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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북한 목선 출항 때부터 흰 수건…충돌방지용”

중앙일보 2019.07.30 00:06 종합 12면 지면보기
지난 27일 밤 흰색 수건을 마스트에 두른 채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선원 3명 전원과 소형 목선이 29일 북측에 인계됐다. 군 당국은 이날 “이들의 대공 혐의점이 없고, 귀순의사도 없다”고 밝혔다. 흰색 수건은 통상적으로 부착하는 것이고, 남하는 선장의 단순 실수에 의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항로 착각 남하” … 이틀 만에 송환
“군복은 장마당 옷감으로 만든 것”

합참은 북한 목선은 출항 때부터 흰색 수건을 부착했고, 이는 대형 선박과 충돌 예방을 위한 통상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합참 관계자는 또 지난 27일 오후 11시 21분쯤 동해 NLL을 넘은 목선은 25일 오전 1시쯤 강원 통천항에서 출항해 동쪽으로 약 85마일(157㎞)을 이동한 뒤 지난 27일 오전 4시 30분까지 오징어 조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오전 8시 주변 선박들로부터 기상이 나빠진다는 소식을 듣고 이동하다가 오후 10시 연안 쪽에서 불빛 형태를 발견한 선장이 원산항 인근으로 착각했고, 원산에서 남쪽으로 40여㎞ 떨어진 통천항으로 가기 위해 항로를 남쪽으로 향하던 중 이번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같은 날 오후 10시 15분부터 이 목선의 수상한 동향을 포착한 군 당국은 10시 39분 북한 목선이 남쪽으로 기수를 틀고, 11시 21분 NLL을 넘자 즉시 해군 함정을 급파했다. 20분 뒤 도착한 해군 함정은 목선 마스트에 흰색 수건이 걸려있던 점, 연안 불빛을 인식할 수 있음에도 남하한 점 등을 수상히 여겨 예인에 나섰다. 목선에 군 부업선으로 추정되는 일련번호가 적혀있고, 1명이 군복을 착용한 점도 심상치 않았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그러나 합참은 인민군 옷차림을 한 선원은 배우자가 장마당에서 원단을 구입해 만들어 준 옷이라고 밝혔다고 조사결과를 전했다. 합참 관계자는 “나침반에 의존한 방향 판단으로 항로착오가 발생해 NLL을 월선했다”고 말했다. 또 오징어 20㎏, 그물 등 선박 물품 8종 16점, 휴대폰 1대·개인 의류·식기류·음식물 등 실제 조업 흔적이 있었고, 침투를 의심할 만한 장비가 없었다고도 했다. 해군 함정과 조우 때 불빛을 비춘 건 북한군 단속정으로 인식하고 나가겠다는 표시였다고 이들은 진술했다고 한다.
 
군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초보 선장이라면 가능한 실수였겠지만 동해에서 자주 조업을 했던 베테랑 선장이라면 GPS가 없더라도 수시로 드나드는 모항을 착각할 수 있겠는가”라는 주장도 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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