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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목선 선원은 민간인···인민군 복장은 아내가 만들어준 옷"

중앙일보 2019.07.29 17:52
 지난 27일 밤 흰색 수건을 마스트에 두른 채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선원 3명 전원과 소형 목선이 29일 북측에 인계됐다. 군 당국은 이날 “이들의 대공 혐의점이 없고, 귀순의사도 없다”고 밝혔다. 흰색 수건은 통상적으로 부착하는 것이고, 남하는 선장의 단순 실수에 의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루만에 조사 끝내고 송환
정부 "본인들 자유의사 확인"

군은 지난 27일 밤 동해 북방한계선을 넘어온 북한 목선을 예인했다. 북한 목선 마스트에 하얀 수건(원 안)이 걸려 있어 군이 귀순 의사를 물었으나 북한 선원은 ’아니요. 일 없습니다“라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군은 지난 27일 밤 동해 북방한계선을 넘어온 북한 목선을 예인했다. 북한 목선 마스트에 하얀 수건(원 안)이 걸려 있어 군이 귀순 의사를 물었으나 북한 선원은 ’아니요. 일 없습니다“라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합참에 따르면 북한 목선은 출항 때부터 흰색 수건이 부착돼 있었다. 이는 대형 선박들과의 충돌 예방을 위해 통상적으로 부착하는 성격이라고 합참은 설명했다. 합참 관계자는 또 지난 27일 오후 11시 21분께 동해 NLL을 넘은 해당 목선은 25일 오전 1시께 강원 통천항에서 출항해 동쪽으로 약 85마일(157㎞)을 이동한 뒤 지난 27일 오전 4시 30분까지 오징어 조업 활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오전 8시 주변 선박들로부터 기상이 나빠진다는 소식을 접한 뒤 그물을 수거해 통천항으로 복귀하기 위해 이동하다가 오후 10시 연안 쪽에서 불빛 형태를 발견한 선장이 해당 지역을 원산항 인근으로 착각했고, 원산에서 남쪽으로 40여㎞ 떨어진 통천항으로 이동하기 위해 항로를 남쪽으로 향하던 중 이번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같은 날 오후 10시 15분부터 이 목선의 수상한 동향을 포착한 군 당국은 10시 39분 북한 목선이 남쪽으로 기수를 틀고, 11시 21분 NLL을 넘자 즉시 해군 함정을 급파했다. 11시 41분부터 현장에 차례로 도착한 해군 함정은 해당 목선 마스트에 흰색 수건이 걸려있던 점, 연안 불빛을 인식할 수 있음에도 남하한 점 등을 수상히 여겨 이송 및 예인 조치에 나섰다. 이밖에 이 목선에 군 부업선으로 추정되는 고유 일련번호의 선명이 표기돼 있었고, 인원 3명 중 1명이 군복을 착용하고 있었던 점 등도 심상치 않았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합참은 인민군 옷차림에 대해선 해당 선원의 배우자가 장마당에서 이런 원단을 구입해 직접 만들어 줬다고 조사 결과를 밝혔다. 선원은 모두 민간인이고, 북송을 원한다고 진술했다고도 밝혔다. 정부는 조사 다음날인 29일 오전 북쪽에 송환 사실을 알리는 대북통지문을 전달했다.  
 
 
군 당국은 또 해당 목선에 GPS가 장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합참 관계자는 “나침반에 의존한 방향 판단으로 항로착오가 발생해 NLL을 월선했다”고 말했다. 또 오징어 20㎏, 그물 등 선박 물품 8종 16점, 휴대폰 1대·개인 의류·식기류·음식물 등 실제 조업 흔적이 있었고, 침투를 의심할 만한 장비가 없었다고도 했다. 해군 함정과 조우할 때 불빛을 비춘 건 북한군 단속정으로 인식하고 나가겠다는 표시였다고 이들은 진술했다고 한다.  
 
군 당국은 당초 해당 목선의 남하가 이뤄질 당시 목선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건물의 불빛이 육안으로 식별되고, 이를 기준으로 해상의 NLL을 추정할 수 있음에도 뱃머리를 남쪽으로 돌렸다는 점을 석연치 않다고 판단했다. 해당 목선이 일정한 속도로 정남쪽을 향했고, 자체 기동으로 NLL을 넘은 점도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었다.  
 
군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초보 선장이라면 가능한 실수였겠지만 동해에서 자주 조업을 했던 베테랑 선장이라면 GPS가 없더라도 수시로 드나드는 모항을 착각할 수 있겠는가”라는 주장도 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28일 조사를 시작한 뒤 29일 송환하며 하루만에 돌려보내는 데 대해 "상황, 사례에 따라 송환 기간은 다를 수밖에 없다"며 "다만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북한 주민의 자유의사가 확인되면 저희는 조속하게 송환해 왔다"고 밝혔다.
 
정부는 조사 결과에 따라 이날 오전 8시 18분 대북통지문을 북측에 전달하고 목선과 인원도 동해 NLL 수역으로 출항시키는 방식으로 송환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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