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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빨아들이는 중국, 맥캘란·야마자키가 동났다

중앙일보 2019.07.30 11:00

[더,오래] 김대영의 위스키 읽어주는 남자(27)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면 심심찮게 들려오는 이야기 중 하나가 ‘중국의 위스키 붐’이다. 최근까지 남대문 시장 등에 가면, 위스키를 사러 온 중국 보따리상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몇 번 마주친 적이 있는데, 가만히 내 위스키가 든 쇼핑백을 훑어보고 지나갔다.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맥캘란(MACALLAN)’ 위스키를 가지고 있나 확인하는 것이다. 잘나가는 중국 부자라면, 맥캘란을 산처럼 쌓아놓고 찍은 인증사진 정도는 있어야 한다나 뭐라나.
 
중국인들이 사랑하는 맥캘란 위스키. [사진 김대영]

중국인들이 사랑하는 맥캘란 위스키. [사진 김대영]

 

스카치 위스키 수출 3위, 싱가포르

지난 2월 영국 국세청(HMRC)이 발표한 2018년 스카치 위스키 수출 동향에 따르면 위스키 수출액은 46억 9700만 파운드(약 6조 9000억 원)를 기록, 2017년보다 7.8% 증가했다. 수출량으로는 700mL 1병 기준 12억 7600만 병으로, 2017년보다 3.6% 증가했다. 매초 41병의 위스키를 수출한 셈이다.
 
스카치 위스키 수출액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1위는 미국(약 1조 5257억 원)이다. 이어서 프랑스(6490억 원), 싱가포르(4699억 원) 순이다. 미국과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스카치 위스키를 많이 소비하는 국가인데 반해, 인구 약 580만 명에 불과한 싱가포르가 3위라는 건 좀 의아하다.
 
그러나 싱가포르에 수출되는 대부분의 위스키는 중국으로 공급된다. 2018년 스카치 위스키의 싱가포르 수출액은 2017년보다 10% 늘어, 전체 수출액 증가(7.8%)보다 2.2% 높았다. 과연 올해는 얼마나 많은 스카치 위스키가 싱가포르를 통해 중국으로 팔릴까.
 

중국인의 싹쓸이로 골머리 앓는 일본 야마자키(YAMAZAKI) 위스키

 
지난 2017년, 중국의 국경절 연휴에 재미있는 시장분석결과가 나왔다. 일본의 중국시장 조사업체 ‘트렌드 익스프레스’가 중국 최대 SNS ‘시나 웨이보(新浪微博)’를 분석한 결과, 국경절 연휴 기간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이 가장 많이 산 상품은 야마자키 위스키였다. 야마자키 위스키에 대한 중국인의 애정과 중국의 바이주 가격 폭등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인들이 사랑하는 일본 위스키 야마자키. [사진 김대영]

중국인들이 사랑하는 일본 위스키 야마자키. [사진 김대영]

 
야마자키 위스키에 대해 중국인들이 주고받은 SNS 내용을 보면, “울적할 땐 위스키를 두 잔” “야마자키는 중국인 입맛에 맞는다” “중국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위스키가 있으면 좋을 텐데” 등이었다. 이런 중국인의 야마자키 위스키 사랑 때문에 일본에서 야마자키 위스키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또, 야마자키와 같은 회사에서 발매 중인 하쿠슈와 히비키 위스키는 일부 상품이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중국인의 일본 위스키 사랑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조니워커 위스키를 만드는 디아지오는 중국의 3위 바이주 메이커 장쑤양헤와 설립한 조인트 벤처 장쑤양헤 디아지오 스피릿 컴퍼니를 통해 블렌디드 위스키 쭝쓰지(中仕忌)를 중국시장에 발매했다. 알코올 도수 40도에 700mL가 458위안(약 7만 8000원), 500mL가 358위안(약 6만 1000원)이다.
 
스코틀랜드와 중국의 합작 블렌디드 위스키 '쭝쓰지(中仕忌 Zhong Shi Ji)'. [사진 디아지오]

스코틀랜드와 중국의 합작 블렌디드 위스키 '쭝쓰지(中仕忌 Zhong Shi Ji)'. [사진 디아지오]

 
블렌딩에 사용된 위스키 원액 중 일부에 중국 바이주의 숙성 방식인 ‘항아리 숙성’을 사용했다. 이 방법은 매우 부드러운 위스키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블렌딩에는 디아지오의 마스터블렌더 크레이그 월레스씨와 중국주류협회의 바이주 마스터 저우신후(周新虎) 씨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중국인의 저녁 식탁에 오르는 ‘쭝쓰지’

 
중국에서는 술을 식사와 곁들여 마시는 게 일반적이라 쭝쓰지 위스키도 음식과 함께 곁들이기 좋게 만들어졌다. 대표적 ‘식후주’ 위스키가 공략하는 시장에 맞춰 포지션을 변경한 셈이다.
 
디아지오 관계자는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떠오르는 위스키 시장”이라며 “쭝쓰지 위스키가 중국의 저녁 식사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장쑤양헤 관계자는 “매우 부드러운 맛과 뛰어난 품질의 쭝쓰지 위스키가 중국 소비자들을 금방 매료시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대영 중앙일보 일본비즈팀 과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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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김대영 중앙일보 일본비즈팀 과장 필진

[김대영의 위스키 읽어주는 남자] 위스키 덕후이자 싱글몰트 위스키 블로거다. 위스키를 공부하기 위해 일본에서 살기도 했다. 위스키와 위스키 라벨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소재로 위스키에 대한 지식과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삶의 지혜 등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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