정한 것이다.

 
시행령 개정의 주요 내용은 ▶유치원 폐원 기준 수립 ▶교육청 행정처분의 세부 기준 신설 ▶원장 자격 기준 강화 등이다. 교육부는 이를 통해 유아 학습권이 보호되고 유치원 운영의 투명성과 책무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치원을 폐원하려면 이전에는 원장이 폐쇄 시기와 사유 등을 기재한 인가 신청서를 교육감에게 제출해야 했다. 지난해 12월 교육부 지침으로 학부모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으라는 조건이 추가됐다.
 
개정안에서는 학부모 3분의 2 이상 동의 규정을 삭제했다. 대신 교육감이 시·도 규칙을 정해 유치원 폐원 기준을 강화하게 했다. 이미 서울과 경기도는 학부모 전원 동의를 받아야 유치원 폐원이 가능하다.

 
유치원 폐원 인가 기준도 구체화했다. 유치원 폐쇄 시기가 적절한지, 소속된 유아들이 다른 유치원으로 이동하는 등 교육권을 적절하게 보호 받았는지, 학부모 의견은 제대로 청취했는지 등을 원장이 서류로 작성해 교육감에게 제출하고, 교육감은 해당 내용이 확인돼야 폐원을 인가할 수 있다.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교육청이 내린 시정명령을 유치원이 따르지 않았을 경우, 행정처분에 대한 세부 기준을 추가했다. 유치원 시설 미비로 시정명령을 받고도 이에 따르지 않으면, 교육청이 원아 모집을 제한할 수 있고, 교비를 회계목적 외에 사용한 유치원에 대해서는 정원감축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유치원 원장에 대한 자격 기준은 강화됐다. 이전에는 전문대 졸업 이상인 경우 교육관련 경력 7년 이상이거나, 학력을 갖추지 못한 경우는 교육관련 경력 11년 이상이면 유치원 원장이 될 수 있었다. 개정된 시행령에 따르면 전문대졸 이상인 경우 교육경력 9년, 학력 충족이 안된 경우는 교육경력 15년 이상으로 높였다. 교육경력의 범위도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 이상의 학교에서 근무한 경력만으로 제한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소속 유치원 원장들과 교사들이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교육부 시행령 반대 총궐기대회' 집회를 열고 '유아교육 말살하는 시행령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뉴스1]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소속 유치원 원장들과 교사들이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교육부 시행령 반대 총궐기대회' 집회를 열고 '유아교육 말살하는 시행령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뉴스1]

또 그간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직원의 보수 기준이 없었는데, 앞으로는 유치원규칙에 해당 내용을 담도록 바꿨다. 이지은 교육부 유아교육정책과장은 "유치원 규칙은 정보공시 대상으로, 보수 기준이 공개되는만큼 합리적인 수준에 맞게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유치원은 아이들의 생애 첫 학교로 중대한 역할을 맡고 있는 교육기관"이라면서 "법령 개정을 계기로 유치원이 학부모를 포함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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