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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고 자사고→일반고 전환 움직임…뜯어말리는 포항시

중앙일보 2019.07.29 11:28
경북 포항시 남구 지곡동에 있는 포항제철고등학교. [연합뉴스]

경북 포항시 남구 지곡동에 있는 포항제철고등학교. [연합뉴스]

경북의 자율형사립고 두 곳 중 한 곳인 포항시 포항제철고등학교(이하 포철고)가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이 술렁이고 있다. 포항시와 포항시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포철고의 일반고 전환 움직임에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반대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환영 입장을 밝혔다.
 

포항시·의회, 최근 일반고 전환 움직임에 반대 입장 표명
"일반고 전환은 희생 감내해 온 포항시민 무시하는 처사"
반면 전교조 "공교육 정상화 부합…도민 모두 환영할 것"
교육재단 "효율화 방안 중 하나로 검토…확정된 것 없어"

포항시와 포항시의회는 지난 28일 포스코교육재단이 최근 포철고 전환 움직임 관련 입장을 발표했다. 포항시와 포항시의회는 입장문에서 “‘제철보국’을 기치로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견인한 포스코가 ‘교육보국’으로 인재양성을 통해 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발전에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창업이념을 저버리고, 경제논리를 앞세워 포철고를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대한다”고 했다.
 
이어 “포스코교육재단의 이번 추진은 지난 수십 년간 환경문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역의 발전을 위해 모든 희생을 감내해 온 포항시민의 애정을 철저히 무시하고 시민과의 신의를 저버린 행위로, 52만 포항시민들의 공감을 결코 얻을 수 없는 일임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우수한 인재양성은 미래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며 “특화된 교육시스템을 통해 지역 인재 양성에 큰 역할을 맡아왔던 포철고의 일반고 전환은 지역의 우수한 인재를 다른 지역으로 유출해 지역발전의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서재원 포항시의회 의장은 “포철고는 전국의 자사고 중 단연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고 있는데 어떻게 경제적 논리만을 앞세워 전국이 부러워하는 교육특구를 무너뜨리려 하느냐”며 “포항시민과 전국의 학생, 학부모를 기만하는 처사를 즉각 중지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경북 포항시 남구 지곡동 포항제철고등학교 교문. [연합뉴스]

경북 포항시 남구 지곡동 포항제철고등학교 교문. [연합뉴스]

 
앞서 25일 박명재 자유한국당 국회의원(포항남·울릉)도 성명서를 내고 “포항시민은 그간 포스코의 각종 환경문제, 유망사업 투자 기피 등에 따른 서운함과 분노를 대승적 차원에서 인내하고 있는데 이 문제 만큼은 도저히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는 처사”라며“경제 논리에 매몰된 비상식적 비교육적 일탈로 용납할 수 없고 강력히 반대한다”고 했다.
 
반면 전교조는 포철고의 일반고 전환 움직임에 환영 입장을 밝혔다. 전교조 경북지부 측은 “포철고의 일반고 전환은 특권교육·특권학교가 아니라 교육공공성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며 (경북의 다른 자사고인) 김천고의 일반고 전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포철고와 김천고가 일반고로 전환한다면 경북도민들이 환영의 박수를 보내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내다봤다.
 
또 “자사고 폐지, 일반고 전환은 학부모의 경제적 능력과 관계없이 누구나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보편교육으로 완성될 것”이라며 “자사고 폐지는 고등학교 무상급식을 추진하는 경북교육청 공교육 정상화 취지에도 부합하는 것이고 교육의 공공성이 확장될 것이며 과정이 평등한 교육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찬반 논란 가운데 포스코교육재단은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포스코교육재단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재단 운영이 상당 부분 포스코의 출연금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갈수록 지원이 줄어들어 운영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이런 상황에서 재단 자립 방안이나 운영 효율화 방안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데 일반고 전환도 여러 방안 중 하나로 검토됐을 뿐이다. 자사고 재지정이 이뤄진 지 한 달 남짓 지난 상황에서 당장 일반고 전환을 결정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6월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 포철고는 83.6점, 김천고는 78.2점을 각각 받아 경북교육청 재지정 통과 기준 70점을 넘어 자사고로 재지정됐다.
 
포항=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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