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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사고 8곳 폐지되면 정부 예산 400억원 추가 투입

중앙일보 2019.07.29 15:13
서울 8개 자사고 지정취소 청문이 마무리되는 24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한대부고 학부모 등이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8개 자사고 지정취소 청문이 마무리되는 24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한대부고 학부모 등이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이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위를 취소한 8개 학교가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정부가 한 학교당 평균 50억원씩 총 400억원을 매년 추가 지원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 소속 전희경 의원 제공 자료
자사고→일반고, 학교1곳당 40억~50억원 지원

2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자사고 1곳이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교육부는 연간 40억~50억원의 재정결함보조금을 추가로 지원해야 한다. 재정결함보조금은 사립학교가 교직원 인건비와 법정부담금(사학연금과 건강보험부담금 등), 학교 운영비 등을 입학금과 수업료, 법인전입금 등으로 충당하지 못할 때 정부가 지원하는 돈이다. 자사고는 교육과정의 자율성 등을 보장받는 대신 매년 수십억원에 달하는 운영비를 자체적으로 해결해왔다.
 
재정결함보조금은 매년 불어나는 구조다. 등록금 수입은 줄고 양질의 교육을 운영하려면 재정손실은 매년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이미 자발적으로 자사고 지위를 내려놓은 동양·용문·우신·미림여고에 올해에만 141억원의 재정결함보조금이 지원된다. 2017년에는 106억, 지난해는 139억원이 투입됐다.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자사고 지위를 취소한 학교는 경희·배재·세화·숭문·신일·중앙·이대부고·한대부고 등 8곳이다. 교육청의 자사고 평가에서 기준점 70점(100점 만점)을 받지 못했다. 교육부는 다음달 1일 이들 학교의 자사고 지위를 취소할지 최종 심의하는 '특수목적고 지정위원회'를 연다.  

 
지정위의 논의를 토대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이들 학교의 지정 취소에 동의하면 내년 3월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자사고 8곳이 한꺼번에 일반고로 전환되면 첫해에는 135억3600만원의 정부 지원금이 투입된다. 고1만 일반고 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이듬해 고1~2학년이 일반고로 운영되면 264억4102만원, 전학년이 일반고 학생으로 바뀌는 3년차부터는 매년 396억6153억원씩 지원해야 한다.
 
자사고 측은 "학교마다 고유의 건학이념과 정체성을 토대로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학생·학부모에게 교육 선택권을 주는 것이 자사고의 최대 장점"이라면서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게 되면 간섭이 심해져,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권을 뺏기고 획일화된 교육을 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김철경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장은 "학생·학부모의 선택을 받지 못한 자사고는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자연스레 도태된다"면서 "교육청·교육부가 부당한 평가로 경쟁력 있는 자사고까지 폐지하려고 나서면서 불필요한 갈등과 혼란을 자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재정결함보조금 등 예산이 추가로 투입되더라도, 자사고로 인해 야기된 학교 서열화와 분리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게 시급하다"며 "학생·학부모 등 내부 구성원의 만족도가 높다고 해서 자사고로 남겠다는 것은 자사고 중심의 이기주의"라고 반박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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